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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y1427
- 작성일
- 2021.12.28
밀회
- 글쓴이
- 윌리엄 트레버 저
한겨레출판
'그날 밤이 불러낸 유령이 이곳에 있었다.
한때 그녀 자신의 모습으로.'
이 마지막 문장에 한참 머물러 있었다.
#밀회 #윌리엄트레버 #한겨레출판 @hanibook
_
열두 편의 단편 중 첫 번째 단편
<고인 곁에 앉다>의 마지막 문장이다.
스르륵 넘길 수도 있었는데 놓아지지 않았고, 다른 열한 편의
단편들도 쉬이 읽히지가 않았다. 이 분은 도대체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거지? 어렵다ㅠㅠ
_
두어번을 뒤숭숭하게 다시 읽었다.
이유를 모르겠는데 묘하게 마음이 건드려진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 책에서 유독 자주 눈에 띄던 문장이다.
읽고 또 읽으면서 느낀점은
이 모호한 단편 소설들은, 문장 한 줄 한 줄에 얽히는
집요함을 걷어내고서야 보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_
남편의 죽음으로 끝난 23년의 결혼생활에 애정이라곤 없는
에밀리는, 이해받지 못할까 마음이 쓰이지만 오히려 홀가분하게
난생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그들 부부 관계의 본질을 털어놓는다.
그라일리스의 사랑은 아이러니하다. 불온한 관계이지만
불순하지않다. 오히려 외도녀의 상속을 거부하며 그 사랑을
덤덤하게 간직한다.
에벌린의 저녁 외출은 화끈하지만 방식은 왠지 꺼림직하고
그와중에 신념(?)이 다른 두사람이 만나 서로를 인정하고
상대의 존엄을 존중한다.
로즈는, 로즈는 개인적으로 이입이 많이 되었다.
개인교습 선생의 집에서 선생의 아내가 수업중에 외도를 한다.
로즈는 알고 있었고 부버리 씨는 모른다. 아니 사실은,
부버리 씨는 로즈가 알고 있었다는 것까지 알고 있다.
타인을 해하고 싶지않은 마음과, 배려가 무시당한 마음,
자신의 무해한 의도가 상대에게 예상치 못한 화살이 되어버렸을 때 무너져버린 마음들이 로즈를 울게 만든다. 그순간이 무척 아팠다.
_
평범하지 않은데 지나치게 단조롭다.
지루할법도 한데 자꾸 집착하게 된다.
이유를 알 수 없었던 게 아니다.
알고싶지 않았거나 너무 알고있는 가슴 깊은 곳의
은밀한 이야기다.
아름다움까지는 솔직히 모르겠으나
이 책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면,
나는 이제 조금은 공감 할 수 있겠다.
사실은, 누구에게나 있을 사랑의 잔재들이다.
_
세 번 정도 읽고나니 울림이 짙다.
그래도 어려워서 못읽겠다 생각하는 찰나,
옮긴이의 말이 눈에 들어온다.
' 어떤 소설은 빠르게 이해하려는 자세가 아니라
가만히 따라가는 자세로 읽어야 한다는 것을.'
그래. 윌리엄 트레버의 글은 이렇게 읽어야한다.
*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 1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니포터 #밀회 #독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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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그녀 자신의 모습으로.'
이 마지막 문장에 한참 머물러 있었다.
#밀회 #윌리엄트레버 #한겨레출판 @hani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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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편의 단편 중 첫 번째 단편
<고인 곁에 앉다>의 마지막 문장이다.
스르륵 넘길 수도 있었는데 놓아지지 않았고, 다른 열한 편의
단편들도 쉬이 읽히지가 않았다. 이 분은 도대체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거지? 어렵다ㅠㅠ
_
두어번을 뒤숭숭하게 다시 읽었다.
이유를 모르겠는데 묘하게 마음이 건드려진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 책에서 유독 자주 눈에 띄던 문장이다.
읽고 또 읽으면서 느낀점은
이 모호한 단편 소설들은, 문장 한 줄 한 줄에 얽히는
집요함을 걷어내고서야 보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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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죽음으로 끝난 23년의 결혼생활에 애정이라곤 없는
에밀리는, 이해받지 못할까 마음이 쓰이지만 오히려 홀가분하게
난생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그들 부부 관계의 본질을 털어놓는다.
그라일리스의 사랑은 아이러니하다. 불온한 관계이지만
불순하지않다. 오히려 외도녀의 상속을 거부하며 그 사랑을
덤덤하게 간직한다.
에벌린의 저녁 외출은 화끈하지만 방식은 왠지 꺼림직하고
그와중에 신념(?)이 다른 두사람이 만나 서로를 인정하고
상대의 존엄을 존중한다.
로즈는, 로즈는 개인적으로 이입이 많이 되었다.
개인교습 선생의 집에서 선생의 아내가 수업중에 외도를 한다.
로즈는 알고 있었고 부버리 씨는 모른다. 아니 사실은,
부버리 씨는 로즈가 알고 있었다는 것까지 알고 있다.
타인을 해하고 싶지않은 마음과, 배려가 무시당한 마음,
자신의 무해한 의도가 상대에게 예상치 못한 화살이 되어버렸을 때 무너져버린 마음들이 로즈를 울게 만든다. 그순간이 무척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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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 않은데 지나치게 단조롭다.
지루할법도 한데 자꾸 집착하게 된다.
이유를 알 수 없었던 게 아니다.
알고싶지 않았거나 너무 알고있는 가슴 깊은 곳의
은밀한 이야기다.
아름다움까지는 솔직히 모르겠으나
이 책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면,
나는 이제 조금은 공감 할 수 있겠다.
사실은, 누구에게나 있을 사랑의 잔재들이다.
_
세 번 정도 읽고나니 울림이 짙다.
그래도 어려워서 못읽겠다 생각하는 찰나,
옮긴이의 말이 눈에 들어온다.
' 어떤 소설은 빠르게 이해하려는 자세가 아니라
가만히 따라가는 자세로 읽어야 한다는 것을.'
그래. 윌리엄 트레버의 글은 이렇게 읽어야한다.
*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 1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니포터 #밀회 #독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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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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