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고.십.생각나눔

박공주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9.10.14
1. 나치의 홀로코스트는 결코 잊혀져서는 안 되는 인간이 만들어낸 비극입니다. 다행히 독일은
지속적으로 그 사실들에 대해 사과하고, 잊지 않고 있지요.
그 중 가장 많은 회자 되는 부분은 바로 유대인 학살입니다. 수용소에서 일어난 일들이
많이 전해지면서 더욱 많은 공분을 사게 되었지요.
그런 유대인들은 왜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만 있었을까요? 물론 많은 이들이 탈출을
감행하기도 하고, 반기를 드는 이들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아우슈비츠도 2500명이나 있었다고 하는데) 어째서 수용적인 태도로 그런 부당한
대우를, 심지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운 그 상황을 묵묵히 감내했던 것일까요? 그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 안에서 잘 지내는 것 혹은 삶을 내려놓는 것 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정말 어려운 질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에게 있어 제일 두려운 것, 제일 아픈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하는 질문이기에 말이다.
아우슈비츠에 갇혀있는 것도 아닌데 조금만 목소리를 내도 바꿀 수 있는 상황임에도 침묵하고 살아가기를 반복하는 나로서는 이 질문이 참 무겁다.
정의롭고 현명한 친구에게 넌 3.1 운동 즈음 태어났으면 태극기 그리고 나눠주고 했을꺼라고 하자, 친구는 영화 '말모이'를 보면서 자신은 절대 못했을 것 같다고 찍소리도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아우슈비츠의 그들도 유대인들도 어쩌면 너무나 두려워서 빅터플랭크의 말처럼 그 상황에서 죽는 건 쉬운 일이니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차선이고 그들이 제일 힘껏 저항할 수 있던 일이 바로 '살아남기'가 아니었을까 한다. 그 상황에서 살아남고 살아가는 일 자체가 그들의 최선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살아남아서 사랑하는 가족, 고국을 되찾는 일. 그게 목표는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실제로 <죽음의 수용소>에서 그런 목표를 잃었을 때 시름시름 앓다 죽는 이들이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런 힘든 상황에서 살아남아 줘서 감사하다고, 그래서 그 잔혹한 역사를 기록해줘서 감사하다고. 다시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는 메시지를..너무나도 힘겨운 희생으로 남겨주셔서 감사하다고 그 시간을 견뎌내신 분들께 인사를 전하고 싶다.
2. 저자는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 누구든 삶을 살아야 할 이유를
알면 쉽게 그 삶을 끝내지 않으며, 희망을 갖고 살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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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자의
내면적 자아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심리적, 육체적 요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감자의 자유의사에 따른
결정에 있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 (126)
- 포괄적인 삶의 의미가 아니라 어떤 주어진 상황에서 한 개인의 삶이 갖고 있는 고유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180)
특히 그 삶의 의미는 모든 생애와 사람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자신의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형태여야 한다고도
강조하지요. 현재 당신의 삶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어떤
구체적인 의미가 당신을 여전히 살아 있게 하나요? 혹은,
당신은 살아 있습니까?
이 질문 역시 나에게는 힘든 질문 같아서 미루다 이제야 답을 하게 된다. 솔직히 지금의 나는.. 죽어있다. 책을 읽고 이렇게 글을 쓰는 시간 외에는 내가 아닌 다른 곳으로 모든 신경들이 가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지금은 그저 살아내고 있는 시간이다. 정말 말 그대로 차라리 삶을 버리는 게 제일 간단할지도 모르겠다, 평온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러기엔 소중한 존재들이 있어 또 살아가고 있다. 객관적으로 보면 뭐그리 힘드냐고 할지도 모르는 상황들이지만, 내게는 힘겨운 시간이다.
그래도 숨은 쉬라고 좋은 사람들, 이렇게 좋은 책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기도 하다.
빨리 그저 살아가는 삶이 아닌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나를 가다듬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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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