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

정원선
- 작성일
- 2017.4.20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글쓴이
- 박영규 저
웅진지식하우스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이것은 신채호 선생님이 남기신 대단히 유명한 금언이다. 미래를 주도적으로 경영하려면 그만큼 과거 역사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중요하다는 뜻이리라. 하지만 과거 역사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늘 자랑스럽고 위대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밝음이 있으면 어두움이 있듯이, 역사에도 떳떳이 자부할 수 있는 시기와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러운 시기도 있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역사의 명암을 우리와 가장 가까운 시기까지 존속했던 조선과 결부시킨다면, 과연 우리는 어떠한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조선’이라는 국호를 떠올릴 때 우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비록 오랜 기간 존속했으나 양반 중심의 부조리한 계급 사회 체계로 인해 부패와 부정이 만연한 왕조 국가라는 부정적인 것이다. 이런 선입견이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아무래도 시대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열강의 침탈 속에서 결국 일제에 의해 국권을 침탈당하여 멸망당한 뼈아픈 과거의 기억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을 터다. 그 여파로 인해 지금까지도 우리는 일제의 잔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니, 조선을 부정적 시각으로 비판하는 태도도 아주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런 선입견은 조선이라는 나라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대단히 큰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두운 측면들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밝은 측면들까지도 그 어두움 속에 파묻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면 우리가 조선이라는 나라를 바로 이해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아무래도 그 당시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기록물들을 꼼꼼히 살피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조선을 다스렸던 거의 모든 왕들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은 “조선왕조실록”이다. 그러나 그런 작업의 출발부터가 녹록치 않다. 왜냐하면 일단 한자로 기록된 까닭에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수월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양도 대단히 방대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박영규가 쓴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은 독자들이 이런 현실적인 장벽들을 비교적 손쉽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유익한 작품이다. 물론 시중에는 조선왕조실록을 소개하는 다양한 형태의 책들이 유통되고 있어서, 독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가능성의 폭은 대단히 넓다. 그럼에도 박영규의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이 더욱 더 두드러지는 까닭은, 1996년에 처음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으며 또한 독자들과 여러 전문가들의 비판과 지적과 의견을 수렴하여 새롭게 편성된, 더욱 완성도가 높은 개정증보판이기 때문이다. 스테디셀러나 베스트셀러는 비록 특정 언론의 여론몰이나 홍보로 인해 왜곡된 형태로 급부상되는 경우도 있으나, 이처럼 장기간 동안 독자들의 꾸준한 관심과 관찰의 대상이 된 책들의 경우라면 그 신뢰성에 크게 의문을 제기할 여지가 적기 때문에, 비교적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가 우리의 소중한 역사의 일부인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자신의 선입견이나 그릇된 편견에서 벗어나 비교적 객관적이고 공정한 관점과 시각으로 새롭게 접근하는 데 대단히 소중한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박영규의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은 주변국들의 역사 왜곡으로 인해 외교적 마찰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읽어야만 하는 필독서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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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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