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안남
  1. 신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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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진짜 짜증나서 정말,,]


소개팅과 선 시장을 전전하며 한 바퀴 돌고 있다는 후배는 마치 귀에서 김이라도 나올 듯이 얼굴을 붉히며 불쾌하다고 했다. 어제 소개팅은 불발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모양이다.


[아니, 왜? 매너가 별로였어?]


[아, 언니, 정말 다른 건 다 참아도 처음 만났는데 대화 매너 없는 건 못 참아요.]


 이전에도 소개팅과 선을 몇 번 봤기 때문에 이제 세상엔 별의별 사람이 다 있고 소개팅과 선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는 것을 감안은 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기본적인 대화 매너가 없는 사람은 처음이라 했다. 그런데 그 애가 기가 막혔던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했다. 그렇게 매너가 없어서 에프터 신청을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갑자기 너무 적극적으로 연락을 해 와서 당황스럽기까지 하다는 거였다.




발그레한 그 애의 볼을 보며 나는 아마도 그 사람은 처음 데이트를 할 때 호감이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어딘지 어려움이 있었나보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과연 내 안에 몽글몽글 솟아오는 이성에 대한 호감을 전달하는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




이리저리 생각해보던 나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열기 위해 대학원 과정동안 상담의 기술로 중요하게 여겼던 단어들과 일반적으로 타인의 호감을 이끄는 방법이 분명 데이트 관계에서 호감을 전하는 방법으로써도 통용될 거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왜냐하면 상담이든 데이트이든 [마음을 열어주는 대화]란 모든 호감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내가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단어들은 조금 진부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다.


<Listen- 경청하라>


<Imitate-모방하라>


<Express- 표현하라>


<Empathize-공감하라>






1. Listen- 경청하자.


 


나는 지금까지 주변에서 데이트를 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상대가 얘기를 너무 많이 하고 자신의 말을 잘라가며 너무 열성적으로 이야기하는 바람에 짜증이 났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단 한 번도 상대가 내 얘기를 너무 잘 들어줘서 짜증이 났더라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누구든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는 저절로 마음을 열게 되는 편이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인 다는 것은 그 사람이 나를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경청]이란 무작정 그 사람이 얘기하기를 기다리고 듣고만 있으라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관심을 표현하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열심히 따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보면 데이트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무르익게 되고 그 사람과 함께 한 그 시간을 값지게 보내고 서로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커진다.




2. Imitate- 모방하자.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관찰해보면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가는 알지 못해도 그들의 비언어적 제스처가 얼마나 닮아있는 가를 보며 그들이 지금 서로를 어떤 방식으로 대하고 있는 가를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우리 자신과 닮아있는 사람, 우리와 비슷한 행동을 하거나 비슷한 것을 좋아하거나, 비슷한 특성을 가진 사람에게 더 후한 평가를 하게 된다고 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암묵적 자기중심 벽(Implicit Egotism)’이라는 말과 이에 관련해서 진행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될 것 같다. ‘암묵적 자기중심 벽’에 대한 연구를 한 텍사스 대학의 브렛 펄햄 Brett Pelham이라는 학자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자신의 이름과 닮아있는 곳에 살거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직업을 가지거나, 자신과 이름 철자가 비슷한 사람과 더 큰 호감을 가지고 사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http://wings.buffalo.edu/psychology/people/faculty/bwpelham.html)




이런 경향성은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럴 경향성이 크다는 상관관계를 설명해주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 연구가 데이트 관계에서 호감도를 끌어올리고 싶어 하는 누군가에게 시사 하는 바가 있다면 상대에게 공통점이라는 요소를 가지고 상대를 따라함으로써 상대의 호감을 사려고 노력하는 전략이 통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3. Express- 표현하자. (다만 진솔하게 genuinely)



누군가에게 호감이 생기면 우리는 어떻게든 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다. 그래서 어떻게든 우리 자신의 모습을 부풀리고 장식한다. 좋은 부분은 부각시키고, 좋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단단히 감춰둔다. 상대의 호감을 사기 위한 좋은 전략이다.




그러나 이 전략이 지나치고 과도할 때 이 전략은 불발한다. 아니, 불발할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 꾸미고 포장하려는 노력이 너무 지나친 나머지 나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두터운 포장의 갑옷에 싸고는 딱딱하고 굳은 방식으로 대화를 하고 나의 인간적인 부분을 결코 내비치지 않는 것이다.




기억하자. 잘 보이려고 딱딱하게 굳어서 나의 모든 행동을 규제하고 설정하려고 하고 많은 점을 감추려고 노력하다보면 그런 나의 불안과 딱딱함은 그대로 상대에게 전달된다는 것을. 그러면 상대 역시 나에게서 마음의 문을 닫고 자신을 감추고 싶어 하게 될 것이다. 서로의 마음을 진솔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만날 때마다 겉도는 대화를 하고, 관계가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4. Empathize- 공감하자. 




공감. 나는 이 단어가 이 세상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만큼이나 가장 필요한 단어인 동시에 가장 쉬운 것 같으면서도 가장 어렵고, 가장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또 가장 의외로 쉽게 되기도 하는 그런 것이라고 믿는다.


 


데이트는 두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포개지는 감정의 교류를 그리는 도화지라고 할 수 있다. 내 마음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려고 애쓰는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그 도화지에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감은 그래서 중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말에 공감을 표시하는 것, 그것은 당연히 호감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그저, 표현하자.




나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 두 명에게 [마음에 두고 있는 그 사람에게 어떻게 마음을 표현해야할지]를 묻거나, [마음이 있으면서 마음과 반대로 표현해버리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묻는 쪽지를 받게 된다. 그럴 때마나 나는 느낀다. [아. 세상에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이 이렇게도 많구나]라는 것을.




어떤 사람은 고백했다가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워서 마음에 있으면서도 표현 못하고, 또 어떤 사람은 좋아하는 것 같은데 그 마음을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표현하는 상대를 생각하며 매일같이 마음이 혼란스럽다고 한다.




아마도 이 모든 사람에게는 앞서 제시한 호감을 표현하는 네 가지 원칙도 필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정말 그 사람이 그렇게 좋은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는 게 더 필요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질문에 [정말 그래]라는 답을 얻게 된다면, 그렇다면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수락하든 거절하든 그 사람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싶다. 어떤 두려움과 불안, 의혹이 내 마음을 흐트러뜨리기 전에 좋아하는 그 마음에만 집중해보는 것 말이다.


 


사랑때문에 힘든 마음을 안아주는 심리서


<사랑을 그리는 심리 치유노트, 심리학 사랑에 빠지다> 11월 20일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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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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