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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바다가 들린다 (2Di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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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8.9 (7)
피오니즈
이 애니메이션이 처음 만들어진 1993년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아마도 96년이나 97년 중 하나임에 유력한  오래전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 빠져 어둠의 경로를 통해 지브리의 비디오테이프를 하나 둘 사들여가던 중 사전 정보없이 우연히 알게된 애니메이션이 바로 이 <바다가 들린다>였다. 처음엔 멋드러지게 지어진 제목에 끌렸고, 그 다음엔 예쁜 그림체에 빠졌으며, 그렇게해서 적지않은 돈을 주고 구매한, 그러나 화질과 자막은 영 아니었던 비디오를 보고 난 후엔 그 스토리에 반해버린.. 그래서 세번 씩이나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애니였지만, 어쩐지 꽤 오랜동안 쭉- 잊고 지냈더랬다.

 



 


리카코가 도쿄에서 전학와 교무실에서 면담하는 모습을  교실에서 마츠노가 바라보는 장면



 


 


얼마전 개봉한, 미야자키 고로(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가 연출한  <고쿠리코 언덕에서>를 보며 문득 이 애니가 다시 떠오르기는 했었지만, 콤보를 통해 재생된 비디오의 저질 화질에 질려 채 오분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보기를 그만두었다. 국내에서도 DVD가 출시되었지만 꽤 고가여서 개인적으로 빠듯한 주머니사정과 넘쳐나는 위시리스트를 고려할 때,이미 서너번은 넘게 봐 스토리를 다 꿰고있는 애니에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은 아무래도 아니었다. 그러던 중 개인물건을 정리하다가 여닫이서랍 한 구석에서 먼지와 많이 친해진 CD 케이스를 발견했다. 열어보니 CD는 <에반겔리온>, <아즈망가 대왕> 등 예전 즐겨보던 TV 애니메이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중에는 <아키라(AKIRA)> 등 몇 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 중에서 발견된 것이 바로 이 <바다가 들린다> 다.


 



 


리카코가 테니스를 치는 모습을 바라보는 모리사키. 스매싱할 때 배꼽이 살짝 보이자 눈이 동그래진다


 


 


이 파일 역시 한창 P2P 프로그램들이 제대로된 규제도 없이 인터넷을 주름잡던 시기에 입수된 것이어서 DVD 수준의 화질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비디오의 화질에 비하면 '감사합니다..'를 연발해 읊을 수준은 되었다. 이미 여러차례 보아온 터라 새로울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음에도 재미있게 보았다. 요즘들어 예전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특별히 재미있어진 볼꺼리 중 하나는 지금은 이미 사라져버린 여러가지 생활용품들. 카세트 테이프, 더블데크 오디오, PC통신, 삐삐(호출기), 워크맨이나 마이마이(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등을 보고 있노라면 아련한 향수 같은게 떠오른다. 지금은 투박하고 불편해 쓰지도 못할 그런 물건들이 당시엔 꽤 첨단의 호사스러움을 선사했었다는 사실에서 격세지감과 그리움을 동시에 느껴보는 기분이 쏠쏠하다고나 할까.


 



 


제일 친한 친구 마츠노가 전학 온 리카코를 소개시켜주는 모습


시선이 리카코에게 머물고 있음을 친구의 얼굴이 잘린 앵글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의 줄거리는 의외로 심플하다. 이전의 다른 지브리 애니가 극장판으로 만들어졌던 것과는 달리 TV용으로 제작된, 일종의 실험작이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제작을 맏았을 뿐, 지브리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나 다카하타 이사오 등은 이 애니메이션 제작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실험작이니 만큼 제작 의도에 젊은 작가들의 육성이 포함되었기 때문. 17.4%라는 이례적인 시청율을 기록했으며, 이후 비디오와 DVD로 제작되었음에도 엄청난 투하 예산을 다 뽑지 못한 지브리는 이후 채산성 문제로 이런 기획을 그만두게 된다. 각광을 받은 좋은 작품임에도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안타까운 뒷끝을 남겨버린 작품.


 



 


애니 속에 등장하는 TV 광고와 모리사키 방에 있는 더블데크


카세트 테이프와 더블데크의 모습이 잊혀진 90년대의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한다


 


 


애니의 주인공으 모리사키 다쿠(杜崎 拓), 모범생이긴 하지만 약간의 반골기질이 있는 청년이다. 일본 시코쿠(四國) 남부의 고치현 고치시(高知市) 태생인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의 사립대학을 다니던 중, 어질러진 자신의 자취방에서 우연히 옛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그 사진은 고등학교 시절 일련의 사건을 통해 특별한 인연을 맺은 무토 리카코(武藤 里伽子)의 사진. 그리고 우연하게도 그날, 토쿄도 무사시노(이 이름을 들으면 영화 <4월 이야기>가 떠오른다^^) JR 기치조지(吉祥寺)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던 중 역 맞은 편에 서 있는 사진 속 낮익은 얼굴을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이틴이나 청춘 영화나 드라마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익숙한 장면


이 애니에서는 남녀가 아닌 친구 둘이서 이런 장면을 연출한다


 


 


이야기는 곧바로 모리사키의 고교시절 회상으로 접어든다. 친한 친구 마츠노에 이끌려 어느날 새로 도쿄에서 전학온 여학생 리카코를 알게되고, 마츠노가 리카코에게 품은 연심을 짐작, 둘 사이가 잘 되기를 도와주려는 마음을 품었음에도, 인연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 상황은 자꾸 어그러지며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히무로 사에코의 원작 소설은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지 읽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원작에 비해 상당 수의 인물과 에피소드가 빠진 애니에서는 솔직히 다소간 억지스러운 전개도 엿보인다. 그래도 90년대의 분위기를 느껴보거나 청춘시절의 여름날의 분위기를 만끽하기엔 전혀 손색이 없는 작품. 원작 소설은 이후 도쿄에서의 다채로운 대학생활의 모습이 담겨있다는데, 이를 다루는 후속작 애니가 안만들어진게 조금 아쉽다. 애니를 만들 당시엔 후속작을 염두에 둔 듯한 설정이 많은데, 아무래도 예산문제로 포기된 듯 싶기도 하다. 소설마저 절판되어 지금은 구해 읽어보기 힘들다.


 



 


JR 기치조지역에서의 두번째 조우


첫번째 만남에서는 리카코가 모리사키를 알아보지 못해 만남이 불발로 끝나지만


두번째 만남에선 리카코도 맞은 편에서 기차를 기다리던 모리사키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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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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