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고 순수한 글읽기

영원회귀
- 작성일
- 2009.2.23
그대를 사랑합니다 1
- 글쓴이
- 강풀 글, 그림
문학세계사
그대를 사랑합니다. 어느 순간 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작가 강풀은 언제나 눈물로 다가옵니다. 물론 그 눈물은 따사함과 함께 다가옵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아주 짧은 시간에 책 세권을 두번씩 읽었습니다. 만화란 그 한없는 편안함과 더불어 그 내용의 따사로움으로 인해서 였습니다.
이 만화책을 읽는 동안 내 귀에는 mc 스나이퍼의 '고려장'이란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노래는 현실이 이 땅의 부모님들이 그들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파지줍기'를 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 속에서 부모님의 고달픔과 더불어 이 땅의 아픈 현실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노래는 나에게 처절한 슬픔을 가져다 줍니다. 그 리듬과 가사가 너무나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만화책은 나에게 슬픔과 함께 따사로움을 가져다 줍니다. 간단히 등장 인물들을 만나보겠습니다. 멀어져 가는 귀 때문인지 목소리가 우렁차고 표정은 아주 예술적인 만석 할아버지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동네 파지를 줍는 우리의 송이뿐 할머니가 등장합니다. 더불어 나에게 더욱 큰 아픔과 슬픔을 가져다주는 군봉 할아버지가 등장합니다. 부인과 함께요. 특히 이 부부의 모습은 나의 가슴을 찢어지게 합니다.
우리 만석 할아버지 짱입니다. 너무나 멋진 분이시조. 소리를 아무때나 지르십니다. 그러나 밉지 않은 우리의 만석 할아버지. 만석 할아버지의 연애 편지 예술입니다. 처음에 밤새서 수없이 고쳐쓴 연애 편지가 황당함으로 끝이 납니다. 왜냐고요? 이뿐 할머니가 글을 읽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근데 할아버지 다시 밤 새서 편지를 씁니다. 다시 편지 봉투를 받은 송이뿐 할머니 황당합니다. 글 읽을 줄 모른다는 걸 알면서 왜 다시 편지 냐고요? 근데 할머니 펼쳐 보시고 넘어 가십니다.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 나 또한 얼마나 웃었는지, 할아버지의 그 순수함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나는 저렇게 늙어 갈 수 있을까요? 아 힘들겠습니다. 지금부터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는 한 불가능 할 거 같습니다.
만석 할아버지의 사랑이야기 참 순수합니다. 아 그러나 우리 군봉 할아버지의 사랑은 너무나 처절하고 아픕니다. 아내가 치매가 걸렸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또 위암말기입니다. 그러나 군봉 할아버지, 아내가 위암 말기인줄 모릅니다. 왜냐고요? 색약이기 때문입니다. 아, 만석 할아버지와 이뿐 할머니에게서 아내에 대해서 듣고 처절하게 힘들어 하는 모습,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납니다. 그러나 할아버지 포기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냐고요? 아내와 함께 하늘 나라로 가는 선택을 하십니다.
이 순간 내 머리속은 텅 비어 버립니다. 눈물이 그냥 흘러 내렸습니다. 만석 할아버지 군봉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받고, 그것을 읽고 친구의 집으로 달려갑니다. 아, 그러나 이미 부부는 하늘로 떠나버렸습니다. 아, 그러나 잠시 만석 할아버지의 이야기 속에서, 군봉 할아버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군봉 할아버지, 그러나 만석 할아버지에게 말합니다. '우리 둘의 손을 떼어 놓지 말아줘' 만석 할아버지 그냥 집을 나옵니다. 가슴이 찢어집니다. 그들의 사랑에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만석 할아버지와 이뿐 할머니의 사랑이야기 다 적을려니 눈물이 더 나려 합니다. 그냥 그 순수함을 가슴속에 새기고 단련해 나가렵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향해 가고 있을까요? 주위에는 수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파지를 줍고 있습니다. 저는 매일 그런 모습을 보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작은 분노하나 가지지 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그 무책임한 복지속에서, 그리고 수많은 아들과 딸들을 자본주의로 내 몰아 그들의 부모들을 버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보면서도 침묵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를, 서른이 넘은 현 시점에서도 무엇을 위해서, 무엇을 향해서 살아가야 할 지를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정말로 순수하게 살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어 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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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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