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페우스
  1. 사회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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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글쓴이
켈리 최 저
다산북스
평균
별점8.9 (67)
오르페우스

전 인류의 행복을 위한 기업문화를 향해

- 켈리 최,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켈리 최가 쓴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다산3.0, 2017)에는 평범한 대한민국 여자가 일으킨 기적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기적은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이상야릇한 일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평범한 대한민국 여자라면 성취하기 힘든 일을 지은이가 이루었다는 의미로 이 말을 사용한 셈이다. ‘기적이라는 말에 방점을 찍은 이유는 이 책이 지닌 특성 때문이다. 이 책은 사업에 실패해 바닥까지 내려간 한 여성이 한 분야의 정상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재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지은이는 어떻게 성공의 길로 들어선 것일까?

 

자수성가를 이야기하는 대개의 인물들이 그렇듯 그녀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바닥까지 내려간 자신의 모습과 기꺼이 대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면 특히나 그렇다. 자신의 지금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과거의 화려한 모습에 집착하면 새롭게 일을 시작하는 건 불가능하다. 지은이는 프랑스 센 강에서 내게 남은 건 10억 원의 빚, 10킬로그램의 늘어난 살뿐(80)이라는 맨얼굴과 마주한다. 그 속에서 그녀는 강에 뛰어들어 죽고 싶다는 마음 한편으로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던 엄마를 떠올린다. 죽고 싶다는 마음이 비참한 과거(사업 실패)에 얽매여 있다면, ‘엄마는 지은이에게 자신이 살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를 제시한다. 자기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엄마는 여전히 를 자랑스러워하지 않는가? 지은이는 마음속에 어떤 형태로든 남아 있는 이 작은 희망을 들여다보는 데서 기적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일반인과 무엇이 다를까? 『성공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과 같은 종류의 책들이 사람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있는 것처럼,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성공을 위한 조건으로 행복한 마음을 첫손에 꼽는다.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을 행복한 마음으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은이는 우선 세 가지 사업 선정 기준을 이야기한다.

 

 

  ① 경기를 타지 않을 것

  ② 돈이 많이 들지 않을 것

   ③ 내가 잘하고 좋아해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다시 말해 미쳐서 할 수 있는 일일 것 (101)

 

 

주변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가 세운 명확한 기준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을 그녀는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한다. 그녀가 조사한 결과 세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사업은 장례업, 섹스산업, 요식업이었다고 한다. 이 중 지은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은 요식업뿐이었다. 요식업에도 다양한 분야에 있지 않은가? 지은이는 “‘내가 잘하고 재미있어 하는 일일 것이라는 세 번째 기준이 필요했다.”(104)고 이야기한다. 이 기준에 따라 그녀는 아시아 요리로 선택 폭을 줄였고, 김밥이나 삼각김밥, 초밥 등의 메뉴를 떠올렸다. 그 다음에는? 지은이 말마따나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는 것이다. 무엇을 해야 좋을지 정확히 알려면 다양한 사례를 조사하고, 또 연구해야 한다.

 

그런데 지은이 연구방식이 약간은 독특하다. 그녀는 사업을 준비하며 현장 조사와 독서를 병행한다. 현장 조사는 이해가 되는데, 독서에서 의아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지은이는 책에는 이미 나보다 먼저 수없이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며 성공한 사람들의 지혜가 녹아 있다.”(111)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경험과 지혜, 통찰력 등을 책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직접 경험과 책을 통해 얻은 간접 경험=통찰력이 어울려 지은이만의 사업방식이 마련된 셈이다. 지은이는 책에서 읽은 내용을 머리에서 으로 반드시 옮기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 게 아니다. 실제 상황에서 도움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점을 지은이는 분명히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잡스의 말대로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했고, 대부분은 이를 무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을 어려워한다. 특히 사업 초창기에는 자금도 없고, 가진 게 별로 없으니 더더욱 도움을 청하는 게 떳떳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머뭇거린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건대,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어떤 물질적 대가도 바라지 않고 당신을 도울 것이다. 나의 멘토들 역시 그랬고, 나 역시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니 도움이 필요하다면 일단 연락을 취할 방법을 찾고, 연락을 하라. 그리고 진심을 다해 도움을 요청하라. 줄 게 없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돈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113~4)

 

 

사업을 하려면 멘토가 필요하다. 지은이는 스티브 잡스의 예를 들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두려워말고 도움을 요청하라고 이야기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물질적 대가도 바라지 않고 당신을 도울 거라는 말도 덧붙인다. 실제 이 책을 읽다보면 그녀가 사업에서 인간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초밥을 만들기 위해 지은이는 초밥장인 야마모토 선생을 여러 번 찾아갔다. 절실한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면 상대도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거라고 지은이는 믿는다. 야마모토 선생이 그랬고, 󰡔김밥 파는 CEO󰡕의 저자인 김승호 회장이 그랬다. 그녀는 절실한 마음으로 그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에 맞춰 그들은 물질적 대가에 구애받지 않고 지은이를 기꺼이 도왔다. 유럽 맥도날드 CEO까지 오른 드니 하네칸을 만나는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그 사람을 꼭 만나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이 기적을 낳는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행복이나 가족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행복은 사업을 하는 가장 큰 목표이고, ‘가족은 그 목표를 더불어 실천하는 구체적인 대상과 같다. 가족의 얼굴 볼 시간조차 없는 사업가는 되기 싫었다(179)는 말이나 딸의 가장 친한 친구보다도 더 가까운 엄마가 되고 싶다(183)는 말에는 행복과 가족을 연결하는 지은이의 마음이 잘 나타난다. 그녀가 운영하는 켈리델리(KelllyDeli)의 기업문화는 ‘Totally Together’라는 언어로 표현된다. 한국어로 직역하면 완전히 함께또는 전적으로 함께로 번역되는 이 말을 지은이는 가족처럼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그녀가 생각하는 가족 같은 회사는 쉽게 말하면 구성원 간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회사다.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게 여기서는 가장 중요하다. ‘Totally Together’는 곧 상대에 대한 배려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켈리델리의 기업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 책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점은 지은이가 “‘전 인류의 행복역시 우리가 지켜내야 하는 중요한 가치다(284)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한 분야에서 자기 세계를 이룬 사람들이 쓴 책에는 공통적으로 이런 생각이 표현되어 있다. 이를테면 지은이는 스타벅스를 예로 들며 스타벅스는 아무리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다 해도 노동자의 노동력을 착취하거나 어린아이들에게 일을 시키는 농장의 원두는 이용하지 않는다.”(285)는 점을 강조한다. 이에 맞춰 켈리델리 또한 어린아이를 새우 포획에 내모는 걸 이유로 값이 싸고 품질이 좋은 필리핀산을 쓰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기적은 행동하는 자에게 찾아온다(289)는 말을 가슴에 품고 지은이는 기업을 운영한다. 사업 실패로 밑바닥까지 내려간 여자가 차근차근 한 분야의 정상에 이르는 과정을 읽다보면 절실한 마음으로 일과 사람을 대하는 게 왜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누구나 실패를 한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는 말이다. 실패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실패다!”라는 말처럼 실패는 새로운 성공을 위한 디딤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지은이는 바로 이 마음으로 다시금 사업을 시작했고, 7년 만에 연매출 5천 억 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의 CEO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Totally Together’라는 기업 이념이 전 세계의 가치가 되는 날을 꿈꾸고 있다. 기업은 한 개인의 것이 아니다. 사회를 생각하지 않는 기업은 미래가 없다. 그녀가 품은 전 인류의 행복이라는 기업 이념이 켈리델리라는 한 기업을 넘어 지구상 기업 전체의 목표로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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