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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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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글쓴이
체이스 퍼디 저
김영사
평균
별점9.8 (28)
플라뇌르







환경오염으로 자연의 상당부분이 파괴되고 동식물이 시시각각 멸종해가는 시대, 뛰어난 과학기술로 유전자를 조작해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해내고 심지어 인간의 신체 개조마저 시도하는 탐욕과 오만에 빠진 인류의 모습을 담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오릭스와 크레이크>에는 머리도 부리도 없이 살아 있는 닭인 '치키놉'이 등장한다. 이 기이한 생명체는 20개의 닭가슴살을 살찌울 때까지 키워진다.(p.31) 듣기만 해도 섬뜩해지는 이 '고기 식품'이 마트의 냉장육 코너에 실제로 등장한다면 어떨까? 천재 과학자 무리가 연구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키워내는 고기 덩어리, 그것은 SF소설의 소재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애트우드가 '치키놉'을 소설에 등장시키기 훨씬 이전부터 세포배양육은 소비자를 만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오고 있었다. 



 



 





10년 전 기업형 동물농장 시스템의 해악에 대해 전해 듣고 고기를 적게 먹기 위해 채식에 관심 가졌던 적이 있다. 당시 식물성 대체육인 콩고기 음식을 시음해 보고 과연 이런 '가짜 고기'로 고기를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고, 국내에서 실천하기엔 고기에 대한 대안이 적어 결국 포기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에서 등장하는 대체육은 콩고기와 같은 식물성 대체육이 아닌, 동물 세포를 소량 떼어내 배양시켜 만든 세포배양육이라는 식품과 그 산업에 대해 이야기가 담겼다. 실리콘밸리의 '저스트'라는 세포배양육 스타트업 기업이 대체육을 시장에 내놓기까지 분투하는 과정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기도 또 드라마틱한 영화 같기도 하다. 그들을 저지하기 위해 각종 소송과 정치적 압력을 불사하는 대기업과 미국축산업협회의 모습도 담겨 있다.



 



 



2006년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지구의 온실가스 총배출량 가운데 기업형 동물농장 시스템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비중을 18퍼센트로 추정한다는 아주 중요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모든 차량과 선박, 기차, 온 세계를 누비는 비행기가 내뿜는 양보다 더 많은 수치다. 보고서는 전 세계 인간 활동에 기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9퍼센트가 기업형 동물농장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p.19



 



 



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하지만 해마다 식용을 위해 죽음을 맞는 수십억 마리의 동물과 온난화를 부추기는 기업형 동물농장 시스템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2006년 기준 지구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 가운데 기업형 동물농장 시스템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전 세계 인간 활동이 기반한 배출량의 9퍼센트라니 가히 놀랍지 않은가.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실존적 위기에 직면해있다. 태국의 경우 2050년까지 현재 사람이 거주하는 태국 땅의 10퍼센트 이상이 침몰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해 대도시 방콕에 사는 사람을 포함해 약 1억 5천만 명이 식량위기에 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p.204) 또 중국을 예로 들면 14억에 육박하는 인구를 먹여살리기에 경작 가능한 토지가 충분하지 않아 세포배양육이 가장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 손에 빵 조각 하나를 올리고 다른 손으로 작은 버터 나이프를 집어 오늘의 메인 요리, 황금빛이 도는 베이지색 페이스트를 덜어냈다.



 



 



 



나는 지금 준비가 된 걸까? 빵에 페이스트를 펴 바르면서 궁금했다. 이때까지 맛본 고기는 모두, 아마도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처럼 한때는 살아 숨 쉬던 생명체였다. 이 특별한 요리는 오리 세포로 만들었다.



 



 



 



빵 조각을 입으로 가져가 한입 베어 물었다. 한참을 씹으면서 맛 보고 단단했다. 부드러웠고 뒷맛은 풍부했다. 내 눈과 입, 코는 본능적으로 지금 먹는 것을 고기로 인식했다. 하지만 뇌에서 빛의 속도로 신호를 주고받는 시냅스는 단 한 가지 생각만 떠올렸다. 이것은 세포일 뿐!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p.15~17



 



 



 



 



이 책의 저자는 세포배양육 연구실에서 키운 세포로 만든 오리 페이스트를 맛 보고 그 느낌을 기술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천재 과학자들이 키운 고기로 만든 요리를 맛 본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먹는 감자, 바나나, 사과 등은 모두 세포 덩어리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아직은 생소하고 낯선 느낌이다. 만약 세포배양육이 안전상에 문제가 없다면, 또 경쟁적인 가격대에 판매된다면 합리적인 소비자로서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직은 선뜻 구입하기엔 터무니없이 가격대가 높고, 또 구입하려야 구입할 수 없는 게 현재 전 세계에서 싱가포르 외에 시판이 허용된 곳은 없다. 세포배양육 산업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세포배양육 산업이 발전해온 속도를 보면 그다지 요원한 일도 아닌 것 같다. 다만, 목축업에 종사하는 영세농민들에 대한 강구책을 제대로 수립하는 것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세포배양육에 대해 알고 싶다면, 또 전통적인 동물농장 방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다면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을 읽어보실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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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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