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기 북클러버

omgns99
- 작성일
- 2020.5.28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글쓴이
- 오찬호 저
블랙피쉬
2020.05.14.
9기 북클러버 '책책폭폭'
첫 번째 책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Q. 이 책에 대한 한줄평?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아프도록 공감돼서 많이 읽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
최소한의 차별 감수성조차도 없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표지조차 못 넘길 책
읽는 내내 부끄러우면서도 떳떳했던 책. 눈꺼풀을 잡아 뜯는 것처럼 고통스럽지만, 읽는 만큼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 차별을 발견할 수 있었던 책.
“특수학교 설립을 막는 학부모의 이야기. 작가왈, ‘연민은 인간의 보편적 정서라는데 틀린 말이다. 사람들은 상대를 가려서 연민한다."
너무 공감되는 사례였다. 요즘 학부모는 내 아이에게는 관대하고 그 밖의 사람들에게는 냉정하다. 본인의 아이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이기적인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 그것이 아이를 위한 일이요, 사랑이요, 헌신이라고 생각하며 정의감마저 갖고 있는 것 같다. 다 같은 학부모면서. 본인의 아이가 장애아이였다면 무릎 꿇고 애원하면서 얼마나 속이 미어질지는 티눈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은 야속하다. 그래, 험한 세상에 모든 것들이 내 아이의 적으로 보이겠지. 그러나 그렇게 적의로 가득찬 눈으로 살아가는 당신 또한 세상을 험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모르겠다.
“배달원에게 지나친 것을 당연하게 요구하는 고객의 이야기. 작가왈, ‘길들여지면 선을 넘는다.”
서비스직에게도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선을 정해주어야 한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에 따라 콜센터 상담원이 전화를 끊을 권리가 생긴 것은 그 첫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요구하는 사람은 선을 넘는 줄 모른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있는 힘을 다 해 도와주면 더 안 주냐고, 교육권을 침해당했다는 말만 들려온다. 그들은 얼마나 내 권리를 보호해주었나 생각하면 웃음만 나온다.
읽으면서 즐거웠냐고 묻는다면, 인간 쓰레기가 된 기분이었다.
좋게 말해 남을 차별하지 않으려고 애쓰며, 나쁘게 말해 온갖 눈치란 눈치는 다 보며 살아왔다. 내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스스로 누군가 차별하지 않고 떳떳하게 살고 싶었다. 그랬는데 편안함에 기대어 나 또한 누군가를 차별하고 있었다. 다만 입 밖으로 내지 않고 속으로 숨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찔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본인 인생이 가장 비극이라, 내가 당한 일은 끝없이 주절거릴 수 있지만 내 잘못은 온갖 변명으로 덮고 뒷수습하기 바쁘다. 보통 그렇게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만만한 사람'에 대한 차별이 움튼다. '적응해야만 하는 억울함'도 생겨난다. 저자는 결과적으로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덜 차별하고, 덜 억울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지었을 것이다.
읽고 나서 두 가지를 바라게 되었다. 첫째, 이 책이 널리널리 유명해지면 좋겠다.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팩트로 두들겨맞고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 둘째,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느낀 바를 잊지 않고 살아가길 바란다. 덜 편하게 행동하고 더 복잡하게 생각하며 세상을 살아간다면, 다음에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때 마음이 덜 아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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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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