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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
- 작성일
- 2024.9.21
오타쿠의 욕망을 읽다
- 글쓴이
- 마이너 리뷰 갤러리 저
메디치미디어
요즘 보면 '덕후'들만 '음지'에서 즐기던 문화나 밈이 공중파 등 방송을 타게 되며 '양지'로 나와 일반인들도 알게 됐다는 표현이 많아졌다. 그러나 이는 별난 일이 아니다. 팬들이 즐기던 인기 웹툰이나 웹소설이 실사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며 대중에게 알려지고 더 광대한 유명세를 얻게 되는 세상이니까. 이처럼 지금은, 처음부터 모두에게 두루두루 먹히는 작품이 성공하기보다는, 특정 집단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방송사나 영화사에게 주목을 받고서 실사화 같은 재가공이나 편집을 거친 뒤 대중 앞에 발표되면서 더 유명해지고 모두의 입에 오르내리는 방식으로 창작물이 흥행하고 있다. 현대의 문화는 장르와 플랫폼을 가릴 것 없이 파편화되었고, 어떠한 작품이 무슨 부분에서 누구에게 인기를 얻을지 예측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덕후들만 즐기며 '하위 문화', '부차적 문화' 취급을 받던 서브컬쳐가 기존 대중문화의 자리를 대체하는 시국이다. 안 그래도 OTT의 발달로 사람들은 비싼 돈을 내면서까지 자기가 원래 좋아하며 관심 갖던 것들만 더 고수하면서 골라보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어느 인플루언서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설명해주면 그것에 사람들이 몰려 홍보가 이뤄지는 식이다. 애시당초 오타쿠라는 단어 자체가 '집'을 뜻하는 한자어 '댁/택'에서 나온 건데, 집에 틀어박혀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한다는 뉘앙스의 표현이었다. 그만큼 이제 대중은 자신이 전부터 좋아하던 작품들만 찾는 식으로 파편화됐고, 작가 말마따나 이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작품의 '본질'보다는 작품 감상에서 얻는 '만족'이 되었다. 기성세대가 물러나고 기존에 젊은이들이라 불리던, 신세대라 불리던 80 ~ 9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소위 'MZ세대')로 이뤄진 '오타쿠'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기성세대, 새로운 문화소비자로서 대체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앞으로 어떤 창작물이 먹혀들지, 어떤 창작물을 선보일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창작물을 사람들이 좋아하도록 만들 수 있을지, 영화나 드라마나 소설이나 만화 등 문화예술적 트렌드랑 그에 따른 대중의 반응과 영향 등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본작을 읽는 것이 좋겠다. '오타쿠'라는 단어에 대한 선입견부터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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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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