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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gns99
  1. 9기 북클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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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글쓴이
오찬호 저
블랙피쉬
평균
별점9.2 (81)
omgns99

2020.05.14. 

9기 북클러버 '책책폭폭'

첫 번째 책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오찬호 저
블랙피쉬 | 2018년 01월


 Q. 이 책에 대한 한줄평?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아프도록 공감돼서 많이 읽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

 최소한의 차별 감수성조차도 없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표지조차 못 넘길 책

 읽는 내내 부끄러우면서도 떳떳했던 책. 눈꺼풀을 잡아 뜯는 것처럼 고통스럽지만, 읽는 만큼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 차별을 발견할 수 있었던 책.



Q. 이 책을 읽고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다면?
1. 공감됐던 부분

“특수학교 설립을 막는 학부모의 이야기. 작가왈, ‘연민은 인간의 보편적 정서라는데 틀린 말이다. 사람들은 상대를 가려서 연민한다."


 너무 공감되는 사례였다. 요즘 학부모는 내 아이에게는 관대하고 그 밖의 사람들에게는 냉정하다. 본인의 아이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이기적인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 그것이 아이를 위한 일이요, 사랑이요, 헌신이라고 생각하며 정의감마저 갖고 있는 것 같다. 다 같은 학부모면서. 본인의 아이가 장애아이였다면 무릎 꿇고 애원하면서 얼마나 속이 미어질지는 티눈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은 야속하다. 그래, 험한 세상에 모든 것들이 내 아이의 적으로 보이겠지. 그러나 그렇게 적의로 가득찬 눈으로 살아가는 당신 또한 세상을 험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모르겠다.


“배달원에게 지나친 것을 당연하게 요구하는 고객의 이야기. 작가왈, ‘길들여지면 선을 넘는다.”


 서비스직에게도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선을 정해주어야 한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에 따라 콜센터 상담원이 전화를 끊을 권리가 생긴 것은 그 첫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요구하는 사람은 선을 넘는 줄 모른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있는 힘을 다 해 도와주면 더 안 주냐고, 교육권을 침해당했다는 말만 들려온다. 그들은 얼마나 내 권리를 보호해주었나 생각하면 웃음만 나온다.


2. 뼈아팠던 부분

“사회는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제대로 느끼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언제 어떻게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지를 교육시켰다. 당연한 말 같지만 여기에 부끄러움의 본질이 있다. 외부의 힘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이 감정은 실상 사회가 무엇을 어떻게 강조하는지에 지대하게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 특히 '문화가 그러한 걸 어쩌란 말이냐', '현실적으로 다른 방법이 없다' 등의 말이 여기저기 등장하는 한국사회에서 부끄러움은 제각각의 형태로 존재한다. 그래서 뻔뻔스럽고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인 '후안무치'라는 사자성어로 설명되어야 할 사람이 적반하장으로 타인을 윽박지르기도 한다.”

 내가 입에 달고 살던 말을 책 속에서 만나자, 반갑기는커녕 불편하고 어색했다. 본문에는 ‘누구에게’ 부끄러워하라는 말이 없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읽고 어머니를 대하는 내 못난 태도가 떠올랐다. 일을 마치고 와서 힘든 걸 어떡하라고, 내 휴식을 방해하니 이 정도 짜증은 괜찮아, 등등. 부모님을 대하는 퉁명스러운 태도의 원인을 찾아내어 당당하고 뻔뻔스럽게 내 행동을 정당화해왔다. 그래서 부끄러운 행동을 하면서도 내 논리에 취해 부끄러운 줄 모른다. 또 금새 잊겠지만 다시 한 번 복창한다. 있을 때 잘 하자.

 사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뼈를 맞는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변명하고 싶다. 이 세상에 이 책을 끝까지 읽고 가슴 쭉 펴고 떳떳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누구나 익숙함에 취해 차별하고, 남들 따라 차별하고, 권위에 굴복하고 살아가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호소하고 싶다. '그래도 된다'가 아니라, 그만큼 차별을 하지 않으려면 쉴틈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어디에선가는 그렇게 하나하나 따지고 살면 손 하나 까딱 못 하고 살겠다고, 움직이지도 못할 만큼 갑갑할 것이라고 한다. 평소에도 이 곳 저 곳에서 눈치보며 사는 성격인지라 그런 답답함을 늘 일상 어느 한 구석에서 느껴왔다. 그게 정상이라고, 그래야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 하는 것 같아 뜬금없이 위안이 되었다. 

3. 나랑 안 맞았던 부분

“백 번을 물어도 노키즈존은 혐오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 공감하지 못했다. 장소를 ‘아동 금지구역’으로 만들어서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 난폭한 방법이라는 것은 알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사회의 상식을 채 배우지 못했고, 인내심과 도덕성이 아직 덜 발달한 경우도 있다. 이 아이들이 실내에서의 예절을 지킬 수 있도록 할 마땅하고 합리적인 방법이 있나? 나는 아직까지 노키즈존을 제외한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 ‘노키즈존’이라는 간판으로 아동을 추방할 수 있는 권리를 갖되, 예의를 지키는 아동에 한해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줄 수는 없는걸까?


Q. 그 밖에 느낀 점?


 읽으면서 즐거웠냐고 묻는다면, 인간 쓰레기가 된 기분이었다. 

 좋게 말해 남을 차별하지 않으려고 애쓰며, 나쁘게 말해 온갖 눈치란 눈치는 다 보며 살아왔다. 내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스스로 누군가 차별하지 않고 떳떳하게 살고 싶었다. 그랬는데 편안함에 기대어 나 또한 누군가를 차별하고 있었다. 다만 입 밖으로 내지 않고 속으로 숨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찔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본인 인생이 가장 비극이라, 내가 당한 일은 끝없이 주절거릴 수 있지만 내 잘못은 온갖 변명으로 덮고 뒷수습하기 바쁘다. 보통 그렇게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만만한 사람'에 대한 차별이 움튼다. '적응해야만 하는 억울함'도 생겨난다. 저자는 결과적으로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덜 차별하고, 덜 억울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지었을 것이다. 

 읽고 나서 두 가지를 바라게 되었다. 첫째, 이 책이 널리널리 유명해지면 좋겠다.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팩트로 두들겨맞고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 둘째,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느낀 바를 잊지 않고 살아가길 바란다. 덜 편하게 행동하고 더 복잡하게 생각하며 세상을 살아간다면, 다음에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때 마음이 덜 아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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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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