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 관련

매르시르
- 작성일
- 2021.8.31
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
- 글쓴이
- 에른스트프리트 하니슈 외 1명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사람은 대게 자기감정으로 타인을 판단한다. 그래서 때로는 사소해보이는 문제도 민감하게 반응을 하기도 하는데, 왜 저 사람은 별것도 아닌 걸로 저렇게 물고 늘어지는가? 왜 과민 반응을 하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적 있을 것이고, 반대로 나의 행동이 타인에게 그렇게 받아들여졌을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게 감정적 반응을 해버리고 나면 곧 후회를 하며 내가 도대체 왜 그랬을까 라는 자책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복잡하고 미묘한 것이라서 자기 자신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면서 남의 이해하지 못할 반응을 의아해한다.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며, 자신도 이해못하는 것이 인간임에도 남이 이해못할 행동을 하는 이유를 이해못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이 책은 이런 이해못할 인간의 감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제목처럼 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 즉 감정뒤에 숨은 커다란 원인을 찾아 분석하고 있는데, 그 관점과 비유가 매우 탁월하게 느껴진다.
이 비유는 다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어떤 사람에게는 모기처럼 작은 일이 어떤 사람에겐 코끼리처럼 크게 받아들여지는 심각한 사안이 될 수 있다. 우리 집에서는 내가 아주 큰 존재이지만 지구 전체나 우주에 비하면 작은 돌맹이같은 존재인것처럼 그 크기는 관점에 따라, 해석에 따라 달라질텐데, 그 뒤에 숨은 감정이 무엇이냐가 더욱 관건이 된다.
모기뒤에 숨은 7마리의 코끼리는 결국 자신의 감정이며 욕구이다. 남에게 인정받고 싶고, 무시당하고 싶지 않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싶지 않고,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고, 보호를 받고 싶고, 내 편을 만들고 싶고, 어울리고 싶은 것이다. 저자는 이런 코끼리가 생기는 이유로 기본욕구를 해소하지 못해서라고 이야기 한다. 애착, 보호, 안전, 소속감, 이해, 인정과 존중, 공평한 대우와 정의, 성애와 성적욕구, 안정, 호기심, 자아적 욕구등이 그것이다.
게슈탈트라는 독일어 단어는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의미있는 전체로 조직화하여 지각한 것을 말하는데, 이것이 해소되지 못하는 것이 불안을 낳게 되고 심리적 신체적 장애를 겪게 된다.
아동기에 겪은 좋지않은 기억은 어른이 되서도 영향을 미친다. 바로 인간의 일반화능력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세상에 완전히 똑같은 사과는 없지만 우리는 다른 사과를 봤을 때도 그 모양이나 생김새 등 비슷한 것을 보고 그것이 사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화 과정이 없다면 사과를 깎아 먹어야 된다는 전제하에 매번 깎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일반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과를 만나도 깎아 먹을 수 있는 것인데, 이런 능력이 문제가 될 때도 많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어린이 아닌 다큰지 아주 오래 된 어른들도 일반화의 오류를 아주 쉽게 저지르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행동일 때도 있고 타인의 행동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연애에 몇번 실패했다고 전혀 다른 이성을 만났을 때도 불안해 하고 과거를 자꾸 적용하려는 습성을 예로 들수가 있다. 상대방은 과거의 연인과 아무 관계도 없다는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부모와의 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많은 행동의 일반화 기준이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사랑을 못받으면 그것이 성인이 되어서도 애정전선에 이상이 생기게 만든다. 왜냐하면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 겪은 상황의 패턴을 저장하여 비슷한 일이 생기면 자동으로 일반화 시켜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처음 먹은 사과가 아닌 다른 크기와 빛깔의 사과를 만나도 같은 방법을 적용하듯이. 이것이 단순한 사과깎는 방법이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복잡하고 다양한 사람에게 적용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 5장에서는 마음의 평정을 되찾는 방법을 여러가지 설명하고 있다. 현실에서 활용하기 어렵지 않은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생각을 조율하는 방법은 기존의 저장된 일반화 대응 패턴을 새로운 패턴으로 바꾸는 것이다. 내가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오류를 저지르면서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도 모를 내 감정을 진단하고 이유를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될 책인것 같다. 물론 내가 앞으로 얼마나 자각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느냐의 여하에 따라 달려 있지만 그것을 자각하지도 못하던 때와는 분명히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40여년간 수많은 내담자를 치유해온 저자의 책이기에 더 믿음이 가는 것 같다. 자기 감정을 이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남의 감정을 내 마음대로 판단하고 분류한 것에 대한 반성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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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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