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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글쓴이
Ryuichi Sakamoto 저
위즈덤하우스
평균
별점9.3 (70)
rainy27

 



인간은 자신의 죽음을 예측하지 못하고, 인생을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은 고작 몇 차례 일어날까 말까다. 자신의 삶을 좌우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소중한 어린 시절의 기억조차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떠올릴 수 있을지 모른다. 많아야 네다섯번 정도겠지. 앞으로 몇번이나 더 보름달을 바라볼 수 있을까? 기껏해야 스무 번 정도 아닐까. 그러나 사람들은 기회가 무한하다고 여긴다.



책 속에서. <마지막 사랑>(1990년)의 폴 볼스의 말/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作



====



2021년 1월 암으로 인한 스무시간이 넘는 대수술 후 그가 병실에서 불현듯 중얼거렸다는 말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 는 그의 심신이 얼마나 지쳐있었는지를 알게 한다.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그의 마음은 그대로 그의 유작의 제목이 되었다. 이 책은, 그의 책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2009년) 이후 별세하기 전까지 그의 삶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는데 이 것만 보더라도 그가 죽기전까지 모든 해야할일을 얼마나 마무리하고 싶었는지 그의 성격과 삶의 자세를 짐작하게 한다. 책 속에는 저자가 2014년과 2020년, 두 번의 암 선고를 받고 치료를 하면서 겪은 불안과, 돌이킬 수 없음에 대한 체념, 삶에 대한 소회가 담담하게 적혀있다. 미국의 컨트리가수 로이 클라크의 < Yesterday, When I was Young > 을 들으며 눈물을 쏟았다는 부분에서는 마음이 참 아팠다. 평생 오만하지만 당당하게 열심히 달렸던 그에게 그 순간은 어떤 예감이 들었던 걸까?



그가 별세한 후 가족 중의 한분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래도 남들의 세 배는 살았어 라고. 실제로 류이치 사카모토는 인생을 빼곡하게 채워 살았다. 책을 읽고 알게되었는데, 그의 활동범위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화음악 뿐만아니라, 환경운동가, 설치미술가, 방송, 교육등으로 매우 넓었다. 젊은 시절에는 정극 연기나 코미디 연기를 한적도 있었다고 한다. (Merry christmas Mr. Lawrence 가 수록되었던 '전장의 크리스마스' 영화의 주연이었다는 점은 정말 놀라웠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여러 활동들 가운데서도 큰 충격을 주었던 일본의 대지진을 겪고,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원전 반대를 위한 목소리를 높였고, 피해자를 위한 콘서트등 자선활동에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그는 자신을 향한 비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



' 만약 내가 정말 유명해 팔 수 있는 이름이 있다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설령 위선자라를 비판을 받는다해도, 그로인해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면 좋은일이 아닌가 싶어서요. '



책 속에서.



==



 암이라는 병은 그의 몸을 억압할 지언정 음악에 대한 의지 만큼은 꺾지 못했다. 그는 음악을 만드는 순간만큼은 고통도 불쾌한 생각도 떨쳐버릴 수 있었다고 말한다. 6번의 수술을 포함안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도 그는 앨범을 내고 작곡을 했으며, 대가임에도 불구하고 인종과, 장르를 불문하고 새로운 예술가들을 만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김덕수와 정재일, 백남준과 이우환 화가부터, 새소년 황소윤과 BTS 슈가까지. 그의 열린 작업들은 책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의 장례식 플레이리스트까지 고심하여 마지막까지 완성하였다. 그 플레이리스트는 스포티파이에 올려져 있으나, 유튜버 분이 유튜브에 동일한 리스트로 올려주셔서 쉽게 들을 수 있었다. 그의 플레이리스트는 음악에 대한 완벽주의와 삶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언급되는 모든 작업물에 대하여 검색하여 감상하게 되는데 나중에는 마치 이 책에 OST가 있는 느낌이었다. 그의 글을 이해하고, 감상하는데 너무 좋은 경험이어서 책을 읽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이 대가는 중국 청두에서 열릴 자신의 전시회에 관한 마지막 회의를 마치고, 할일을 다 했다는 듯 이틀뒤에 세상을 떠난다. 그는 책 말미에 2009년부터의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 마치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남겼다.



' 이것으로 저의 이야기는 일단 마칩니다. Ars longa, vita brevis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그는 떠났지만, 아주오래도록 길게 이 세상에 남아있을 것이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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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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