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다

ena
- 작성일
- 2024.4.3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 글쓴이
- 김지원 저
유유
객관적으로 기준으로 봤을 때도 나는 책을 많이 읽는다. 기본적으로 좋아한다. 왜 나는 책을 읽을까, 생각해 볼 때가 있다. 혹 누가 물어보면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그런데 아쉽게도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가장 정답에 가까운 것은, 그냥 그러는 게 좋아서다. 책에서 어떤 것을 얻을 수 있어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서, 뭐 그런 것보다 그냥 좋아서 책을 읽는다, 이게 가장 정답에 근접하다. 너무 무책임한가?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책이 가장 가성비가 좋은 오락이라고 생각한다. 이만한 비용을 들이고, 그만한 시간을 소비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다. 책은 사지 않더라도 주변에 널려 있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수도 있다. 도서관에 없으면 구입 신청도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비용은 그냥 책값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적, 정신적 여유까지도 포함하긴 한다. 공간도 그렇긴 하다. 하지만 어쨌건 그 모든 것을 포함하더라도 책 읽기는 가장 저렴한 비용에 ‘즐길 수 있는’ 오락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거기에 무언가를 얻는다. 그 ‘무언가’에 초점을 맞춰도 좋다.
책의 내용이 무조건 다 맞는 것은 아니다. 오류도 있다. 그러나 책은 우리가 접하는 많은 종류의 정보 가운데 가장 정리되고, 다듬어진 정보다. 가장 오류가 적을 가능성이 높은 매체가 바로 책이다. 책 한 권을 쓰기 위해서 들이는 노력과 인력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 가격만 받아서 될 일인가 싶을 때가 있다. 책에서 우리는 가장 저렴한 가격에 가장 고급진 정보를 얻는다. 그러고 보면 왜 책을 읽지 않는지, 조금 갸우뚱거려질 때가 있다.
<경향신문>에서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를 담당하고 있는 기자 김지원이 쓰고 있는 이야기가 꼭 위의 내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도 거의 맥락을 함께 한다. 우리는 책을 읽지 않고 있는 것이지, 글을 적게 읽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상의 문자를 우리는 늘상 접한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또는 왜 책을 읽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김지원 기자는 책뿐 아니라 다른 매체의 글도 좋은 글이라면 누구든 즐겁게 읽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런 좋은 글을 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매체는 다름 아닌 책이라고 한다. 책은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 생각할 시간을 준다. 다양한 읽기 경험을 돕고, 가치 있는 텍스트를 모아 놓았다. 책만이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모든 책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책은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므로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신선하게 여긴 부분은 ‘서문’에 관한 것이다. “책은 서문이 붙어 있는 글이다”라고 하고 있는데, 서문이야말로 책을 다른 매체와 구분하는 핵심이라고까지 하고 있다. 서문에 “굳이 이 한 권의 책을 내어 놓는 작가, 기획자의 각오”가 드러난다고 한다. 책을 세 권을 내면서 늘 서문 형식을 글을 붙여 왔고, 서문에 꽤나 정성을 들이기도 했지만, “책보다 더 커지는 서문”, 이 정도로까지 생각지는 않았다. 본문의 내용이 좋은 것이 더 나은 거 아닌가 생각하지만, 서문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나름의 다짐을 하게 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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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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