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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ain
- 작성일
- 2021.7.4
우리는 초식동물과 닮아서
- 글쓴이
- 키미앤일이 글그림
니들북
나는 비건이 아니다.
고기를 사랑하며, 저자가 말하는 대다수의 반응 '고기 없이 어떻게 살아?'라고 외치는, 맛있는 음식에 대한 포기가 안되는 육식주의자인 것이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한다. 인간은 채식만으로도 살 수 있게 설계되었으며, 나의 육식을 위해 일상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세계의 많은 것들에 의존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비건을 해야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비건의 장점과 중요성을 늘어놓지 않으며 본인의 생활을, 일상을, 그리고 비건을 함으로써 얻게되는 불편함들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한다. 비건을 선택한 후 얻게 되는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육식을 선호하는 나를 찔리게 만들었다.
우리 사회는, 특히 우리 나라는 소수에 각박하다. 다수 속에 숨어 안도하고, 다수에서 떨어져 나간 소수를 존중하지 못하는 사회다. 소수를 욕하지 않으면 다수에 피해가 오는 것처럼 우리는 남들과 '다름'을 '틀림'이라고 말하거나 '부족함'이라고 표현한다.
"사회로부터 완전히 동떨어진 이방인"
"일반적이지 않은 것은 어떻게든 불편함이 따른다"
나는 다수에 속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소수를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내가 저자가 느꼈던 불편함에 양심이 찔렸던 이유는, 비건이 아님에도 이 책을 읽고자 하는 것은 나는 알지만 다수에 속해있기를, '육식을 선택'했다면 저자는 알기에 소수를, '비건을 선택'했다는 점 때문이다. 나와 다른 누군가의 선택에서 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한 나와 같은 이들을 어리석다는 등으로 비난하지 않는다. 다만 외면하지 않고, 무시하지 않고 "언제든 비건이 될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존중하라고 말했다.
"비건, 채식이라는 취향이 예민한 주제가 아니라 마치 돼지고기 취향, 해산물 취향처럼 평범하고 친숙한 카테고리가 되는 날까지"
내가 이 책을 선택하고, 읽고자 했던 것은 바로 위 한 문장이 전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육식, 채식, 비건 등등 모두 선택이며 취향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반대편에 선 사람을 무작정 비난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취향을 '존중'해주고, 다름을 '인정'해주는 것은 어떨까?
"그러나 규칙과 규율이 주는 무게감에 짓눌려서 벅찰 땐 가끔 내려놓는 편을 택하는 것이 차라리 좋다."
나에게 이 책은 육식과 채식을 넘어서 사랑, 존중, 이해와 같이 인간으로 가질 수 있는 대전제를 설명해 준, 위안이 되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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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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