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자연과 과학。

미라클
- 작성일
- 2013.12.11
친절한 과학책
- 글쓴이
- 이동환 저
꿈결
아르's Review |
처음부터 끝까지,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보고 난 느낌이다. 난이도 때문에 버겁거나 혹은 어디선가 보았던 내용들이기 때문에 식상하거나 하는 점이 없이 새로우면서도 즐거운 내용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렇기에 한번 펼치자 마자 금새 마지막 페이지로 도달해 있었으며 개인적으로 다큐멘터리 애청자로서 이 책의 내용들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도 손색이 없겠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이 한 책에 푹 빠져 감성과 이성을 가득가득 채워 풍족해진 느낌이다. 과학에 대해 어렵다, 라는 느낌보다는 재미있고 즐겁다, 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책이었는데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그것도 주변에서 종종 들어왔던 것들에 대해 다루고 있기에 훨씬 이 책의 내용들이 가깝게 다가온 듯 하다. 독버섯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그저 먹지고 못한 독버섯은 대체 왜 그리 많이 피어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졌던 나는, 다분히 인간의 시각에서 바라본 편협한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독선이었던가를 배우게 되었다. 인간의 관점에서만 바라본 지구는 그 안에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으로 나뉘겠지만, 자연의 모습에서 본 인간은 굳이 없어도 되는 존재였다. 아니, 오히려 없는 것이 지구에는 훨씬 이로울 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지구에겐 진정한 독버섯은 인간일 테니 말이다.
독버섯은 가열하거나 조리를 해도 독소가 파괴되지 않는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식용 버섯과 독버섯을 구분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인간에게 해를 주는 독버섯도 자연에서는 분해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독버섯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자연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말이다. 독버섯은 지구의 주인이 자연이지 결코 인간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본문
나비의 날개 짓 한번이 지구 반대편에서는 회오리 바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른바 ‘나비효과’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나 책 안에서 몇 번 마주한 적이 있기에 그저 그 내용이 현상의 전부일 것이라 생각했다. 이 책 안에서 역시 ‘나비효과’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는데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금방 읽어 넘겨야지, 하며 읽기 시작한 책 안에는 나비효과의 의미에 대한 기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고 왜 이것이 나비효과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지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기후 예측을 위해 변수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는 이 현상은 정말 실생활에서는 미미한 것들이 엄청난 차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 실생활에서 0.000001과 0.001의 차이를 말해보시오’ 라고 한다면 그 누구든 어차피 거의 없는 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소수점 여섯 자리와 셋째 자리의 차이는 그다지 중요한 숫자가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기후를 예측하기 위한 과정 속 이 차이는 엄청난 결과를 불러 일으켰다. 1,000분의 1 차이는 무시해도 될 만큼 미미한 숫자라고 보았고 기상 예측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엄청났다. 1,000분의 1차이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나비의 날갯짓이 허리케인이 되어 버린 셈이다 ‘나비’라는 용어가 나온 이유는 연구 결과 도출된 수치를 화면에 표시하고 보니, 그 모습이 나비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본문 또 하나의 흥미로운 이야기는 바로 호르몬에 관한 내용이었다. 생물시간에 테스토스테론이라던가 에스트로겐이라던가 호르몬에 관한 내용들에 대해 배운 적은 있으나 실상 우리 몸 안에 있다는 이것들을 단어로 마주해서는 그다지 실감이 되지 않았다. 만질 수도 보이지도 않는 것들이 우리 몸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고 때론 어쩜 이 모든 것이 이토록 자연스럽게 때에 맞춰서, 그들 스스로 움직이는 것일까? 라는 고민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러한 고민도 그저 잠깐이고 또 다른 것들에 눈이 돌아가곤 했는데 이 책 속에서 마주한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생각보다 그 이상의 현상들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남성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어떻게 될까? 다시 말해 균형이 맞지 않는다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일단 이른 나이에 머리가 벗겨지기 시작한다. 대머리가 된다는 말이다. 더 큰 문제는 테스토르테론이 자기 면역 시스템을 파괴한다는 점이다. 즉 질병에 약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가 여성보다 수명이 짧은 이유 가운데 하나로 테스토스테론을 들기도 한다. –본문 수치나 실험 등 복잡한 수식이나 용어만이 가득할 것 같은 과학 안에서 너무도 익숙한 내용들을 마주하면서 그 동안에는 그저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무엇보다도 복잡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닌 누구나 쉬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서 보는 내내 즐거움에 환호를 지르게 한다. 계속해서 알고 싶어지는 과학을 만나 그 언제보다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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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 빌 브라이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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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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