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태권 V의 등장 : 김청기 감독의 장편애니메이션

 

1976년, 내 눈 앞에 등장한 거대 로봇 태권 V! 당시 마징가  Z에 빠져있던 나는 그것들의 국적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사실 어린 시절에는 둘다 우리나라 로봇들인 줄 알았다.) 또 하나의 힘세고, 멋있는 강철 로봇이 짜~안 하고 나타났다는 사실에 열광했다.

  마징가 Z와 달리 태권도를 구사하는 태권 V로 인해 동네 아이들은 훈이와 영희가 되기 위해 태권도장으로 달려갔다. 그러고 보면 태권 V가 기여한 바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이들의 체력신장, 정서함양, 정의수호, 역할경험 등.

 

 

(출처: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PhotoView.do?movieId=3352&photoId=336259&t__nil_PhotoList_poster=thumbnail#

movieId=3352&photoId=336259&t__nil_PhotoList_poster=thumbnail)

 

2007년 태권 V의 부활 : 제피가루의 웹툰

 

  훈이와 영희는 현대의 그 나이 또래 청소년과는 달리 목적의식과 책임감이 분명했다. 태권 V는 훈이와 영희가 없으면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 나이가 들면서 고철 덩어리도 보고 싶지만, 무엇보다 훈이와 영희가 궁금해졌다. 어디서 살고 있을까? 지금도 몸짱, 얼짱을 고수하고 있을까? 지금도 멋진 일을 하며 살고 있을까? 지금도 책임감이 강할까? 궁금하다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제피가루라는 작가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 보다.

 

태권 V이 팬으로서 미디어 다음 <나도 만화가>에 4편짜리 단편 V를 연재하던 작가가 정식 연재 제의를 받은 후 (주)로보트태권브이와 정식 계약을 한 후 2007년 1월 24일 부터 본격적인 웹툰으로 연재를 시작하게 된 덕에 다시 태권 V, 훈이, 영희, 깡통로봇인 철이, 카프박사, 그리고 내가 가장 연민을 가졌던 메리를 만나게 되었다.

                                                                    

(출처: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700)

 

  하지만 훈이는 곧 50을 바라보는 배나온 중년의 별볼일없는 샐러리맨이 되어 있었고, 그와 결혼한 영희는 저녁반찬을 뭘로 할까가 최대 고민인 아줌마가 되어 있었다. 대한민국의 일반인들이 그러하듯, 승진과 돈이 삶의 최대 목적이 되어 버린 그들의 삶은 따분하고 찌질하다.

 

 (출처: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708)

 

웹툰 V에서 깡통로봇 철이의 역할은 중년의 훈이가 겪는 삶의 비루함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것이다. 장편 애니메이션 태권 V는 외모 콤플렉스를 겪는 카프박사가 붉은 제국을 건설하고 그곳에서 만들어진 로봇과의 대결과 승리를 그린 것이었다면 웹툰 V는 태권 V를 버릴 수 밖에 없었던 훈이의 사연과 다시 그것을 복원한 철이와의 관계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연하고, 훈이에게 힘과 용기를 실어주려는 내용이다.

 

(출처: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2227)

 

  이 웹툰이 많은 공감을 샀던 이유는 70~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함과 동시에 훈이, 영희와 함께 중년반열에 오른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훈이처럼 다시 로봇을 탈 수도 없고, 괴력을 발휘할 수도 없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다.

  하지만 1화부터 60화를 보는 순간 훈이와 철이를 만났고, 결코 늙지 않는 메리를 다시 만난 것만으로도 즐겁지 않는가? 프리퀼이 되건 시퀼이 되건 아님 메리, 영희, 카프박사만의 이야기를 별도로 만들 건 우리 곁에  계속 태권 V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렐 수 있다면 뭘 더 바랄까 싶다.(일본 강철로봇들을 배꼈다는 비난은 차치하고) 얼마 전에 (주)로보트태권브이 관계자를 만나니 실사영화를 찍을 계획이 있다고 하였다. 계획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실현되어 우리도 트랜스포머 같은 현재진행형 로봇 콘텐츠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

 

- 태권 V 발자취 -

.1976년 7월   로보트 태권 V

.1976년 12월 로보트 태권 V 2-우주작전

.1977년 7월   로보트 태권 V 3-수중 특공대

.1978년 7월   로보트 태권 V와 황금날개의 대결

.1982년 7월   수퍼 태권 V

.1984년 8월   84 태권 V

.1991년 9월   로보트 태권 V 90

.2006년 7월   태권 V 30주년 기념 제작 발표회

.2007년 1월   로보트 태권 V 디지털 복원판 개봉

.2007년 1월   웹툰 V 다음 미디어 서비스

.2011년 1월   국회의사당 로보트 태권 브이 (the dome of legend open) 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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