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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anska
- 작성일
- 2022.12.7
여섯 번째 대멸종
- 글쓴이
- 엘리자베스 콜버트 저
쌤앤파커스
수많은 종을 이동시키고,
무차별적으로 남획하고,
바다를 산성화하고,
강의 화학적 성분을 변화시킨 인간이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냉정한 목소리로 깨닫게 한다
빌게이츠
<여섯번째 대멸종>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 아주 훌륭한 표현이다. 이 책은 콜버트 기자가 수년간 기후문제를 취재하면서 지구 곳곳에서 보고 느꼈던 내용을 객관적으로 기술하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 즈음은 나 자신이 속해있는 인류라는 종의 미래에 거대한 두려움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쉽지 않았다
고생대 시기에 존재했던 생소한 생물의 학명, 오르도비스기부터 백악기, 현재의 인류세까지 생태학과 자연사적 지식이 전혀 없었던 나로서 <여섯번째 대멸종>이라는 책은 하나의 도전이었다
평소 너무나 존경해오던 최재천교수님이 감수하신 책이자, <사피엔스>를 읽고나서 인류가 지구와 생태계에 저지른 (알았던 혹은 모른척 저질렀던) 끔찍한 영향에 대해서 몸서리치게 충격 받았던 나는 <여섯번째 대멸종>이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계속 빠져들었다
호모사피엔스가 잠시 머물고 있는 지구에는 여지껏 다섯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가장 오래되었던 오르도비스기 말에는 빙하의 발달로 (4억 5천년 경 전),
데본기에는 산소량 감소에 의한 환경변화로,
페름기 말에는 지구온난화와 해양의 화학적 변화로,
트라이아스 - 쥐라기 말에는 화산활동과 기후변화로,
백악기 말에는 소행성의 충돌이 대멸종을 초래했다
현재의 진행되고 있는 6번째 멸종은 소행성이나 대규모 화산 폭발이 아니라 '일개의 나약한 종'이다 (월터 앨버레즈) 바로 호모 사피엔스 바로 우리다
5번째 멸종, 즉 백악기말 공룡의 시대를 끝내 패권을 포유류에게 이양하고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의 출현을 가능케 했다
그리고 인류는 거대포유류 (한 때 존재했던 매머드, 마스토돈, 자이언트 나무늘보, 3m가 넘는 캥거루 등)를 멸종에 이르게 했으며 끝내는 유전자 배열이 거의 흡사한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을 사라지게 한다
인간이 그곳에 등장하지 않았다면 네안데르탈인이 야생말, 털코뿔소와 함께 여전히 살고 있으리라고 생각할 무수한 근거가 있다. 기호와 상징으로 세계를 재현하는 능력은 세계를 변화시킬 능력을 수반하며, 그것은 곧 세계를 파괴할 능력이 된다
우리를 네안데르탈인과 구별하는 것은 아주 작은 유전적 변이지만 그것은 엄청난 변화를 초래했다
chapter 12, 광기의 유전자 (p.359) 출처<여섯번째 대멸종>
이번 여섯번째 대멸종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멸종의 기간보다 너무나 빠른 '변화의 속도'인데, 동식물이 적응할 수 있는 것보다 이 세상이 빠르게 변화면 다수의 종이 낙오된다는 점이다
책에서는 인류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는 멸종의 순간을 파나마의 황금개구리, 아이슬란드의 큰바다쇠오리,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리프 최남단의 사라져가는 산호군락, 브라질 아마존 밀림의 동식물 등이 실시간으로 멸종해가는 취재 기록을 보여준다
2050년까지 온난화의 정도를 중간정도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모든 생물 종의 24%가 멸종의 길을 걸을것
이는 약 100만종의 파멸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마찬가지로 큰 문제인 해양산성화로 인한 '생태적 지형 변화'는 인류에게만 피해가는 문제가 아니다
건물 자체가 없으면 살 곳이 없어지듯, 우리 스스로가 초래한 멸종이 우리 인간에게는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까?
멸종은 지속적으로 진행되지만 그 기간이 길어서 인간의 짦은 삶으로는 체감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자신의 생존을 위험에 몰아넣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언급한 <자연선택이론>처럼 인류 역시 결국 자연에서 도태되어, 공룡이 우리에게 패권을 넘겨주었듯 여섯번째 멸종 후에는 다른 진화된 생명이 자연 선택될 수 있다 (학계에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대한 초대형 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브라질 민간 설화에는 쿠루피라Curupira 라는 동물의 수호자가 있다고 한다
소년같은 얼굴, 풍성한 머리카락, 뒤를 향한 발을 가진 쿠루피라는 숲에서 필요한 것보다 너무 많은것을 가져가는 사람들을 잡아먹는다는 전설이다
어쩌면 여섯번째 대멸종을 막기 위해선 (이미 늦었지만 늦춰보기 위해선) 쿠루피라와 같은 수호자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지구의 수많은 생명체가 이미 소멸했고 앞으로 맞이하게될 멸종에 대한 책임을 인류는 엄중히 깨달아야 할 때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류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바로 지금, 우리에게 현재로 인식되는 이 놀라운 순간에, 우리는 의도치않게 어느 쪽의 진화 경로는 열어두고 어느쪽은 영원히 차단해 버릴지를 결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 어떤 생물도 하지 못했던 이 일은 불행히도 우리의 가장 장구한 유산이 될 것이다.
여섯번째 대멸종은 인간이 '쓰고, 그리고, 건설한 모든 것이 먼지가 되고', 초대형 쥐 혹은 다른 어떤 생물이 지구를 물려받은 후에도 오랫동안 생명이 가는 길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chapter 13, 희망을 찾아서 (p.373) <여섯번째 대멸종>
[이 책은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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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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