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리뷰

indiaman
- 작성일
- 2020.12.13
일인칭 단수
- 글쓴이
- 무라카미 하루키 저
문학동네
일인칭 단수는 ‘나’가 아닌가?
그냥 나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
제목인 단편은 제일 마지막에 있었다.
하루키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아마,
나에 대한 자서전이 아닐까.
개인을 위한 전기가 아닌 인생이란 큰 의문속의
중심인 나에 관한 자선전인 것 같다는 느낌이다.
나에게 있어서
하루키의 소설은 흡입력이었다.
그의 책을 보면 정말 푹 빠져들어간다.
하지만,
이 책은 단편으로 조각조각난 나이기에
애초부터 그런 흡입력을 기대할 수 없었다.
흩어진 조각들을 이어 붙여 하나의 나를
만들어야 하기에 처음부터 쉬운 읽기는 아니었다.
누더기를 기워서 만든 하나의 천 조각,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었다.
이것 같기도 저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틈에 책장은 넘어갔다.
다 넘어갈 때에 각각의 단편이 말하는
‘나’를 한데 묶어 놓으니 조금은 이상한 느낌까지
왔다. 인간으로서
경험,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것들과 누구나가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
쭉 이어져 있었다.
그 속에서 하나씩 주워 나가야 반짝이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나,
그 자신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몇몇 편에서 작가 자신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와 흡사한 것 같다.
어쩌면 소설을 가장한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 약간의
상상을 제거한다면 바로 그이지 않겠는가?
문학과 나
그리고 사랑이란 무엇일까?
라는 인생의 답을 구하기 위해서 과거로
달려간다.
하지만,
그 과거도 자신이었지만,
지금은 자신할 수 없다.
나의 경험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이미 나만의
경험이 되었다.
타인들은 왜 무엇때문에 아무런 사이도
아니지만,
뇌리에 떠나지 않는 것일까?
나를 제외한 모든 이는 타인이다.
그들이 없는 나는 있을 수 있을까.
모든 것이 관계의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에센스는 무엇일까?
사랑일까.
사랑도 자신이 있어야 가능한 노름이기에.
나의 중심에서 나온 경험들,
음악 그리고 가족,
아버지 그가 경험했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 쭉 늘어 놓는다.
어떻게 보면 가장 가까운 그의 동반자이지만,
잘 알지 못한다.
사랑,
사람,
무엇을 사랑하는가?
단지 이쁘게 치장한 것 만을 좋아할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나만의 방식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현재를 지나 과거로 달려갔다.
그래서 남는 것은 단지,
나만의 기억,
사랑과 기억,
과연 그것이 사랑이었을까?
원숭이입을 통한 고백,
이름을 훔친다는 것,
내게 남겨진 껍데기 같다.
기억은 말한다.
내가 아는 것과 나,
내가 모르는 것들
모든 것들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 나름의 나이기에 빙빙빙
돌면서 중첩된 영역을 만들어 낸다.
그러기에,
내가 아는 것이 다가 아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나 자신이지만,
그것은 완전하지 않다.
아니 온전하지 않다.
단지 내가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흘려버린 수많은 사건들,
그 속의 사람들.
그들을 난 알지 못한다.
그들을 그리고 진정한 나를 알기 위해 오늘도
난 답을 구하려 한다.
나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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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