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다

ena
- 작성일
- 2017.5.13
경제적 청춘
- 글쓴이
- 조원경 저
쌤앤파커스
개인적으로 회고해보자면, 내가 언론의 보도를 이해하기 시작한 이래 다사다난 하지 않은 해가 없었고,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다고 하는 뉴스를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요새의
경제적 위기감은 또 다르다.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아슬아슬하다. 특히 그런 경제적 위기는 젊은이들에게 가혹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대학 시절 대학을 졸업하면 그래도 어떻게든 밥벌이를 할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예감이 있었기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시대에 비하면 지금의 대학생은 그런 호사를 누리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노~~력’만을 외치는 꼰대가
되고 싶지도 않지만, 공부만 하지 말고 딴 짓도 많이 해보라고 감히 조언하기도 겁이 날 지경이다. 그럼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어떻게 경제적 관점으로 무장하고 있어야 할까? 조원경의 『경제적 청춘』은 그런 질문을 던지고 있는 책이다.
그런데 읽다 보면, 단순히 ‘청춘’, 그러니까
젊은이들에게만 유효한 질문과 답이 아니다. 오늘날 쉽지 않은 경제적 상황을 헤쳐 나가는 모든 경제적
주체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며, 함께 생각해보자는 권유이고, 경제관료로서
나름대로 고민한 대답들이다. 질문은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고, 그 현실 속에서 단정적인 답을 찾기 보다는 다양한 고민을 하면서 함께 답을 찾아가자고 하고 있다.
저자는 현실을 파악하고, 그 현실에 합당한 답을 찾아가기 위해 많은 경제학자들을 소환하고 있다. 그
경제학자들은 대부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이들이다. 그래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다양한 경제적 관점, 해법에 관한 책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그 경제학자들의 견해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게 아니라 현재의 경제 상황,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을 그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변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냥 현실과 유리된 경제학 이론일 뿐인 것처럼 여겨질 수 있는 그들의 경제적 관점이 실제로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 심각한 질문과 대답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그런 이론이 우리의
경제와 사회를 변화시켜 왔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저자가 경제학자들을
소환해서 그들이 보는 이 사회의 문제점과 그들이 내놓는 해결책을 소개하는 것을 보면, 서로 정반대의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그 관점들은 이 사회에서 충돌되는 이념의 원천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 중 어떤 관점을 취해야 한다고 강변하지 않는다. 그런
관점들이 각각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에 대해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바로 그런 사고
훈련을 통해 경제적 사고의 힘이 길러지는 것이리라.
이 책에서 인상 깊은
부분을 꼽자면, 기본 소득에 관한 논쟁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브렉시크의 의미와 그것들의 세계
경제,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영향이다. 기본 소득은 이번
대선에서 아직은 주된 논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분명 그에 관한 공약이 있었음에도). 그보다 더 심각하고 주된 논쟁 거리들이 많았기에 그렇기도 하지만,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그에 관해 논쟁을 할 여건이 되지 않은 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만간 이에 관한 논의는 분명
있을 터인데 그에 관한 예습이 되었다. 그리고 트럼프와 브렉시트에 관해서는 뉴스를 통해서 들으며 막연한
불안감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불안감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냉정한 대응을
위해서는 통합적인 분석이 필요한데, 이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그 실체에 대해서 이해를 할 수 있고, 앞으로의 세계 경제 뉴스를 읽는 힘을 기를 수가 있을 것 같다.
각 장마다 베토벤
교향곡을 대비시키고 있는데 그건 조금 무리수다(내용과 관련성을 잘 찾을 수 없고, 그게 없더라도 본문의 내용이 충분하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