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히 읽은 책-서평단

박공주
- 작성일
- 2019.8.28
참 좋았다, 그치
- 글쓴이
- 이지은 저
시드앤피드

나이가 들수록, 사랑도 이별도 그 의미가 바뀌는 듯하다. <참 좋았다, 그-치> 이 책을 대학교 때 만났더라면 펑펑 울며 읽지 않았을까 싶다. 아이를 키우며 무뎌졌던 감성들이 글을 읽으면서 깨어나는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 연애할 때 기억도 떠오르면서 설레이기도 아프기도 하면서 읽어나간 시간이었다.

글과 함께 있는 사진들도 감성적이라 좋았다. 이별했지만, 그래도 별것 아닌 일들로 웃고 울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들. 사랑은 어쩌면 그리 소소한 것도 즐겁고 웃게하던 그게 아니었을까?

시 같기도, 에세이 같기도 한 글들이 가볍게 다가왔다가 무겁게 마음을 울리고 지나간다. 방금 이별하고 돌아서 글을 쓴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글이 현실적이다. 슬프기도, 체념한 것 같기도, 돌아가고프기도 잊고 싶기도, 자책하기도, 미워하기도 한 그 많은 감정들이 글로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다. 이별 후 울고 싶은데 그마저도 마땅치 않을 때 이 책을 핑계삼아 엉엉 울어도 좋을 것 같다.
3개의 파트로 글이 담겨있다.
PART1. 하필 오늘, 이별
PART2. 이별, 참을 만한가요
PART3. 우리는 또다시, 그리고 반드시
제목들도 이처럼 감수성이 흘러넘친다. 또 감각적이다. 오랫만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읽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듯 공감하듯 편하게 읽었던 책이었다.
p.40
내가 모른 척하고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일까?
p.63
차가운 두 뺨을 닦아내며 지금 내가 딱 이 모양이구나 인정했다. 다시 본래의 선로로 돌아가기까지는, 방향을 돌려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다. 나 역시 다를 리 없었다. 어느새 낯설어진 나의 궤도, 너를 만나기 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p.182
작은 바람
예쁨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고 싶었다.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그런 감정 말고
언제까지고 머물러 바라보고픈 마음을...
제일 마음에 남았던 구절로 이 글을 마무리 할까 한다.
p.228
걱정 마. 핏빛 상처가 선명한 가슴 위에 보드라운 새살이 간질하게 차오를 때쯤, 우리는 또다시 그리고 반드시 사랑을 할테니.
<출판사의 제공으로 받은 도서를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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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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