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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moon
- 작성일
- 2019.12.17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
- 글쓴이
- 페터 볼레벤 저
더숲
나무는 평생 수많은 풍파를 겪는다. 바람이 수관을 채찍질하면 나무줄기가 탄탄한 구조로 만들어졌는지 검증을 받는다 섬유의 결이 일정하지 않으면 나무줄기가 구부러지거나 분지가 생긴다. 그러다가 목질이 갈라질 수 있다. 실제로 나무는 목질의 갈라짐을 느낄 수 있어서 아파한다. 통증은 절박함을 알리는 경고 신호 아닌가? 그래서 우리도 통증을 무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이처럼 목질의 상처는 나무에게 극심한 통증일 수 있다. (71쪽)
나무가 통증을 느낀다니... 갑자기 마음이 막 아려온다. 나는 피부가 좋지 못해 겨울이면 툭하면 습진에 시달리고 그러다가 손가락과 손톱 사이의 피부가 쩍 갈라져 피가 줄줄 흘러 병원으로 달려가기를 반복한다. 그 고통이란... 피부가 갈라졌을 때 그 정도도 아픈데 나무는 목질이 갈라져 극심한 통증을 느끼다니... 책 속의 삽화를 보니 나무 줄기에 이질적으로 부풀어 오늘 부위가 있는데 이건 갈라진 적이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마치 켈로이드 피부처럼 나무껍질이 주위의 매끄러운 부분들과 달리 부풀어 있다. 게다가 나무에 철조망을 고정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아무리 만물의 영장으로서 식물과 동물을 인간의 편의에 따라 쓸 수 있다고 하지만 너무나 무자비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나무의 다양한 면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나무의 병에 관심이 많이 갔다. 인간의 병에도 관심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오며 가며 가로수나 아파트 단지 안에 심겨진 나무들을 보며 나무껍질이나 울퉁불퉁한 자국, 태풍에 기울어진 모습의 나무들, 아파트 근처에서 있었던 화재 때문에 그을은 나무들을 보면서 잘은 모르지만 뭔가 병증이 있는 것 같다고 느껴왔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아무래도 좋지 않은 환경에 많이 노출이 되니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수많은 나무의 병 중에서 대표적인 것들을 소개하고 있다.
목마름, 인간의 혈액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한 수액의 흐름 중단, 축 늘어진 나무, 병충해, 화상, 폭풍, 그리고 상상도 못한 암이라는 병까지. 나무도 암에 걸린다고? 균류에 의한 암이며 인간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건강 이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고 한다. 즉 충분한 햇빛과 적합한 토양 등으로 건강했던 나무라면 웬만해선 병에 걸리지 않지만 상처가 난 부분의 균열을 통해 균류가 침입하고 그 공격을 속히 차단하지 않으면 상처가 점점 커진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겨울에 길의 결빙을 막기 위해 뿌리는 염화칼슘이 나무를 병들게 한다는 것이다. 즉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한 셈인 것이다. 소금 대신 흙이나 잘게 부순 돌을 뿌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흙이나 돌은 하수구 등을 막히게 하지 않나? 문외한이라 여러 물질들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의 편의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갈 자연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살아있는 생명이고 생명을 대하는 태도가 사회와 사람들의 수준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이 책이 나무의 특성들을 명상의 재료로 삼은 에세이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뼛속까지 철저한 과학책이다. 그러나 에세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강력한 무기에 기반한 감동과 울림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나무들을 더 알고 더 사랑하게 되었다. 자연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철저한 자연주의자는 아니다. 나 자신이 도시를 좋아하고 그것도 사람의 손으로 인공적으로 가꿔진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를 선호하기 때문에 나무에게 있어서의 최상을 주장할 자격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언제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을 대할 때나 자연을 대할 때의 '태도'이다. 그것은 존중과 경의이다. 내게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에 오히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자 하는 부분이다. 사람을 존중하고 경의를 가지고 나무를 존중하고 경의를 가지고 대해야 할 것 같다.
나무가 통증을 느낀다니... 갑자기 마음이 막 아려온다. 나는 피부가 좋지 못해 겨울이면 툭하면 습진에 시달리고 그러다가 손가락과 손톱 사이의 피부가 쩍 갈라져 피가 줄줄 흘러 병원으로 달려가기를 반복한다. 그 고통이란... 피부가 갈라졌을 때 그 정도도 아픈데 나무는 목질이 갈라져 극심한 통증을 느끼다니... 책 속의 삽화를 보니 나무 줄기에 이질적으로 부풀어 오늘 부위가 있는데 이건 갈라진 적이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마치 켈로이드 피부처럼 나무껍질이 주위의 매끄러운 부분들과 달리 부풀어 있다. 게다가 나무에 철조망을 고정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아무리 만물의 영장으로서 식물과 동물을 인간의 편의에 따라 쓸 수 있다고 하지만 너무나 무자비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나무의 다양한 면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나무의 병에 관심이 많이 갔다. 인간의 병에도 관심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오며 가며 가로수나 아파트 단지 안에 심겨진 나무들을 보며 나무껍질이나 울퉁불퉁한 자국, 태풍에 기울어진 모습의 나무들, 아파트 근처에서 있었던 화재 때문에 그을은 나무들을 보면서 잘은 모르지만 뭔가 병증이 있는 것 같다고 느껴왔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아무래도 좋지 않은 환경에 많이 노출이 되니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수많은 나무의 병 중에서 대표적인 것들을 소개하고 있다.
목마름, 인간의 혈액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한 수액의 흐름 중단, 축 늘어진 나무, 병충해, 화상, 폭풍, 그리고 상상도 못한 암이라는 병까지. 나무도 암에 걸린다고? 균류에 의한 암이며 인간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건강 이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고 한다. 즉 충분한 햇빛과 적합한 토양 등으로 건강했던 나무라면 웬만해선 병에 걸리지 않지만 상처가 난 부분의 균열을 통해 균류가 침입하고 그 공격을 속히 차단하지 않으면 상처가 점점 커진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겨울에 길의 결빙을 막기 위해 뿌리는 염화칼슘이 나무를 병들게 한다는 것이다. 즉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한 셈인 것이다. 소금 대신 흙이나 잘게 부순 돌을 뿌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흙이나 돌은 하수구 등을 막히게 하지 않나? 문외한이라 여러 물질들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의 편의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갈 자연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살아있는 생명이고 생명을 대하는 태도가 사회와 사람들의 수준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이 책이 나무의 특성들을 명상의 재료로 삼은 에세이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뼛속까지 철저한 과학책이다. 그러나 에세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강력한 무기에 기반한 감동과 울림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나무들을 더 알고 더 사랑하게 되었다. 자연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철저한 자연주의자는 아니다. 나 자신이 도시를 좋아하고 그것도 사람의 손으로 인공적으로 가꿔진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를 선호하기 때문에 나무에게 있어서의 최상을 주장할 자격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언제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을 대할 때나 자연을 대할 때의 '태도'이다. 그것은 존중과 경의이다. 내게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에 오히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자 하는 부분이다. 사람을 존중하고 경의를 가지고 나무를 존중하고 경의를 가지고 대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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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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