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독서
미리내
- 작성일
- 2023.6.6
더티 워크
- 글쓴이
- 이얼 프레스 저
한겨레출판
온라인에는 정보가 넘쳐나 몇 번 타이핑을 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자료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가끔 그중에는 성인 인증을 해야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뜨기도 하네요. 이러한 제한이 없을 경우 각종 공포, 혐오, 폭력적인 콘텐츠가 노출될 수 있어 아이 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큰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동으로 걸러지는지 알았는데 어떤 콘텐츠가 유해하고 유해하지 않은지 사람이 직접 분류하면서 AI 학습의 데이터로 사용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분류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하루종일 이러한 콘텐츠에 노출되다보니 정신적인 치료가 필요할 정도였는데 일을 하는 동안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지 잘 상상이 되지 않네요.
이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습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어떤 직업은 사회적인 존경을 받는 반면 어떤 직업은 그렇지 않습니다. '더티 워크' 의 저자는 지금도 누군가가 하고 있지만 일을 하는 사람들의 고통이 잘 드러나지 않는 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그 실체를 파헤치고 있습니다.
법치국가에서는 누구나 죄를 지으면 법에 따라 재판하고 결과에 따라 교도소에서 형을 살아야 합니다. 교도소는 사회와 격리되어 있으면서 교도소에 있는 동안 죄를 뉘우치고 다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교도소에는 경범죄를 지은 사람도 있고 살인 등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있는데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교도소는 무척 위험하네요. 그렇다보니 교도관들은 늘 긴장해야 하고 질서를 유지하고 위해 때로는 폭력을 행사하기도 합니다. 사회와 담장으로 구분되어 있고 교도관들도 스트레스가 쌓이다보니 폭력은 점점 더 커지네요.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크고 작은 폭력 뿐만 아니라 샤워실에 가둬놓고 뜨거운 물을 틀어서 결국 재소자가 죽는 일도 있었습니다. 교도관의 폭력을 보면서도 다른 일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침묵하면서 교도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무척 가슴이 아프네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이제는 공중에서도 전투가 벌어집니다. 전투기는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날아가 폭탄을 떨어트리는데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죽이며 도시는 산산히 파괴됩니다. 최근 전투에서는 무인기인 드론이 등장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드론을 조종해 공격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공격하는 쪽의 군인이 죽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전쟁의 형태로 각광을 받았지만 곧 드론 조종사들 중에서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목표물을 명중시키면서 보람과 희열을 느끼기도 했지만 선명하지 않은 화면을 보면서 잘못된 결정을 내려 민간인이 죽는 일도 있었고, 드론이 폭격한 이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건물에서 기어나와 조각조각 죽은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장면을 그대로 봐야 했습니다. 드론 조종일을 하면서 자살을 한 사람도 있고 정신적인 고통으로 일상 생활이 어려워진 사람도 있는데 미국은 모병제 국가이니 개인이 선택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징병제였다면 누구나가 당사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바쁜 현대인들에게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는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햄버거가 대표적인데 햄버거에 들어가는 고기 패티를 만들기 위해 공장식으로 좁은 우리에서 소나 돼지, 닭을 키우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동물을 잡는 과정도 자동화가 되어 있어 동물이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가면 차례차례 목이 잘리고 털이 뽑히며 뼈와 살이 분리되는 등 조금 전까지 살아있는 생명체였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공산품과 다름 없이 취급됩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버튼을 눌러 눈 앞에서 동물을 죽여야 하고, 생산 속도를 더 빠르게 하도록 강요 받습니다.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으며 특히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퍼져나갈 때에도 필수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일해야 했네요. 다치는 사람도 부지기수입니다. 급여는 적고 몸은 힘들며 다쳐도 제대로된 보상도 없이 쫓겨나다시피 하는데 불법 이민자들이 유입되면서 노동 환경은 개선 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사람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도 '더티 워크' 가 있지만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가 지금처럼 생활하는 것도 각자가 자신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중에는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육체적, 정신적인 위험이 큰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일인 만큼 일하는 업무 환경의 실상을 파악하고 개선해 나가도록 사회적인 관심과 국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네요.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했었던 일에 대해서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자세히 읽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사회학 #더티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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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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