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민주주의-인도 바라보기

 

최근에 인도에 관한 괜찮은 책들이 몇 권 나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도지만, 대개의 책들은 개성 없는 여행기가 주종을 이룬다. 이런 시점에서 눈에 번쩍 띄는 책 아룬다티 로이의 “우리가 모르는 인도 그리고 세계”, 과연 우리가 얼마나 세상을 알고, 인도에 대해서 아는지. 그 앎은 단편적이고, 짧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만큼 인도나 세상에 가진 관심이 적기에.

 

우리가 아는 인도는 어떤 환상일까? 흔히들 말한다 보고 싶은 면만을 보려고 한다고, 대부분 단기여행자들이 바라보는 인도의 모습이 인도를 대표하게 되어버렸다. 물론 세상은 일종의 환상과 현실의 경계선인지도 모르겠다. 이 선 이쪽으로 조금만 가면 환상이요, 저쪽으로 조금만 가면 현실이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상황을 대면하고 싶어할까? 대부분 환상을 택한다. 그것이 여행이던, 앎이던 우리에게 기쁨을 주기에

 

현실은 어렵고, 힘들다. 모든 삶이 다 그렇겠지만,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우리의 눈으로 보면 어렵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일이 아닌 것도 있다. 분명한 것은 세상의 형편은 울퉁불퉁하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저마다 처한 상황이나 현실이 다르기에 느끼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아룬다티 로이는 민주주의를 통해 인도를 들여다 본다.  

인도를 따라 다니는 수식어 중에 하나가 세계 최대의 민주국가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선거를 통해서 정권을 획득하기에, 하지만 그 투표의 내막을 자세히 보면 카스트민주주의라는 말이 더 맞는 것 같다. 대부분 카스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일이 많다. 투표는 의례행사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른다.

 

종교의 백화점이라 불릴 정도의 영혼의 용광로로 다양한 종교를 갖고 있지만, 대부분 조화롭게 잘 지내고 있지만, 가끔 끊는 용암이 다른 쪽으로 튀기도 한다. 특히 정치적 선동에 의해서 광란에 치달을 때도 종종 있다. 종교적으로 특히 사회에서 종교로 인한 차별은 심한 편이다(?)

 

민주주의 국가이면서 경찰국가라고 해야 하는가? 경찰력에 의해서 나라가 움직인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군부가 정중동을 지키기에 비교적 민주주의가 잘 수호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도는 경찰력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문학가인 아룬다티 로이보다는 사회운동가로써의 그녀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물론 문학도 사회의 반영이기에 그녀의 행동 또한 그녀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에는 부족한 진정 행동하는 문인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녀의 글을 통해 우리 스스로 반성해봐야 할 것 같다. 단일 민족이라는 허울 속에 배타적인 생각과 다름에 대한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이는 우리들에게 평등이 무언지를 알려줄지도 모른다.

 

민주주의는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영화와 구조조정은 이미 우리에게 너무 낯익은 단어가 되어버렸다. 진보라는 방향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인도의 상황, 9퍼센트의 성장률과 “최근 몇 년 새 스스로 목숨을 끊은 농민이 18만 명이 넘는다.” 한마디로 분배가 잘 되지 않는다는 말이요, 경제성장의 혜택을 받는 사람보다 받지 못하는 사람이 휠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또 무슬림에 대한 차별과 학살이 주기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인도 민주주의 르포르타주로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인도의 이면을 잘 보여준다. 한때 포항제철 공장건설로 가끔 우리네 신문을 장식했던 오리사의 투쟁과 차티스가르의 힘없는 마오주의자와 거대한 다국적 기업의 지원을 받는 주정부와의 싸움 등, 읽으면 읽을수록 인도에 대한 깊이가 더해지는 동시에 전세계적인 문제에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 같다.

 

* 좀 더 차분히 읽고 리뷰로 남겼으면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