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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ah
  1. 아이들과 관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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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설문대 할망
글쓴이
임어진 편저/편형규 그림/최원오 기획,감수
해와나무
평균
별점9.6 (10)
parkah

세상 모든 것에는 생겨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처음으로 생겨난 것을 기원이라 하고, 기원을 다룬 옛이야기를 유래담이라 한다.


 



 


 


오늘날 과학적으로 푸는 궁금증을 옛사람들은 이야기로 풀었다고 한다. 그것의 뒷면엔


사람들의 바램이나 행동이 낳은 결과가 들어 있고, 그것은 끝없는 상상을 끌어내 감성적 풍요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정해진 틀이 제공하는 만화적 상상의 한계에, 도전하고 부숴 아이템을 얻는 게임의 반복적인 마수에 젖은 아이들에게 우리의 기원을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어 선택한 책였다.


 


 



 


 


초등학교 2학년 읽기 교과서에서 봤던 설문대할망은 내게 생소한 재미를 줬다.


설마한들 뾰족하게 만든 한라산을 엉덩이 걸치기 마땅찮다고 뚝 떼내 던져 버렸을라고~


우도에다 한발 뻗고 서귀포 앞 범섬에 다른 발 뻗어 성산봉 빨랫판 삼아 빨랠 했을라고~



 


"옷감이 모자라지만 않았어도 제주도는 땅이랑 연결 됐다? 그 할망 야속하기도 하지, 없는 걸 어쩌라고! 좀 놔주지~"


"봐봐, 앞섶이 제대로 여며지지 않았다잖아. 가슴이 보일락 말락할텐데 뿔딱지 안나겠냐, 할망이래도 말이지!"


덕분에 아이들 뚝 떼놓고 제주도 올레길 투어를 했던 4년전의 가을이 생각났다, 그때가 좋았는데...


 


 



 


 


내겐 무척 낯익은 이야기였지만 아이들 반응을 통해 듣는 이야기는 또다른 웃음이 돼줬다.


번쩐 생겨난 기원을 굽이구비 옛이야기 형식으로 묶은 일곱가지의 서로 다른 이야기라 번갈아 가며 읽도록 했더니 글이 길다고 투덜대던 아이들은 끝장을 손에 꼭 쥔채 서둘러 읽으려고 조급증을 냈다, 그러다 이야기에 묻히면 어느새 흥미가...!


 


"그런데 이상하지 않아? 사람이 동물보다 못하단 얘기야? 동물은 은혜를 갚는데 사람은 은혜를 엎는단 말이잖아!"


"야 너는 듣고 싶은 말만 듣잖아, 하기 싫은 일은 못들은 척 하잖아.


그게 언제 적 일인데 두고두고 은혜 입은 마음을 갖고 사냐, 나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밤송이 이야기에 제 모습이 그려지나보다.


 


"진짜 못땠다. 어떻게 자기 오빠를 관아에 넘겨서 상 받으려 드냐? 친동생보다 남엣사람이 훨씬 낫네. 처남이란 사람... 근데 엄마... 왜 스님을 관아에 바치면 상을 줘? 스님은 옛날에 사람도 아녔어?"


"신기해 신기해. 밥풀이 살아났잖아, 반짇고리에서 바늘 먹더니 쇠붙이는 닥치는데로 먹어서 덩치를 키워 위협했어. 얼마나 뿔딱지 났으면 그 오빠 스님... 이렇게 해서 한바탕 난리를 쳤을까? 나도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세상을 내손안에 쥘텐데!"


 


 



 


 


지독한 욕심쟁이 형에 반해 찢어지게 가난해도 마음은 고왔던 동생이 먹을걸 구하지 못해 터덜터덜 걷다가 노인의 도움으로 도깨비 맷돌 얻게 된다.


차근히 듣고 필요한 만큼만 얻고 팔았던 동생에 비해 눈앞에 쏟아지는 진귀함에 눈이 먼 이들에겐 요물단지에 불과했다.


"적어야지, 잊어버리지 않게! 나오는 주문, 멈추는 주문. 그걸 잊어버리면 맷돌은 망할 물건이지 뭐가 보물이야~"


 


짖궂은 장난으로 미운털 촘촘히 박힌 동박삭은 길바닥에 딩구는 뼈다귀를 모두 제 집 곳간에 가져다 놓는 이상한 버릇이 있었다.


어느날부턴가 동박삭의 죽음을 안 뼈다귀들의 울음소리 때문에 수명을 늘리게 된 사잣밥의 유래는 무척 흥미로웠다.


"저승차사만 잘 대접하면 더 살 수 있는 거네? 그런데 어떻게 봐, 그 서커먼 모자 쓴 아저씨를?"


"웃기다, 열 십(十)자 위에 한 획을 그었더니 일천 천(千)이 됐어. 고치기 진짜 쉽다~"


 


욕심대로 고을 백성들 재산을 가로채며 인심 사납게 굴어 백성들이 빽~ 소리도 못지르는


야박한 고을 원님이 괘씸했던 염라대왕은 차사를 시켜 잡아오게 했다. 제명대로 살리지 못할만큼 괘씸했지만 제명을 거스를수도 없었던지라 저승곳간에서 쌀 삼백석을 내야만 보내주겠다고 했더니...


"뭐야, 저승곳간도 있어? 그런데 살아서 베푼 덕만큼 쌓인다고? 그거는...
착하게 살라고 지어낸 말이겠지! 저승이 얼마나 넓다고 자기 몫의 곳간을 죄다 놓겠냐? 남아날 터가 없겠다!"


"근데 남의 걸 빌려서 내도 돼? 헐~ 저승도 이승이랑 똑같네, 빌리고 빌려주고~ 그럼 죄다 나오면 돼지,


저승일을 어찌 기억하냐고 시침 뚝 떼면 뭐랄거야. 기억을 지우는 강이 있다매, 그래서 잊어버렸다 우겨~"


 


 



 


 


작년 한해 읽기 교과서에서 배웠던 이야기가 실려 아이들에게 생소하진 않았다.


다만 그 이야기를 읽고 받아들이는덴 그 나이만큼의 열린 마음대로 다름을 느낀다.


 


"한라산에 엉덩이 걸치고 산 설문대 할망은 어디 누워 자, 그 큰 덩치를? 먹고 살기 불편한 제주도에 정말로 살았을려구~"


"홍수로 죄다 쓸어버리고 동물과 사람을 살려 그 후를 본 건 나빠, 사람은 빨랑 잊잖아. 욕심이 생기잖아.


동물은 그런게 없지 않아? 있는데로 살면 그뿐인 단순쟁이잖아!"


"밥풀데기가 쇠 먹는 괴물이 됐다니, 겁 주고픈 마음에서겠지. 스님 잡아먹는 관아가 미워서~"


"도깨비한테는 신기한 보물이 무조건 많다고 믿게 해. 그런데 누가 가져다 쓰냐에 따라 잘 되기도 못 되기도 하는데


왜 경고가 없어? 사용설명서를 제대로 줬어야지, 물건을 그렇게 함부로 파냐?"


"사람이 삼천년을 살면 어떻게 늙어 가? 할아버지로 이천년 이상을 사는게 좋을리가 없잖아. 뻥이 너무 심해~"


"혼이 빠져도 다 기억해? 이승과 저승은 종교에서나 하는 말 아냐? 그걸 왜 믿어, 그냥 지금 잘 살면 됐지!"


"호랑이가 찔끔찔끔 떼먹는게 잔인해. 한방에 잡아먹지 팔 떼고 다리 떼서 그렇게 야금야금 먹어치우냐?


살 수 있을거란 필요없는 희망 때문에 걔네들 엄만 죽을뚱 살뚱 벗어나려 애썼잖아. 못땠어, 비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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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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