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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중국 거지의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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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거지의 문화사


 


                                 <음식편> 중국 4대 요리, "거지닭"


 


                  "거지닭 아시나요?"  




 


 


중국 여행을 앞두고 가장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가 음식이다. 중국 음식에 평소 적응이 되어 있더라도 현지에서 맛보는 음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여행 내내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소 즐겨 먹는 자장면이나 탕수육 등은 거의 한국화 된 중국요리. 그렇기 때문에 현지에서 맛보는 음식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름도 독특한 것들이 많다. 그 중 ‘거지닭’은 항저우나 황산 여행 중에 한번 정도는 맛볼 수 있는 음식인데, 거지닭이라는 이름부터가 심상치가 않다. 아니, 먹을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하지만 거지닭의 유래를 알고 나면 오히려 그 맛이 궁금해진다. 지금부터 거지닭과 이에 얽힌 중국거지 문화사를 들여다 보자.





<거지닭> 이란


 



<거지닭>

 



   중국음식에 ‘富貴鷄’라는 닭요리가 있다. 이름을 "부귀" 라고 역설적으로 붙였지만 일상에서는 "거지닭"요리로 통한다. 그러나 그 맛이 담백하고 요리방법이 특이하여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왔다. 옛날 중국 강남지방의 소흥주로 유명한 소흥근처에서 걸인들이 인근마을의 닭서리를 하여 털을 뽑고 황토진흙을 발라 어느 곳에 파묻어 두었다가 한 마리씩 꺼내 구워먹었다고 한다. 황토를 발라 놓으면 쉽게 상하지 않으면서 주위의 눈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거지닭은 통닭에 황토흙을 발라두었다가 구워내어 딱딱하게 구워진 황토를 깨고 김이 무럭무럭나는 하얗게 익은 살이 나온다. 중국요리집에서는 중국말로 거지라는 뜻의 叫花子(지아화즈)의 닭이라는 의미의 ‘叫花鷄’라고 부르기도 하고 거지가 먹던 닭을 부귀로운 사람(황제일행)이 먹었던 닭이라는 뜻으로 ‘富貴鷄’라고도 부른다. 이 닭을 먹으면 부귀로워진다는 소망의 뜻도 있다고 한다.






건륭황제와 거지닭


  어느 날 심복들과 함께 암행중인 건륭황제는 밤이 너무 늦어 숙소를 찾지 못해 야외에 노숙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잠자기 전에 한 곳에 모갯불을 놓았다. 모두들 불 주위에서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난데없이 고소한 닭고기 익는 냄새가 진동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출출한 일행에게는 참을 수 없는 냄새였다. 한참 만에 그 맛있는 냄새의 진원지를 찾았더니 뜻밖에 모갯불 아래에서 나오고 있었다. 황제의 심복들은 곧바로 그곳을 파보았다. 황토흙 에 싸여 닭이 모갯불에 익혀지고 있었던 것. 황제일행은 질그릇처럼 주워진 황토를 깨내고 그 속의 닭고기를 뜯어 야식으로 맛있게 포식을 한 것은 말 할 필요가 없었다. 그 후 이 요리가 알려져 지금도 통닭에 황토흙을 발라두었다가 구워내어 딱딱하게 구워진 황토를 깨고 먹게 되었다고 한다.


 



<건륭황제>


<중국거지의 문화사> 밑줄 긋기 : 거지닭에 얽힌 이야기


   “거지 닭고기”(叫化鷄)는 원래 장쑤성 창수(江蘇省 常熟)의 지역 특산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국의 유명 음식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요리가 되었다. 이 요리명은 거지의 이야기에서 나왔다. 이 거지는 새해 전날 창수의 유산(玉山)의 산자락에 자리한 작은 고을에서 문전걸식했다. 가가호호 새해를 준비하는 동안 이 거지는 쫄쫄 굶은 채로 자신이 거주하던 사찰의 처마 밑을 걷고 있었다. 아무도 그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는 다들 새해맞이 잔치를 준비하느라 부산해서 자기는 폐만 될 뿐이라는 걸 잘 알았다. 그때 한 여인이 잡은 닭을 든 채 소녀를 데리고 시냇가로 가는 게 보였다. 산기슭의 고을이라 언제든 유산에서 흘러내린 개울물을 쓸 수가 있었다. 이 여인은 닭을 씻으면서 동시에 어린 딸도 돌봐야했다. 집밖으로 나와 신이 난 아이가 갑자기 개울로 달려들었다. 딸이 물에 빠지자 깜짝 놀란 여인은 닭을 길가에 내팽개치고 아이에게 달려갔다.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한 거지는 잽싸게 닭을 낚아채 달아났다. 너무 급히 달아나다가 진흙 구덩이에 걸려 넘어지는 통에 낡은 신발도 한 짝 잃어버렸다. 그러나 안전하다고 느껴질 때까지 계속 도망쳤다. 마침내 절에 도착해서 통통하게 살이 오른 닭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곧 갈등에 휩싸였다. 생닭을 먹을 순 없고 그렇다고 변변찮은 조리기구도 없었다.



심지어 털을 뽑을 방법도 없었다. 진흙투성이의 발을 바라보는데 문득 좋은 수가 떠올랐다. 그는 서둘러 닭에다 진흙을 두껍게 바른 다음 절로 들어갔다. 향로에는 아직 타다 남은 불씨가 있었다. 거지는 불씨를 살려 절 뒷마당에 어렵사리 모닥불을 피웠다. 그리곤 불 위에 진흙덩어리 - 닭 - 를 올려놓았다. 두어 시간이 지나자 진흙더미는 투박한 토기가 되었다. 배가 고픈 거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이 토기를 들어 땅바닥에 세게 내리쳤다. 진흙이 부서져 떨어져 나가면서 털이 뽑혀져 나갔다. 기쁘게도 닭고기는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이 적절히 배어있었다고 한다. 현재도 거지닭은 중국의 대표적인 요리로 손꼽히고 있다.







* 참고 문헌 : 중국거지의 문화사, 수요 저널, 매일 경제


 


 



중국 거지의 문화사
한차오 루 저/김상훈 역 | (subook) | 200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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