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역니은
  1. 국내음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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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MP3보다 CD가 좋습니다.

미국, 일본 등 여타 국가와 달리
CD에서 MP3(다운로드)로의 이행이 급격하게 진행된 대한민국에서는 '음반불황'의 여파 속에 더욱더 CD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즉, CD가 팔리지 않는다고 말해지는 지금의 시대, 굳이 CD를 사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었달까요?

그럼에도, CD를 구매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저 역시 CD를 구매하는 쪽에 속합니다만, ^^;

여러분들은 CD를 구매하시는 편이신가요?
아니면 MP3를 (유료)다운로드 하시는 편이신가요?





며칠 전 친한 친구로부터(블로그 운영 및 음악을 좋아하는 것까지 다 알 정도의) "너, CD 사는 거 돈 안아깝냐?"라는 추궁을 받았습니다.

팝, 가요, 락, 일본음악 등 오래전부터 제가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안 친구였지만, 지금까지도 CD 구매에 상당량의 돈을 지출하고 있는 제가 좀 한심스러웠던 모양입니다.

그 질문을 받고, 차분하게 이유를 둘러대며 설득했지만 친구놈은 영~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표정이더군요...;;

그때 친구놈에게 둘러댔던 변명들과 몇가지 의견들을 더해 상에서 좀 끄적여 볼까 합니다. ^^;


내가 CD 구매를 고집하는 5가지 이유



하나.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이유 필요없이 그저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성의 없는 답변인가요? ^^;
여러분들은 어떤 대상이나 물건을 좋아해 본 적 있으신가요?
그리고 그 좋아하는 대상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으셨나요?
그것으로 인해 결국 구매로까지 이어지지 않으셨나요?
아마 거의 모든 이 한 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CD를 사는 가장 큰 이유는 (아티스트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소유하고 싶기에. 단지 그것뿐입니다.



둘. 아티스트를 응원하고 싶기 때문에


이제는 좀 더 구체적인 이유를 얘기해 보고 싶습니다.
제가 왜 CD를 사는가 하면, 소리의 질이 역시 다르다! 라고 할 정도의 훌륭한 귀를 소유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역시 (아티스트에게)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언젠가 제가 좋아하던 모 인디 밴드가 라이브 상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CD가 팔려서, 좀 더 많은 음악을 내보내고 싶다고." "아무리 좋은 곡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아 내보내는 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그 말을 듣고선 "그래 그랬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모 지인으로부터 매우 멋진 노래를 들려주던 밴드가 있었는데, CD가 팔리지 않아 해산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CD는 좋다고 생각하는 한 계속 사고 싶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셋.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기 때문에


CD를 사는 이유로서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타인에게) '추천'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추천해 그 사람도 좋아하게 되어 버린다고 하는 '쾌감'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누군가에게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추천한다고 하는 것만큼 큰 '보람'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블로그, SNS, 인터넷 스트리밍 사이트 등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너무나도 잘되어 있는 요즈음 시대에 CD로서 추천한다고 하는 것은 좀 번거롭고, 비효율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디지털(MP3)로 접하는 것과 아날로그(CD)로 접하는 것은 중량감부터 틀립니다. 쟈켓과 가사 카드를 보고 여러 가지를 느끼면서 이해하는 것과 패스트푸드처럼 단 시간 내에 소비되어 이해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겠지요. 또 지출이라고 하는 타격을 입지만 그것을 웃도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마이너스로부터의 플러스가 기분이 좋다고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넷. 제대로 음악을 즐기고 싶기 때문에


며칠 전 친구놈에게 "너 돈 안아깝냐?"라고 추궁받았을 때, 솔직히 공감이 가는 면도 없진 않았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무료로(약간의 지출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대에, "나는 왜 MP3 다운보다 CD 구매를 고집하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마음속으로의 질문.
전 그 질문에 '제대로 음악을 즐기고 싶기 때문에'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CD는 소리만이 아닌 쟈켓, 가사 카드, 일부 특전 등 모두 뭉뚱그려 하나의 작품과 같습니다. 사실 CD 사놓고 바로 리핑해 MP3P로 즐기는 날이 부지기수이고, 컴퓨터나 오디오로 CD를 듣는 일도 적습니다. 하지만, 저는 CD장에 진열해 놓은 것을 바라보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입니다. 서포트 멤버는 누가 참여했는지? 라든가, 스페셜 땡스에는 어떤 사람들이 거론되었는지? 라든가 발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사운드를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서, CD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사람이 열심히 만든 '작품'을 정당하게 손에 쥐어, 제대로 듣고 싶다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팔리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팔리지 않으면 그들은 일(음악생활)을 제대로 해나갈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것이 싫습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앞으로도 멋진 음악을 들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미력이나마 제대로 대가를 치르고, 제대로 듣고 싶다고 하는 것.
그러니까 그것이(CD를 구매하는 것) 아깝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와 달리 어쩐지 좀 좋아지지 않게 되었다고 생각되면, 가차없이 사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



다섯. CD(추억)가 사라지는 것이 슬프기 때문에


앞서 많은 이유가 나왔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본질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CD'가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고 하는 불안감.
CD장 속에 자리한 나의 '추억'이 영원하지 못할 것 같은 아쉬움.
전 세계적인 음반불황 속 아이튠즈를 위시한 MP3 다운로드 물결에도, 미국이나 일본은 CD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CD를 발매하고자 하는 아티스트들의 의지는 아직 굳건한 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밀리언을 넘기거나 수백만 장 이상씩을 파는 횟수가 줄어들었다고 할지언정, 아티스트들이 CD를 발매하지 않고 MP3(디지털 싱글)로만 활동하는 사례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CD가 가진 기록 매체로서의 우수성과 MP3만으로는 전해지지 않는 아티스트의 진실한 울림을 통감하고 있어서일까요? 하지만, 국내의 사정의 매우 암울하기만 합니다.
그나마 싱글 제도가 정착된 미국, 일본과 달리 너무 급격하게 CD에서 MP3로의 이탈이 진행되었습니다. 게다가 대기업들의 음원 유통 장악으로 저작권자에 대한 정당한 분배 구조가 정착되지 못했으며, 아티스트들은 손쉽고 간편한 디지털 싱글로의 발매가 잦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일회성 곡들이 범람, CD를 발매해도 그 퀄리티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증가하게 되었고, 결국 사람들은 CD와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CD가 자취를 감출 날이 올지도 모르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만약 CD가 사라지면 어떨까요? 저는 정말이지 매우 슬플 것 같습니다. ㅜㅜ
저는 조금 아날로그적인 인간인지 몰라도, 형태로 남겨두지 않으면 그 때밖에 듣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실제로 CD를 사, 쟈켓을 즐기고, 가사 카드를 들고, 음악을 플레이하기 전의 그 두근두근함을 만끽하면서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몇 년 지나도, 과거의 CD를 CD장에서 꺼내어, 또 똑같이 두근두근하면서 듣고 있습니다. 당시의 추억과 아티스트에 대한 팬심을 떠올리면서 말이죠. 저는 앞으로도, CD(추억)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소박한 마음으로 열심히 CD를 구매를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







에필로그.


어떤 식으로 느끼셨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잘나서 이런 글을 쓴 것도 아니고, CD를 달마다 수십 장씩 구매하는 마니아라서 쓴 것도 아닙니다.
그저 MP3보다는 CD 구매하는 쪽을 좀 더 선호하는 편으로 CD가 주는 매력을 어필하고 싶었습니다.


주로 J-POP 음반을 구매하는 편인데, 요새는 미친 환율 때문에 사고 싶어도 못사는 일이 잦아지고 있네요. 그나마 라이센스되는 아티스트들은 그것으로 만족하고 있지만서도...;;
저도 사람인지라 공짜 좋아하고, 불법 다운로드도 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요.
제가 말하고 싶은 점은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아티스트라면 CD 정도는 구매해주는 것이 팬에게나 아티스트에게나 서로에게 좋은 일이 아닌가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구매나 사재기가 좋다는 뜻은 아니고요,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진실된 구매!
MP3가 전해주지 못하는 CD만의 매력을 많은 분들이 느끼시고, 동참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땅에서 CD가 사라지는 불상사는 제발 일어나지 않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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