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기로운 리뷰생활

호곤
- 작성일
- 2020.11.6
밥을 짓읍니다
- 글쓴이
- 박정윤 저
책과강연
안녕하세요,
오늘은 <밥을 짓읍니다>라는 책을 소개해 드릴게요.
https://zest.blog.me/222136799496
결혼 전에 참 많은 밥을 엄마가 지어주셨어요. 하지만 귀한 줄 모르고 밖에서 사먹는 밥이 더 맛있다며 엄마 밥은 홀대를 했었죠. 그러다 결혼을 하고 내가 밥을 지어 먹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이렇게 고된 일을 엄마는 내가 태어나면서 자라고 결혼한 후에도 계속하고 계셨다는 게 고맙더라구요.
책은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어요~
‘밥을 짓읍니다’라는 책은 우선 한 손에 쥐어지는 작은 책 크기에 놀랐어요. 금방 읽을 수 있겠구나 하고 바로 집어 들었죠.
읽기전에 밥을 짓읍니다? 밥을 짓습니다? 밥을 지읍니다? 제목에 물음표를 찍으면서 읽었구요. 다 읽고나니 국어맞춤법 '읍니다'와 '습니다' 사이를 지나온 엄마에게 듣는 요리추억을 되새겨 보는 책이더라구요.
‘밥을 짓읍니다’ 프롤로그에 나온 음식은 육체적 허기만이 아닌 정신적 허기를 채워준다는 말이 예전에는 와닿지 않았는데 결혼하고 나서 남편에게 식사를 차려주는데 맛 뿐만 아니라 그날의 감정에도 식사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게 느껴졌어요.
밥은 먹고 다니니?
'밥을 짓읍니다'는 이 말 한마디에 녹아 있는 여러가지 감정들을 다루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밥을 짓습니다가 맞지만 예전에는 ‘밥을 짓읍니다’라고 쓰던 시절이 있었지요.
‘밥을 짓읍니다’의 차례를 살펴보면 제1장부터 제6장까지 나뉘어 있어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부터 계절에 따라, 오랫동안 두고 먹을 수 있는, 가볍지면 특별한 한끼, 응원이 필요한 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으로 엄마의 음식 추억까지 짚어볼 수 있어요. 마지막 부록에 나온 책속 양념 레시피에도 눈길이 가네요.
‘밥을 짓읍니다’ 이 책에서 그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일반 요리책들은 육체적 허기를 채우기 위해 영양소를 채우고 음식을 조리하는 반면에 '밥을 짓읍시다'라는 책에서는 정신적 허기와 함께 육체적 허기를 채우는 내용이 들어 있어요. 책의 구성이 음식에 관한 추억 다음에 요리레시피가 나와요.
그래서 제가 첫 1장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나봐요. 요리책을 읽으며 누가 눈물을 흘리나요. 끝까지 읽지도 못하고 휴지로 눈물을 훔치나요. 너무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그깟 된장찌개가 뭐라고 제가 눈물 흘리며 읽는 걸까요.
어떤 음식을 하더라도, 하물며 물을 끓이더라도 주방에서 무언가를 끓이면 따뜻한 기운이 집안에 감돌고, 그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이른 아침의 부엌을 기억하는 저자. 이제는 제가 엄마가 되어 이른 아침에 일어나 가족의 부엌을 만드는 입장이라 더 와닿았는지도 모르겠어요.
‘밥을 짓읍니다’에는 음식을 먹는 입장 뿐만 아니라, 마음을 담아 주고 싶은 사람에게 음식을 해주는 엄마의 마음이 들어 있는 책이라 더욱 따뜻하게 느껴져요.
사람들은 추억과 그날의 온도를 느끼며 음식을 함께 한다는 것, 집에서는 제가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되었어요.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요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 딸에게, 남편에게, 이유식을 먹는 아들에게 요리를 통해 영양만 충분히 채우려 노력하기 보다는 감정을, 정신적 허기를 채우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이렇게 감동적인 요리책은 처음 만났어요.
저는 그동안 밥을 하면서 배고프면 먹겠지, 맛이 없다고 타박하는 남편을 보며 내 요리 솜씨가 아직 부족해서 그렇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결혼 8년차를 지나면서 어떤 음식은 말없이 먹고, 어떤 음식은 이건 잘 됐네라며 칭찬하지만 어떤 음식은 입에도 안대는 날이 있어요.
집안에서 맏이인 저는 아직 친정부모님이 곁에 계시지만, 집안에서 막내인 남편은 성인이 되어서이긴 하지만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어요.
결혼해 남편과 같이 살면서 부모님을 잃은 적이 없는 저는 이해하지 못했던 남편의 정신적 허기가 무엇인지 조금은 가늠하게 하는 책이 바로 '밥을 짓읍시다'에요.
바쁜 아침에 갑자기 김치국을 끓여 달라지 않나, 갖은 재료를 넣어 맛있게 끓인 된장국을 보고는 감자만 넣고 끓여도 맛있다고 얘기를 하는게 너무 이상했거든요. 저는 자라면서 김치찌개를 먹어 봤지, 제가 아는 김치국은 급식실에서나 성의없이 김치쪼가리만 들어간 음식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남편과 몇 해를 함께 지내고 보니, 어릴 적 남편의 어머니가 끓여주신 음식이 문득 생각나 저에게 주문한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본인도 의식하지 못한 무의식에서 옛날 추억의 맛을 다시 맛보고 싶어 저에게 주문한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마트에서 사다가 화려한 요리를 해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가 바로 남편의 추억속에 남아있는 엄마가 끓여주신 그 간단한 요리가 아니었을까 싶더라구요.
이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내 아이가 성인이되어 문득 생각날 그런 음식이 되는 나의 요리가 더욱 소중해 지는 책이에요.
누군가의 추억으로 남을 지금 이시간 요리를 할 때 감정에도 집중하면 저의 요리가 조금 더 맛있어 지지 않을까 싶어요. 새로운 시각으로 요리를 접하게 하는 '밥을 짓읍시다'라는 책, 이렇게 만나게 되서 고마워요.
‘밥을 짓읍시다’ 는 소중한 집밥의 추억을 함께 하실 분께 추천드려요~
#체험단당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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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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