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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4.11.10
내일의 피크닉
- 글쓴이
- 강석희 저
책폴
“내가 사는 세상이 조금도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 내가 그런 세상에 맞설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 보호 종료 아동이자 특성화고 학생인 연과 수안, 해원의 이야기이다. 일년 전 세상을 떠난 연이 비를 타고 수안에게로 찾아왔다.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는 연. 수안은 연과 함께 하며 연에게 듣지 못했고, 알지 못했던 연의 과거를 천천히 알아간다.
- 내일의 피크닉은 마치 영화같다. 세상을 떠난 주인공의 영혼이 비를 타고 또 다른 주인공에게 찾아온다는 첫 장면이 책을 읽는 독자에겐 ‘이건 실화가 아니야, 영화야. 판타지야.’ 하고 말하는 듯했다. 불편한 소재와 불편한 현실을 은연중에 외면하고 싶어하는 독자들도 ‘그래?’하며 마음 놓고 책장을 연다. 책은 읽는 내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오가며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준다.
- 현실에 두고 온 친구들과 사람들을 보고 싶어 찾아온 슬픈 영혼, 비극적인 현실. 이야기가 끝이 나고, 작가의 말을 읽으며 이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지극히 현실 속의 이야기임을 다시금 새긴다. 사실 독자들도 안다. 처음부터 이 이야기는 현실에서 지금도 벌어지는 끔찍한 이야기임을.
- 수우 수우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처럼 이 책은 천천히 독자들의 마음을 적셔가며 결국 흠뻑 젖게 만드는 방식을 택했다고 생각했다.
- 읽는 동안 여러 책들을 떠올렸다. 문경민 작가님의 『나는 복어』, 강지나 작가님의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등등. 특히 “나는 복어” 생각을 많이 했다. “내일의 피크닉”과 “나는 복어”는 서사의 흐름이나 분위기가 척도의 양 극단에 있는 듯 하지만, 결국 두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같다고 본다.
- "나는 복어"는 굉장히 직설적이고 강렬한 방식으로 주인공들이 제 목소리를 낸다. 독자들에게 닿는 방식도 그렇다. 강한 펀치를 맞는 것처럼 훅! 하고 거센 충격을 받는다. 반면 "내일의 피크닉"은 천천히 스며든다. 젖는 줄도 몰랐다가, 어느새 나를 내려다보면 슬픔에 흠뻑 젖어 있다. "나는 복어"가 더 강렬했다 생각했는데, 십여 일이 지나도 젖은 마음이 마르지 않는 것을 보니 "내일의 피크닉"의 힘도 만만치 않다.
- 슬프면서도 반가웠다. 책 속 상황이 현실이라는 것이 슬프고, 이런 책이 세상에 나와서 반가웠다. 아직도 이들의 목소리는 더 많아지고, 더 커져야 할 듯싶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래야 자꾸 바뀔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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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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