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조선 제주도의 마을에서 소녀들이 사라지고 수사관 민제우가 사건을 조사하는 것에서부터 내용이 시작한다. 조선시대의 배경과 사라진 소녀들의 미스터리란 특이한 조합이 추리물을 좋아하는 나에게 흥미를 끌었다. 

이 책의 배경으로 제주도가 등장한다. 배경묘사를 통해 그 시대 제주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독자들이 상상하게끔 만든다. 짙게 깔린 안개, 들쭉날쭉한 해안선, 검은 현무암 집과 넓은 초원, 숲 곶아월과 한라산 등을 상상하면서 읽으면 더 실감나게 사건전개를 따라갈 수 있다.

조선시대의 공녀제도가 작 중 나타난다. 공녀제도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많이 본 단어이지만 현대를 살아간 나에겐 공녀제도란 그냥 역사 속에 있었던 제도에 불과했다. 이 책에서는 공녀제도란 불합리한 제도 속에서 그 시대의 여성들은 얼마나 제약이 많았는지를 보여준다. 막연한 역사일 뿐인 사건 속에 내가 점점 빠져들게 만든다. 내가 만약 그 시대를 살았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슬펐을까, 그럼 내 가족들은 어떠했을까 물음을 던지게 만든다. 이는 내가 여성인 독자이기 때문에 더 공감을 하는 것일까.

또한 비극적인 사건 때문에 멀어진 두 자매가 사건을 전개해 나가면서 점점 가까워 지고 결국 화해하는 장면은 가족간의 유대를 절실히 보여준다. 보면서 내 절친한 친구이자 가족인 여동생이 절로 생각났다. 나와 여동생처럼 다투고 싸우더라도 결국 화해하고 마는 자매관계를 책에서는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