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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라도 모든 걸 걸어본 적 있는가
글쓴이
전성민 저
센시오
평균
별점8.9 (30)
스트랄라

"컴퓨터 게임에 빠져 폐인 생활을 하며 20대를 허비했다. 쫓기듯 군대에 갔고,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니 31세였다. 아무런 계획도 의지도 없던 그 때 '인생에 단 한 번이라도 후회 없이 모든 걸 걸어본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이 들어왔고, 10년 만에 다시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지난 실패는 간절함이 없었기 때문일 뿐, 간절함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이듬해 행정고시와 입법고시 동시 합격이라는 결과를 손에 쥐었다. (한 번이라도 모든 걸 걸어본 적 있는가 - 책날개 부분 저자 소개)"

 

책 소개를 보고 처음에는 저자의 시험 합격 성공 수기인줄 알았다.

'나는 이렇게 몇시간을 공부했고, 이런 방법을 썼고, 잠은 몇시간을 잤으며, 무엇을 먹었고, 이러저러해서 합격할 수 있었다.' 라는 내용 말이다.

물론 그런 내용이 아예 없는건 아니지만 책 내용상 약간씩 첨언식으로 들어갔을 뿐 전반적으로는 성공한 사람들이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는 책이었다.

 

책 제목을 보며 사실 좀 뜨끔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정말 모든걸 다 걸어서 몰입해본게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기에는 뭔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학에 가기 위헤 수능공부를 열심히 하긴 했지만... 그때 정말 내가 내 모든걸 쏟아부어서 공부한게 맞는걸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뭐 하나 억지로 찾아보자면... 대학교 3학년때였나, 4학년때였나... 역사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리포트를 써서 내야했는데, 그때 내가 주제로 잡은게 '한국과 일본의 산성(山城)'이었다. 우리는 보통 성 하면 산에 길게 쌓은 산성(山城)을 떠올리는데, 일본은 천수각이 있는 높은 구조물로서의 성이 떠오를뿐 우리나라와 같은 형태의 성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그게 왜 그런지 문득 궁금해져서 주제로 삼고 레포트를 쓰기 시작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성이야 지하철 타고 범어사 가서 금정산성 보고 오면 되는데, 일본성 보자고 일본까지 갈수는 없어서 이걸 어쩌나 고민하는 중에 사학과 친구가 임진왜란때 만들어진 왜성을 보고 오라고 했다. 일본 현지에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어차피 일본이 만든거라 일본성 축조방식을 따랐기 때문에 레포트 쓰는데 도움은 될거라고 했다. 더불어 제일 가까운데 있는 자성대는 영 볼게 없고, 그나마 서생포왜성이 가장 잘 남아있으니 조금 멀어도 꼭 거길 가보라고 추천까지 해주었다.

 

그래서 이왕 쓰는 레포트, 이번엔 꼭 A+를 받아보자는 욕심에 서생포왜성에 갔는데, 마침 운좋게 문화재 해설사님이 계셔서 생각지도 못한 정보를 많이 얻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운이 좋다 생각했는데 하산하는 길에 모대학 교수님들을 만나게 되었다. 첨에는 교수님인줄 몰랐고 그냥 뭐 조사하러 나온 아저씨(?)들인줄 알았는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일본역사쪽 교수님이었고 거기서 또 문화재 해설사님께는 듣지 못한 또다른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이미 우리학교의 사학과 교수님과 일본역사 교수님을 찾아가서 기본 정보를 다 수집해놓은 상태였는데, 견학을 통해서 내가 직접 본 자료에다가 문화재 해설사님이 주신 정보, 다른 대학의 교수님들이 주신 정보를 합해놓으니 레포트가 엄청나게 풍성해져서 터질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때 직감했다.

'이 과목은 무조건 A+다!!'

 

결과는 어땠을까?

정말로 난 그 과목을 A+ 받았다.

 

대학생때 정말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에게는 정말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난 사실 2학년때까지는 공부를 대강 해서 B나 C도 제법 많았고, 딱히 그 학점을 채우겠다고 재수강을 하지도 않았다. 어차피 재미없는 수업이라 그런 점수가 나온건데 그걸 메꾸겠다고 다시 그 재미없는걸 듣느니 그냥 그 학점 받고 말지 이런 심정이었던터라 내 학점은 좀 처참하다.

 

그런데 서평을 쓰다보니 문득 깨달았다.

 

"일의 성패는 마지막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미 결정된다. 시험의 결과도 시험을 치른 뒤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공부의 과정에서 합격자와 불합격자는 이미 결정된다. 시험은 단지 그 결과를 확인하는 절차에 불과하다. (중략) 정확히는 시험을 본다기보다 합격을 확인하러 갔다. 입법고시 시험을 마친 직후 시험이 어땠냐고 물은 친구에게 내가 답한 말은 이랬다."나 합격했어. 내가 떨어지면 이 시험에 붙을 사람 없다. 다만, 수석합격은 장담하지 못하겠다." (한 번이라도 모든 걸 걸어본 적 있는가 - p.86)"

 

 

하하하!! 갑자기 웃음이 터져나온다.

책을 읽으면서 이젠 독서노트를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마음에 드는 문구가 있으면 노트에 적어두었다.

서평 쓸 때 참고도 하고, 나중에 다시 읽어보며 마음을 다잡아야지 하면서 이것저것 필사해 두었는데, 막상 서평을 쓰다보니 엉뚱한데서 깨달음을 얻고 이 부분이 어디서 본거더라 하면서 다시 책을 뒤적였다.

 

저자의 말대로 난 이미 레포트를 쓰면서 A+를 확신했다.

정말 그 전에도, 그 후에도 그렇게 열심히 레포트를 쓴적이 없었다.

이번에는 분명히 A+라고 확신한 것은 그때가 정말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미 결정이 난 것이었고, 성적 나오는 날 그것을 확인한 것 뿐이었다.

 

어쩌면 그 당시의 나는, 그때의 나로서는,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걸어서 그 레포트를 썼는지도 모르겠다.

잊고 있던 어떤것이 문득 떠올라서 서평을 쓰는 이 시간이 갑자기 벅차오른다.

 

아마도 나는, 이 서평을 쓰고 엔터키를 누르면 또 잊어버릴 것이다.

내가 깨달았던 것을, 결심했던 것을, 아마 또 잊어버리겠지.

 

하지만 그래도 또 읽고, 또 쓰고, 또 잊어버리면서 계속 반복할 것이다.

 

"중요한 건 매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 점이 이어져 선이 되고, 면이 되고, 나중에는 멋진 그림으로 바뀔 것이라는 믿음이다. (한 번이라도 모든 걸 걸어본 적 있는가 - p.41)"

 

매일매일 충실히 점을 찍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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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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