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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 작성일
- 2024.11.21
온 세상이 우리를 공주 취급해
- 글쓴이
- 타라-루이제 비트베어 저
프런트페이지
‘페미니즘’은 현대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심지어 이 감자는 뜨거워진 지 한참이 지났지만 여전히 식을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누구나 한 번쯤 관심을 가졌을 소재이지 않을까. 현실에서 페미니즘의 ‘ㅍ’도 꺼내기 조심스러운 세태는 여전하지만, 그래도 요즘에는 서점에서 페미니즘에 관한 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론과 학문 관점으로 접근한 책부터 어린이나 학생들을 위한 책까지 아주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온 세상이 우리를 공주 취급해》는 이 세상이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고, 페미니즘은 도대체 무엇이길래 세상을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지 궁금한 여성들에게 먼저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독일의 1990년생 여성인 타라-루이제 비트베어다.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지만 저자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합쳐 60만 팔로워를 보유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이다. 인플루언서와 페미니즘의 조합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작가는 문화학을 전공하며 대중문화와 미디어에 깃든 여성혐오가 어떻게 개인의 정체성에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했다. 나아가 시대에 뒤떨어진 성 역할이 어떻게 현대에도 재생산되는지를 소셜 미디어에 널리 퍼트리며 페미니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이 책 또한 다양한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그렇기에 여성들이 저도 모르게 어릴 적부터 소비하고 받아들여 온 여성혐오를 날카롭게 파헤치며 시작한다. 이어서 여성이 일상에서 겪는 불쾌한 상황 중 대다수가 사실은 여성혐오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명쾌하고 단호한 어조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세상이 여성에게 씌운 이상적인 모습과 그 프레임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 위해 여성들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하며 이러한 굴레를 깨닫고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도 있지만 저자의 설명이 간결하고 명확해서 이해하기 쉽다.
한편, 저자가 독일인이라는 점은 언뜻 접근성을 낮출 수 있다. 나 또한 ‘독일 같은 선진국은 그래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상황이 낫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하며 이 책을 펼쳤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내내 ‘아니, 이게 독일인 작가가 쓴 책이라고?’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책을 구성한 작가의 역량도 뛰어나지만, 전 세계 많은 여성이 유사한 상황에 처해있는 현실 또한 한국의 여성도 충분히 이 책에 공감할 수 있는 이유라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몇 번이나 ‘몰래카메라’라는 단어가 사용된 점이다. 불법 촬영 범죄는 심각한 사회 문제이며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이를 고려해 ‘깜짝카메라’ 등 다른 표현을 사용했으면 이 책의 의도를 더 잘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직은 페미니즘이 낯선 여성에게 먼저 권하고 싶다. 세상의 거의 절반이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현명한 남성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어머니, 누나, 여동생, 아내, 딸, 친구, 동료…. 소중한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유독 마음이 답답해지는 뉴스가 많은 오늘, 언젠가는 이 책이 한 세대 전의 옛날이야기가 되기를 바라며 책의 한 구절을 옮겨본다.
이 책의 저자는 독일의 1990년생 여성인 타라-루이제 비트베어다.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지만 저자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합쳐 60만 팔로워를 보유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이다. 인플루언서와 페미니즘의 조합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작가는 문화학을 전공하며 대중문화와 미디어에 깃든 여성혐오가 어떻게 개인의 정체성에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했다. 나아가 시대에 뒤떨어진 성 역할이 어떻게 현대에도 재생산되는지를 소셜 미디어에 널리 퍼트리며 페미니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이 책 또한 다양한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그렇기에 여성들이 저도 모르게 어릴 적부터 소비하고 받아들여 온 여성혐오를 날카롭게 파헤치며 시작한다. 이어서 여성이 일상에서 겪는 불쾌한 상황 중 대다수가 사실은 여성혐오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명쾌하고 단호한 어조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세상이 여성에게 씌운 이상적인 모습과 그 프레임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 위해 여성들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하며 이러한 굴레를 깨닫고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도 있지만 저자의 설명이 간결하고 명확해서 이해하기 쉽다.
한편, 저자가 독일인이라는 점은 언뜻 접근성을 낮출 수 있다. 나 또한 ‘독일 같은 선진국은 그래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상황이 낫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하며 이 책을 펼쳤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내내 ‘아니, 이게 독일인 작가가 쓴 책이라고?’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책을 구성한 작가의 역량도 뛰어나지만, 전 세계 많은 여성이 유사한 상황에 처해있는 현실 또한 한국의 여성도 충분히 이 책에 공감할 수 있는 이유라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몇 번이나 ‘몰래카메라’라는 단어가 사용된 점이다. 불법 촬영 범죄는 심각한 사회 문제이며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이를 고려해 ‘깜짝카메라’ 등 다른 표현을 사용했으면 이 책의 의도를 더 잘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직은 페미니즘이 낯선 여성에게 먼저 권하고 싶다. 세상의 거의 절반이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현명한 남성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어머니, 누나, 여동생, 아내, 딸, 친구, 동료…. 소중한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유독 마음이 답답해지는 뉴스가 많은 오늘, 언젠가는 이 책이 한 세대 전의 옛날이야기가 되기를 바라며 책의 한 구절을 옮겨본다.
그래도 좋은 소식은 있다. 무언가가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당신도 바로 그 증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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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