- 책을 읽다

ena
- 작성일
- 2024.1.18
사선을 걷는 남자
- 글쓴이
- 데이비드 발다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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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발다치의 소설을 많이 읽었다. 아마 에이머스 데커가 주인공인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시리즈로 번역된 작품은 다 읽은 것 같다(『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괴물이라 불리는 남자』, 『죽음을 선택한 남자』, 『폴른: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진실에 갇힌 남자』, 그리고 이번의 『사선을 걷는 남자』. 이 말고도 최근에는 다른 이가 주인공인 『6시 20분의 남자』도 있다).
데이비드 발다치의 소설은 분위기는 무거운 편인데도 경쾌한 느낌을 준다. 문장의 구성이 복잡하지 않을 뿐 아니라 챕터를 짧게 구성해서 호흡이 편하다. 장면 장면의 구성이 요즘 대세인 숏폼 같은 느낌도 준다. 그래서 발다치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러나 스토리의 구성은 그에 비해 복잡한 편이다. 『사선을 걷는 남자』도 그렇다. 미국에서도 외진 곳인 노스다코타 주의 소도시 런던이 배경이다. 이곳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다. 부검을 한 것 같이 훼손된 시신. 여기에 FBI 요원이 된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에이머스 데커와 그의 파트너인 전직 기자 재미슨이 파견된다. 단순 살인 사건이 아니란 얘기다. 죽은 여자의 지문이 FBI에 경고등을 울린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없이 파견된 데커와 재미슨은 헤매기만 하고, 다른 살인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진다. 그들을 노리는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그들을 몰래 보호하는 연방기관의 요원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본 사건과의 연관성이 있는지 없는지도 아리송한 상황(사실은 더 큰 음모가 도사린)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이전 작품에 비해 좀 어수선한 느낌을 준다. 몇 가지의 독립된 사건이 서로 얽혀 있는 듯하게 전개되는데, 그게 사건이 벌어지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는 유기적인 연관성을 갖는 것처럼 보이다가 결국에는 크게 상관없는 사건이 되고 만다. 그래서 잘 버무린 비빔밥이 아니라 버무리다 관둬버린 느낌이 든다.
소설에서 데커는 조금씩 인간적인 면모를 찾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게 이 시리즈의 방향성인 듯한데, 그러면서 재미슨의 미모는 감춰져버리는 것 같아 솔직히 아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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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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