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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
- 작성일
- 2025.5.17
나의 소소한 일상
- 글쓴이
- 다자이 오사무 저
시공사

줄거리 소개
인간 '다자이 오사무'를 더욱 이해할 수 있는, 그의 짧고 일상적인 산문들을 모아놓은 책.
Review
다자이 오사무 작가가 여러 곳에 투고한 짧은 산문들을 모아놓은 산문집이다. 여러 신문사에 투고된 글들이지만 다자이 오사무의 일상적인, 요즘으로 치면 SNS에 올리는 글과 같은 느낌을 주는 글들은 '인간 실격'이라는 유명한 책 덕분에 쌓인 작가의 이미지 외에 인간 다자이 오사무란 어떤 사람이었나.
부잣집에서 태어나 막내로 그 어떤 제약도 없이 장롭게 살아왔지만, 덕분에 세상 물정을 모르고 부끄럼을 많이 타는 아이로 자란 다자이 오사무. 더 자라 생활력도 없고, 염세적이며 냉소적인 삶에 의욕이 없어 '생활의 공포'에 시달려 하직하는 날만을 어릴 때 부터 기다려 온 그.
연인도 있었고, 글쓰기의 재능으로 계속 먹고 살며 유명한 작가의 삶을 살아갈 수도 있었음에도 마치 뭍에 아가미가 달린 채 태어나버린 물고기처럼 극심한 고통을 느꼈던 '다자이 오사무'라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산문집 '나의 소소한 일상'에 손이 가게 만들었고, 이 책은 그간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면서도 더 많은 궁금증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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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를 추구하다가 질식하기보다는, 나는 탁해도 크고 싶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할 수 있다. 지기 싫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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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개인적으로도 공감이 가는 면모가 많았다. 나태에 찌들어 있으며 그걸 자각하고 있는 부분이나, 나태한 자신을 위해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만을 하는 부분이나, 그러면서도 야망은 속에서 들끓고 있는 남자. 책을 읽고 나니 그에게 묻고 싶어졌다. 도대체 무엇이 당신의 야망을 꺾고, 자살로 내몰았는지. 혹은, 당신의 야망과 열정, 글에 대한 재능은 진작 마음을 먹은 자살을 하기 전 잠깐 즐기는 심심풀이에 불과했던건지.
다자이 오사무는 참 알수록 묘한 인물이다. 저 자신도 인정할 정도로 나태해 빠진 인간이지만, 그런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글들을 써낼 수 있었을까. 자신의 결함들을 속속들이 알고, 그토록 부끄러워 한 사람이 어떻게 그걸 '문학'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고, 동시에 그런 수치심을 팔아 돈을 벌며 사후에도 이름을 알릴 수 있었을까. 문득 생각해본다. 과연 나는, 나의 치부를 책으로 내기는 커녕 글로 그처럼 쓸 수나 있을까. 내가 아는 '부끄럼'과, 다자이 오사무의 '부끄럼'은 과연 같다고 할 수 있을까.
'인간 실격'이 위스키라면 [나의 소소한 일상]은 그걸 아주 옅게 희석시킨 칵테일 같은 책이라 훨씬 편하게 읽기도 좋다.
'인간 실격'을 직접 읽어볼 정도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나의 소소한 일상]도 반드시 읽어보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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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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