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오호
- 작성일
- 2024.6.15
내 책에 악어가 살아요
- 글쓴이
- 끌라우지아 소우자 글/이오니치 지우베르만 그림/임두빈 역
북스토리아이
그림으로 생명을 불어넣어 버려지는 것들을 예술로 살린 동화책
내 책에 악어가 살아요
주인공이 쓴 안경 상당히 입체석이라 이건 뭘로 만들었을까? 하며 유심히 보니
뱀을 무서워하나요? 그럼 상어나 피에로도 무섭나요?
깜깜한 건 어때요? 혹시 선생님께 야단맞는 것은요?
난 그런 건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그런데 이 책 안에 살고 있는 커다란 악어는
정말 무서워요.
2013년 1쇄, 2015년 2쇄로 서서히 인기를 끌었던 책인 것 같네요.
Dentro deste livro moram dois crocodilos가 원제인데 한국에서 처럼 crocodilos 글자에 악어 눈이 들어가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찾아 봤지요!
한국판의 표지 제목이 훨씬 센스 넘치죠? 역시 한글이 최고야!
이 책을 처음 슥~ 하고 훑었을 때는 내용이 이게 끝이야? 하고 다소 당황했어요.
그런데 곱씹어 보니 누구든 '알 수 없는' 이유로 어떤 거부감이 심하게 들수도 있잖아요.
그것이 심각해지면 병증이 되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저는 원래 물을 벌컥벌컥 잘 마시던 아이였거든요. 중학생 때였나~ 무지 더운 여름날 집에 뛰어들어와 냉장고를 열고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다가 갑자기 '어? 숨은 언제 쉬지?' '어? 숨이 찬데 왜 숨을 안 쉬면서 마시지?'라는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힌 후 벌컥벌컥을 못 하게되었답니다. 그러다 죽을 것 같더라고요.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벌컥벌컥을 못 하니 앞으로 남은 인생도 마시다 멈추고 숨을 쉬거나 숨을 쉬면서 천천히 마시게 되겠지요.
저처럼 <내 책에 악어가 살아요> 속 아이는 자신의 책 안에 커다란 악어 두 마리가 살고 있고, 세상 그 무엇 보다 그것이 무섭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있어요.

백희나 작가처럼 입체물을 만들고 사진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을 대신했기에 그런 스타일이 좋아 이 책을 구입했던 것 같아요.
아이는 흔히 버려지는 골판지에 그림을 그려 잘라낸 것으로, 조형을 전공한 작가라 확실히 입체감을 잘 나타냈지요. 의자, 텔레비전도 모두 골판지입니다. 안경은 앞서 언급했듯 약 포장지고요.


버려지는 선물 포장지 등으로 바다도 표현했어요.
지난번 백희나 작가 전시회 갔을 때도 비슷한 부분을 실제로 봤거든요.
책 마지막은 그나마 희망적인 열린 결말입니다.
그래도 엄마의 말을 듣고 아이가 강한 어른이 되면 이 알 수 없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겠죠?
정말 그렇게 되겠지요? 하고 있어요.
마지막 사진으로 참 함축적인 의미를 잘 보여 주네요.
책 속 악어는 도롱뇽 같이 작아져 그림자 마저도(커진) 아이 그림자를 보고 뭔가 겁을 먹은 것 같아서 지금과 180도 상황이 바뀐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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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