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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다민
- 작성일
- 2024.10.1
자개장 할머니
- 글쓴이
- 안효림 글그림
소원나무
힙한 자개장 할머니가 나타났다.
할머니가 주는 포근한 위로들.
진짜 자개같아서 나도 모르게 슬쩍 만져보고
보다가 또 만져보고
이리저리 비춰보고...
...
엄마가 돌아가셨다.
오늘로 딱 한 달이 되었다.
낡고 삐걱거리고 자리만 차지하는데 왜?
맞지도 않는 옷들은 왜?
버리지 않고 저렇게 두는지 몰랐다.
그 오래된 자개장 화장대 서랍 속에 엄마의 청춘이, 추억이
흑백 사진 속 옷들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19살의 엄마의 엄마가 한껏 멋 부리고 친구들과 웃는 사진.
표정 없이 무뚝뚝한 약혼 기념사진.
새색시 엄마 얼굴은 절묘하게 가려 찍은 전통 혼례 사진.
막냇동생의 대학 졸업식 온 가족이 총출동한 사진.
빛바랜 육아 수첩과 명주실.
자개장 할머니 손자처럼
엄마도 우리가 힘든 일 다 견디고도 보석을 찾을 줄 아는 아이가 되길 바랐겠지.
"사랑이 담긴 것들은 함부로 버리는 게 아니란다. 사랑이 담기면 뭐든 다 귀해지는 법이니까."
엄마가 버리지 않은, 아니 버리지 못한 그 많은 것들은 사랑이 담긴 것들이었을 것이다.
자개장 할머니를 몰랐다면
언제 열어볼지도 몰랐을 엄마의 자개장.
그렇게 귀한 모든 것들을 만나게 해 준 자개장 할머니.
망했지만 자개장만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가족처럼
할머니의 옷깃을 따라, 거북이를 따라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사랑을 느끼게 해준 자개장처럼
다시 힘을 내어 살아갑니다.

#소원나무출판사#소원나무#자개장할머니
할머니가 주는 포근한 위로들.
진짜 자개같아서 나도 모르게 슬쩍 만져보고
보다가 또 만져보고
이리저리 비춰보고...

엄마가 돌아가셨다.
오늘로 딱 한 달이 되었다.
낡고 삐걱거리고 자리만 차지하는데 왜?
맞지도 않는 옷들은 왜?
버리지 않고 저렇게 두는지 몰랐다.
그 오래된 자개장 화장대 서랍 속에 엄마의 청춘이, 추억이
흑백 사진 속 옷들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19살의 엄마의 엄마가 한껏 멋 부리고 친구들과 웃는 사진.
표정 없이 무뚝뚝한 약혼 기념사진.
새색시 엄마 얼굴은 절묘하게 가려 찍은 전통 혼례 사진.
막냇동생의 대학 졸업식 온 가족이 총출동한 사진.
빛바랜 육아 수첩과 명주실.
자개장 할머니 손자처럼
엄마도 우리가 힘든 일 다 견디고도 보석을 찾을 줄 아는 아이가 되길 바랐겠지.
"사랑이 담긴 것들은 함부로 버리는 게 아니란다. 사랑이 담기면 뭐든 다 귀해지는 법이니까."
엄마가 버리지 않은, 아니 버리지 못한 그 많은 것들은 사랑이 담긴 것들이었을 것이다.
자개장 할머니를 몰랐다면
언제 열어볼지도 몰랐을 엄마의 자개장.
그렇게 귀한 모든 것들을 만나게 해 준 자개장 할머니.
망했지만 자개장만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가족처럼
할머니의 옷깃을 따라, 거북이를 따라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사랑을 느끼게 해준 자개장처럼
다시 힘을 내어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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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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