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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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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싯다르타 무케르지 저
까치(까치글방)
평균
별점7.6 (28)
ena

주변에 (cancer)’를 연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들이 암을 연구한다는 것은 암환자를 두고 어떻게 치료할까를 직접 연구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얼핏 보면 전혀 암과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결국엔 암과 관련이
있다는 식으로 설명이 되는 연구들이다
. 이른바 기초연구라서 그런데 이를테면, 세포 내 신호 전달에 관한 연구라든가, 세포주기 조절에 관한 연구라든가
하는 것들이 그런 것들이다
. 아마도 가장 많은 연구자들이 발을 걸치고 있는 쪽이 암일 것일 것이다. 조사는 하지 않아봤지만, 근거가 충분한 추측이다.

 

암 판정이 거의 사형
선고나 다름 없던 시절이 있다
. 물론 지금도 암 종류에 따라서, 암의
진행 여부에 따라서 사형 선고로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있다
. 암은 환자 자신의 삶과 가족의 삶을 파괴시켜왔다. 암은 인류의 역사가 기록되면서 함께 기록되어 왔다. 돌연변이로 인한
세포의 비정상적 증식을 의미하는 암이니만큼
, 당연히 존재할 수 밖에 없는 현상, 즉 질병인 셈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암은 인간의 질병으로서 황제의 위치에 있지 않았다. 다른
질병들
, 이를테면 감염 질환에 의한 사망자수가 월등히 많았을 것이고(상대도
되지 않게
), 암이란 질병 자체가 나이에 따라 발병이 급속도로 증가하기 때문에 암에 생기기 이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원체 많았다
. 또한 암이지만 그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다른 질병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았을 것이므로 암은 거의 현대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그리 주목받지 않는 질병이었다
.

 

하지만 20세기 들어서면서부터는 양상이 달라졌다. 상하수도 시설의 개선 등
환경의 개선으로 사람들의 수명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 항생제의 발견으로 감염질환이 조절되면서부터, 암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다른 질병을 압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많은 의사와 연구자
, 그리고 활동가들이 암의 정복을 외치기 시작한다.

 

싯다르타 무케르지의
『암
: 만병의 황제의 역사』는 바로 암에 관한 좌절과 극복의 역사를 쓰고 있다. 암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비참함과 그 암을 치료하고자 갖가지 방도를 강구하는 의사들, 암의 원인과 과정을 밝혀내고자 하는 연구자들의 고투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자신은 이 책을 암의 역사가 아니라 암의 전기라 하였는데, 암을
둘러싼 다양한 관점을 통해 암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했다는 점에서 왜 암의
전기라고 했는지 이해가 간다.

 

놀라운 것은, 이 책을 쓰기 시작할 당시의 무케르지가 병원의 전임의였다는 사실이다. 펠로우, 또는 임상강사로도 불리는 전임의가 얼마나 바쁜지 알고 있는데, 이런
책을 쓸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우선은 놀랍다
. 더 놀라운 것은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다. 이 방대한 내용을 어떻게 다 조사하였을까? 그리고 그보다도 더 놀라운
것은 그의 글솜씨다
. 때로는 학술논문에서 볼 수 있는 객관적인 문장으로 암에 대해서, 암을 둘러싼 인물과 치료법에 대해서 쓰는가 하면, 때로는 문학 작품에서나
볼 수 있는 비유를 통해서 그 상황에 대한 본질을 설명한다
. 또 어떤 상황에서는 냉정한 시선을 볼 수
있고
, 또 어떤 상황에서는 환자를 애처로이 바라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그게 글에서 느껴진다. 이 책이
2011
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것은, 암이라는 것을 다루었기 때문이 아니라(암에 관한 책이 얼마나 많은데) 암에 관해서 이렇게 전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책이 드물다는 것과 함께 그의 글이 굉장히 명료하면서 문학적이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

 

이 책에서 쉽게 드러내지는
않으면서도 가장 아픈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 일일이 기록할 수 없었던 수많은 암 환자의 죽음이다. 다양한 화학요법과 근치(根治) 수술법, 방사선요법, 혹은 글리벡을 비롯한 최신의 암치료제 등을 수많은 환자에게
써 왔다
. 그리고 수도 없이 실패를 기록해 왔다. 그 실패의
기록은 보고서나 학술 논문에는 그저 수치로 밖에 표현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 그건 한 사람 한 사람의
죽음일 수 밖에 없다
. 현재 어떤 특정한 암의 경우, 상당한
치료 성공률은 바로 그런 수치로밖에 표현되지 않았지만
, 결국은 소중한 생명들을 딛고 일어선 것이라 할
수 있다
.

 

























저자의 말대로 암은
우리 유전체에 지워진 짐이며 불멸성을 향한 우리의 열망의 반대편에 놓은 납 균형추이므로 암의 생물학적 지식조차도 우리 삶에서 암을 완전히 박멸해줄 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언제까지나 인류와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
. 그래서 그 암에 대해서 더 잘 알 필요가 있으며, 언제까지나 그것을 연구하고, 치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 이제 내 사무실 건너편의 연구실에서의 연구가 새로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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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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