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히 사는 법

하늘나리
- 작성일
- 2007.10.9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 글쓴이
- 로렌 차일드 저
국민서관
이유식은 넙죽넙죽 잘 받아먹던 아이가 유아식으로 넘어오면서 기분좋게 먹어주질 않는다.
이 책은 야채를 잘 먹지 않는 조카와 많이 먹지 않는 우리집 꼬맹이에게 비슷한 시기에 소개시킨 책이다.
우리 아이는 많이 먹질 않아서 걱정이지 아직 편식의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조카녀석은 안먹는 것들이 롤라만큼이나 많아서 늘 젓가락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김밥을 먹을라치면 시금치 빼고 당근 빼고 깨도 골라내야하고 결국엔 단무지와 맛살정도만 남겨서 먹으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이 책을 보내줬다.
워낙 유난을 떨며 뱉어내고 심하면 토하기까지 하는 상황이라 큰 효과를 기대하진 않았는데
책의 힘은 정말 대단했다. 싫어하던 당근도 '오렌지뽕가지뽕'이라 말하면 잘 받아먹는단다.
김밥도 이젠 통째로 잘도 먹는다.
목성에서 나는 오렌지뽕가지뽕, 백두산 제일 높은 붕우리에 걸려있던 구름보푸라기,
초록나라에서 온 초록방울, 인어들이 즐겨먹는 바다얌남이, 달치익쏴아...
이리도 이쁘고 맛있어뵈는 것들을 안먹고는 못배기지 않을까?
로렌 차일드의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예쁜 이름들이지만
우리말로 맛깔스럽게 옮긴 조은수 선생님의 솜씨 또한 책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원작은 어떤 맛일까 살짝 궁금해지기도 한다.
덧붙여서 말도 못하게 식성이 까다로운 롤라에게 근사한 이름을 붙여가며
음식을 챙겨먹이는 오빠 찰리 또한 너무나 사랑스럽다.
한달에 몇권씩 아이책을 고르면서 갖가지 이유들로 선택을 하지만
당장의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굳이 교훈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커가는데 토양과도 같은 구실만 해줬으면 하는 바램뿐이거늘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는 놀라운 기적과도 같은 책이다.
"이 책 한권으로 우리아이 편식습관을 고쳤어요~~"하고 말하면
시골장터의 떠돌이 약장수 말처럼 들리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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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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