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3월달 책모임 책은 여성을 주제로 한 책을 고르기로 했고, "보이지 않는 여자들"로 정했다. 전부터 읽고 싶었지만 두꺼워서 엄두가 안 났던 책인데 이번 책모임을 기회로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은 남자가 디폴트로 설계된 사회의 다양한 시스템을 수치를 보여 주며 여성이 어떻게 배제되었는지 소개하고, 다양한 젠더 데이터 공백에 대해 다룬다.

"눈 치우기가 성차별적일 수 있는가?" 1장부터 생각지 못했던 문제였다. 도시 계획이, 교통 계획이, 하물며 눈 치우기도 남성을 중심으로 짜여서 보통의 여성들이 이동에 제약을 얻고, 병도 얻을 수 있다는 건 생각해 보지 못했다.  

성 구분이 없으면 남성을 디폴트로 생각한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아차!' 하고 깨달았다. 그래서 오히려 성 중립이라고 성별을 지울 것이 아니라 양성을 다 기입해야 한다는 것도 새롭게 깨닫게 된 시각이었다. 책에서 '그래도 전보다 좋아졌으니까 괜찮지 않냐.'는 남자들의 항변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명확한 수치로 보여 줘서 좋았다.

책모임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여성에게 불평등한 시스템이라든가 핑크텍스로 시작된 이야기가 여성 대상 범죄와 불안으로 옮겨 갔다. 대중교통 성추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여성 대부분이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다. 아무래도 남자들이 가장 이해를 못하는 것은 여성들의 범죄에 대한 불안이 아닐까 싶다. 성범죄의 대부분이 여성을 대상으로 발생하니까, 그런 일이 주변에서 쉽게 발생한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세상은 더 여성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는 너무 남성에게 치우쳐 있으니까. 세상이 좀 더 다양한 시각을 담아내도록 변해서 모두가 좀 더 만족할 수 있을 만한 세상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