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1. book

이미지

도서명 표기
[예스리커버] 킨포크 트래블 KINFOLK TRAVEL
글쓴이
존 번스 저
윌북아트
평균
별점8.1 (60)
지니



 




집은 판에 박힌 일상을 더욱 돈독히 해주고,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여행자는 요르단 사막의 고요함이나 양곤 재래시장의 시끌벅적한 소음 한가운데서 불현듯 자신의 내면 세계가 확장되고 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는다. 과거와 현재의 자아에 대해 마음속에 의문이 떠오르며, 이 초월적인 순간이 아주 소중하다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이 순간이 곧장 시들어버릴 것 같은 위기를 맞는다. 그래서 수천 년 전의 여행자들처럼, 주변을 둘러보면서 보존하고 만질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다.      p.108




 



언젠가부터 집밥 열풍이 불고, 먹방 프로그램, 쿡방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면서 좋은 재료로 직접 요리를 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 전례없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집과 인테리어, 그리고 건강한 생활방식에 대해서도 그렇고 말이다.



 



시간을 나누는 가장 낭만적인 방법이 함께 밥먹기라고 말하는 킨포크 테이블을 비롯해서 킨포크 라이프를 다루는 책들을 인상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있다. 브루클린, 코펜하겐, 잉글랜드, 포틀랜드 등 세계 곳곳에서 화가, 농부, 작가, 커피 전문가, 뮤지션, 요리사, 플로리스트 등 자신들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등장해 자신이 가장 아끼는 음식과 레시피들을 소개해주어 진정한 힐링을 위한 식탁의 표정들을 만났었다.



 





 



<킨포크 테이블>과 <킨포크 가든>에 이어 이번에 나온 <킨포크 트래블>은 여행에 목마른 우리들에게 진짜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힐링을 선사해주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랜드마크를 찾아 다니고, 맛집을 순례하는 여행이 아니라 현지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주변을 조용히 돌아보는 잔잔한 일상적 여행을 꿈꾸고 있는 나에게는 제대로 된 가이드가 되어줄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느리게, 천천히, 여유를 가지는 삶이 필요한 지금이라, 꼭 필요한 책이기도 했다.



 





 




아르캄볼트가 지적했듯이, 지도는 단순히 어딘가에 도착하는 것 그 이상의 무언가를 의미한다. 아르캄볼트는 이렇게 말한다. "인공위성 덕분에 길을 잃지 않는 건 정말 좋은 일이긴 하죠.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길을 잃는 건 인생에서 맛볼 수 있는 커다란 스릴 중 하나입니다. 길을 잃으면 놀라운 일이 일어나지요. 그러니까, 낯선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면 안 될 이유가 없잖아요."           p.341




 



이 책은 6대륙 27개 나라를 방문해 각각의 지역에서 자신만의 삶을 가꾸는 다양한 이들을 만나고 그들이 소개하는 세상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파리 교외의 풍경, 뭄바이의 예술 산책, 서울의 거리, 볼티모어의 서점들, 태즈메이니아의 미술관, 무스카트 해안 길을 따라가는 산책, 이스라엘에서의 암벽등반, 자전거로 즐기는 아이다호, 조지아에서의 플라이낚시, 레바논의 포도원, 스위스의 케이블카 사파리, 아이슬란드의 캠핑 여행, 오슬로에서 베르겐으로 가는 기차 여행 등등... 도시와 야생, 그리고 교통수단이라는 카테고리로 나누어 세계 곳곳의 여러 풍경들을 여행해 볼 수 있다. 



 





 



킨포크가 제안하는 여행의 방식은 ‘천천히 바라보기와 느리게 느끼기’다.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나, 여행 가이드북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여행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행자를 위한 실용적인 팁부터 여행하기에 대한 사유를 담은 아홉 편의 에세이까지 모두 한데 어우러져 아주 특별한 여행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서울에서 달리기 좋은 곳들을 만나 보고, 눈 덮인 안데스산맥이 자리한 산티아고의 밤 문화를 즐길 만한 곳들을 지나, 세네갈의 패션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는 현지 디자이너와 대화하고, 멋진 건축물이 많은 뭄바이의 근사한 갤러리들을 가보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꽤 오랫동안 해외 여행은 우리에게 너무도 먼 일상이 되어 버렸지만, 거리두기가 끝나고 다시 일상이 회복되고 여행이 시작되고 있는 즈음이다. 물론 다시 확진자가 늘고 언제 다시 방역 정책이 시행될지 모르는 일이지만 말이다. 여행을 간절히 그리워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여행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그 가치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쉽게 누릴 수 있어서 그 소중함을 몰랐던 여행의 시간들이 너무도 간절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그 동안 어떻게 여행을 해왔는지, 여행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바쁘게 달려가는 일상처럼, 여행을 가서도 시간 내에 많은 것을 보고, 먹고, 느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이제는 '느리게 여행할 때만 보이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으니 말이다. 자, 이제 다시 떠날 시간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지니님의 최신글

  1. 작성일
    15시간 전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15시간 전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5.5.6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5.6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5.5.6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5.6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01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8
    좋아요
    댓글
    60
    작성일
    2025.5.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18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