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야기

라떼
- 작성일
- 2016.8.17
사마천 사기 56
- 글쓴이
- 사마천 저
현대지성
언제부터인지 현재지성에서 나오는 인문학시리즈에 관심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작품들은 물론이고 다소 어렵거나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작품이 아니란 생각에 피했던 작품들도 마냥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편안하게 접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어 이 시리즈를 좋아한다. 얼마 전에 읽은 서양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담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도 좋았는데 이 책과 더불어 인물 전기 최고의 고전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공자, 진시황, 강태공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사마천의 '사마천 사기56'은 흥미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중국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 솔직히 다른 책을 통해 몇몇 인물들의 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방대한 규모의 인물전은 내가 미처 몰랐던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책은 진시황을 담은 '본기'로 시작한다. '세가', '표', '서','열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엄청난 분량의 이야기에 감탄부터 하게 되는데 인물 하나하나 스펙터클한 이야기, 제후국의 흥망성쇠는 대하사극 몇십 편을 한꺼번에 몰아서 본 듯하다.
너무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불로장생을 찾아 영원한 삶을 꿈꾸는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라고 말할 수 있는 본기편의 진시황은 예사롭지 않은 출생을 어린 나이에 황제의 자리에 오르는데 그의 등극을 남달랐던 여불위의 이야기나 군주로써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중국을 최초로 통일시키며 강력한 통치를 해야 한다는 한비자의 책에 빠진 진시황이 통치가 강압적이지만 그로인해 많은 흉토를 토벌하고 영토를 확장하며 다양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물론 그의 탐욕스럽고 자신이외에는 다른 누구도 믿지 않으며 한 나라의 군주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백성이나 선비들조차도 결코 가까이 하지 않았다는 이기적인 모습에 뜨악하게 되지만....
진시황을 비롯해 뛰어난 인물들이 무수히 많이 나온다. 본기에서 가장 적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항우'란 인물은 영웅이 가져야 할 모습을 가진 인물이다. 권모술수에 능한 인물들은 많지만 우직하고 성실하며 인간미를 갖춘 영웅 항우는 전쟁에 나갈 때조차도 속임수를 쓴 적이 없다고 한다. 그의 사람됨에 끌려 저절로 항우에게 귀순한 선비들이 많았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인간성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항우를 일컬어 사기 전편에 걸쳐 그 자체가 한 폭의 영웅 초상화이고 사상과 예술을 통일시켜냄으로써 문학적인 차원에서도 대단한 성공적인 작품이란 평가를 말할 정도로 뛰어난 인성과 실력을 갖춘 영웅이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전략, 전술은 중요하다. 여기에 인지(人知)·인력(人力)의 집적으로만 필승의 조건이 따라붙는데 손자를 쓴 '순무'의 이야기보다 용병을 쓰는 것에 능했던 오기란 인물이 더 흥미롭다. 아내로 인해 오해가 생기고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아내를 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빠진 소문에 앙심으로 고향 사람들을 몇 십 명이나 죽이는 그가 증자의 제자가 되고 병법을 익혀 노나라 왕에게 봉사를 한다. 허나 그는 노나라에서 떠나 위나라에서 문후에게 보배란 소리까지 듣지만 공주를 아내로 맞는 것을 거절하면서 관계가 껄끄러워지며 결국 떠날 수밖에 없게 된다. 초나라로 온 그는 재상에 임명되며 초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들지만 결국에는 반란군의 화살에 죽음을 맞는다. 허나 알고 보면 그가 초나라에서 벌인 각박하고 몰인정한 행동이 그의 죽음을 불러온 결과라고 한다.
중국의 역사를 다양한 방면으로 풀어내는 '사마천 사기56'은 중국 역사에 관심이 있지만 방대한 양에 기가 눌러 선뜻 읽어보기를 꺼렸거나 중국 역사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시작할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여기에 책의 밑에 달린 주석이 달려 있어 의문 나는 것을 바로바로 알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처음에 책을 보았을 때는 방대한 양에 놀랐지만 읽을수록 중국 역사가 참으로 흥미진진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읽었지만 다음에 또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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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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