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독서
미리내
- 작성일
- 2020.6.27
스타인웨이 만들기
- 글쓴이
- 제임스 배런 저
프란츠
학교에서 음악 시간에 듣는 클래식은 자장가였습니다. 음악을 듣기 전에 선생님이 곡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기는 했지만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었고, 음악을 나오면 다들 자연스럽게 책상에 엎드렸었네요. 그러다가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곡이 마음에 들어 찾아보니 클래식 선율에 따온 경우가 많아서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CD를 한두장 모으면서 들었었는데 요즘은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실황 공연을 찾아보기도 하고, 추천해 주는 음악을 들으면서 그동안 몰랐던 작곡가나 연주자를 발견하게 되는 재미도 있네요.
집에서 편하게 명연주를 듣는 것도 좋지만 공연 실황에서 연주자의 표정이나 손놀림, 그리고 연주가 막 끝난 후 관객들의 환호가 시작되기전 잠깐의 숨막히는 정적 등도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보다보니 검은색 피아노에는 거의 대부분 'Steinway & Sons' 라는 금색 글자를 보면서 스타인웨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스타인웨이 만들기' 는 연주회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피아노인 스타인웨이에 대한 책입니다.
스타인웨이 피아노의 역사는 매우 오래 되었네요. 스타인웨이 일가는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가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고 합니다. 뉴욕에 자리를 잡고 피아노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서서히 기존 피아노 제조사들을 제쳤고, 스타인웨이의 콘서트 그랜드 K0862는 연주회 피아노의 표준이 되었네요. 많은 유명한 피아니스트들이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연주하였는데 피아노마다 거의 알기 어려운 미세한 차이들이 있다니 피아니스트와 피아노의 케미도 잘 맞아야 한다고 합니다.
피아노 뿐만 아니라 많은 제조사들이 기계를 도입해 표준화된 제품을 빠르게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인웨이는 초기에 시작한 수작업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피아노를 만들고 있네요. 심지어 피아노를 만들기 위한 상세한 매뉴얼도 없어서 작업자들은 수십년 동안 해왔던 대로 만들고, 이러한 과정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수되면서 이어졌다고 합니다. 시대에 따라 미국으로 이민오는 사람들의 국적도 달라지는데 어떤 때는 이탈리아어가, 어떤 때는 세르비어어가 많이 들리기도 했다니 신기하네요.
스타인웨이도 기계를 도입했다면 생산 주기도 줄이고 품질도 표준화하면서 제조 원가도 낮출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타인웨이는 피아노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재료인 나무를 구할때부터 나무가 자라는 곳으로 가 깐깐하게 품질 기준에 맞는 나무만 구입을 하고, 수십년 동안 같은 사람이 장인정신으로 피아노를 만들다보니 오늘날과 같은 명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피아노 시장의 크기도 줄어들고 있고 사회도 빠르게 변화하면서 고급 피아노의 대명사인 스타인웨이도 어느 순간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시대는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스타인웨이라는 브랜드 이름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자세히 읽어볼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