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러브레터는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아름다운 설국을 무대로 한 영화는 그냥 영상만 봐도 좋았네요.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도 영화에 나오는 대사인 '오겡끼데스까' 가 무슨 뜻인지는 알 정도로 여기저기서 패러디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일본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영화 뿐만 아니라 TV 드라마나 책도 찾아서 읽었습니다. 일본어를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은 없었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어느 정도 단어가 들리자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었는데 처음에는 비교적 쉬워서 재미있었던 것과는 달리 갈수록 흥미가 떨어져서 포기했었네요.

지금도 가끔 넷플릭스를 통해 보다보니 일본어에 관심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레츠코라는 애니메이션을 무척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에 레츠코를 소재로 한 '스크린 일본어회화 : 어그레시브 레츠코' 일본어 교재가 나와서 새로 공부해 보았습니다.

보통 외국어 교재는 간단한 자기 소개나 학교, 병원, 마트 등 일상에서 쓰일만한 대화들, 여행용 외국어 교재라면 호텔의 위치나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 등의 대화가 실려 있습니다. 외국어를 쓸 일이 있을때 필요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표현이 정중하다보니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대화할때 쓰는 표현과는 조금 차이도 있고, 외국인을 만나거나 여행을 해야 말이라도 해볼텐데 그럴 기회가 없어져서 점점 공부를 안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대사가 지문으로 등장하는데 일과 음악에 관련된 생생한 구어체 표현들이 많아 재미있었네요.

요즘은 외국어를 공부할때 문장을 문법 하나하나로 해부(?)하는 것보다는 통째로 외웁니다. 외국인과 말할때는 약간 문법이 틀려도 서로 알아듣고 말하는데 크게 상관이 없는데 문법 위주로 공부하다보면 어떻게 문법에 맞게 말을 만들지, 문법이 틀리지나 않을지 고민을 하다가 말문이 막히네요. 그래도 어느 정도 공부한 다음에는 문법을 통해 문장의 구성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책에서는 레츠코의 대사를 이용해서 문법을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의 대사이다보니 무슨 말인지는 몰라도 기억나는게 몇 개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각각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네요.

각 언어마다 발음이 다르기 때문에 문장의 발음을 한글로 표시하고 따라 읽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외국어 교재가 원어민의 발음이 담긴 영상이나 음성을 제공하는 것처럼 이 책에서는 레츠코가 말하는 것을 mp3 로 들어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잘은 모르지만 몇 번 듣다보니 어떤 장면에서 나온 말인지 어렴풋이 기억나기도 하네요. 공부할때 앞부분은 빠르게 진도가 나가다가 뒤로 갈수록 느려지는데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라서 그런지 하루에 시간을 정해놓고 꾸준히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일본어 공부를 해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번에 레츠코를 통해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네요. 한일 양국은 무역 보복 뿐만 아니라 국민들 사이의 감정도 악화된 데다가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여행을 가는 것은 불가능해 졌는데 이웃한 나라이고 서로 많은 면에서 엮여 있는 만큼 산적한 문제들이 잘 해결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번에 다시 한번 공부를 하면서 다음에는 자막 없이 레츠코 애니메이선을 보는데 도전해봐야 겠습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