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론 (하)

애덤 스미스, 김수행 저/김수행 역

경제학의 체계를 최초로 세운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개역판. 이 책은 정치, 경제, 사회, 법률, 역사, 교육, 종교, 철학, 국방 등 다양한 분야의 문제들을 최초로 종합적으로 분석한 전체 사회과학 분야의 최고의 고전이다. 특히 이 책은 1700년대에 유행하던 중상주의적 국가개입을 비판하고 경제활동을 경제인에게 자...

자본주의 이론의 태두, 보이지 않는 손, 시장 만능주의자로 한국에 알려진 애덤 스미스. 이런 오해들로 인해 40살까지 국부론을 읽을 생각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로부터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붕괴를 우려할 정도로 공포스러웠다. 당시
영국의 저명한 경제신문 'Financial Times'는 자본주의를 대체할 사회주의(공산주의)를 다시 들여다 보는 기획 기사로 도배될 정도였다.

  금융계통에서 일하던 나는 자본주의 위기론을
접하면서 그간 외면하였던 애덤 스미스를 다시 보고자 했다. 자본주의 생산체제를 가장 먼저 이론적으로 정립한 그의 경제사상을 모르면서 자본주의
대안을 찾기가 왠지 어색해서였다.

  이 책의 내용은 무척 놀라웠다. 만일 그가
20세기 한국에서 태어났더라면 오늘날 다수가 애덤 스미스를 점잖게는 '좌파 경제학자'로 거칠게는 '종북주의자' 내지 '좌빨'이라 공격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을 거론하며 시장 효율성과 자정기능을 언급하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ㄷ동시에 국가의 부가 확대될수록 노동자들의 후생을
증대하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임금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분배와 형평을 논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분배와 형평을 강조하면 항상 따라
붙는 색깔론. 저자가 무덤에서 웃을 일이 아닐까?

  번역자인 김수행 교수는 한국에서 보기 드물게
마르크스 정치경제학을 전공하였다. 원전의 내용을 충실히 이해하여 번역되어서 읽기가 편하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다면 일부 용어가
낯설어 읽기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200년 이상에 걸쳐 자본주의가 어떻게 형성, 발전, 진화되었는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정답을 이미 알고 있는 이상,
이 책은 18세기 유럽에서 발현한 당시의 자본주의가 가졌던 생산양식을 기술한 자본주의의 역사책처럼 쉬이 읽힐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