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2025

이야기
- 작성일
- 2022.9.5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 글쓴이
- 김진명 저
이타북스
김진명 작가의 첫 에세이라는 걳도 호기심이 생겼지만, 제목이 내 마음에 꽂혔다. '김진명 작가도 행복이 아닌 불행을 택하는 삶의 역설을 아는구나.' 하는. 내 마음이 이해 받는 느낌을 제목에서 받은 것이다.
그렇다. 나는 현재 불행하다. 전에는 정확히 그러니까 2022년 3월 16일 이전에는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고 숙소에 돌아와 저녁 커피를 한 잔 마시는 때면 나는 행복을 느꼈었다. 그 여유와 하루를 잘 마감하고 있다는 만족감과 인스턴트 믹스커피의 달달함이 기분을 좋게했다. 그런데 그 날 이후 하루 종일 정신 없이 일하는 때를 제외하고 퇴근해서 혼자 저녁 시간을 보내는 때에 불행을 느낀다.
나는 그 날 이전에는 외로움을 느끼지 못했고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겼다. 이후로는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고 슬픔을 느낀다. 그럼에도 그 이전으로 돌아가겠느냐고 하면 나는 '아니다'이다. 그 날 나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으며 과거 홀로 행복하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는 본능에 의해 산다. 따라서 건강하고 풍족한 삶을 살면 행복하다. 하지만 인간은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그 게 더 의미가 있을 때에."(60쪽) 라고 작가가 말하듯 내 삶에 큰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내 삶에 큰 의미는 다른 이들에게는 별 의마가 아닐 수도 있는 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작가의 에세이는 안중근과 안중근의 어미니의 선택을 예로 들고 있다.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녁하고 형무소에서 죽음을 기다리며 보내는 시간 동안 안 의사의 어머니는 편지 한 통을 보냈을 뿐 면회를 가지 않았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 딴 맘 먹지 말고 죽어라!"라는 내요의 편지를 쓰는 안 의사의 어머니는 불행했을 테지만, 초인적 의지로 아들의 거사를 지지한 것이고, 당당히 맞서 끝까지 비굴해지지 않도록 독려한 것이다. 적어도 나의 택함은 조마리아 여사처럼 뼈를 깎는 고통을 느끼는 택함은 아니지 않은가라는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불행을 택하는 결정을 이해받았다. 띠지에 "더 이상 위로받지 말라 어두울수록 그대의 삶은 빛난다"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작가의 에세이 한 편, 한 편은 우리 삶을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고 있다. 간만에 큰 위로를 받는 글을 만난 것이다.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는 '내면의 힘을 키워라',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그들은 아름다웠다', '역사 속 이야기를 찾아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렇게 5개의 소제목으로 나뉘어 있다. 모든 에세이가 뭉특하게 깎은 연필로 공책에 꾹꾹 눌러 쓴 글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작가의 마음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소설 잘 쓰는 작가가 에세이도 잘 쓰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잘 쓴 에세이가 쉽게 흘러나온 게 아니라 진심을 담기 위해 애 쓴 글로 느껴졌다.
작가가 들려 주는 역사 이야기도 좋고 아름다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참 좋았다. 아내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글들이 작가를 새롭게 보게 했다. 그의 소설의 주제에서 조국에 대한 사랑을 느끼는데, 그 깊이 만큼 큰 가족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 보기 좋았다.
은은한 감동으로 깊은 울림을 주는 작가의 에세이가 처음이 끝이 아니라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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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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