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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한가운데
  1. 달콤 쌉쌀한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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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한가운데



주진모가 조인성에게 말했다.

";이걸로 우리 은퇴할 수도 있겠지만, 은퇴작일 수도 있으니까 까놓고 가보자.";


조인성 역시 이 영화에서 자기의 이미지에 대한 편견을 깨고 20대의 마지막 작품이니 배우로서 못 할 것 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금기인 동성애 코드는 배우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두 배우의 결연한 의지를 알았기에 베드신 수위가 높을거라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심히, 더, 과감했다.





아름다웠냐고? NO. 충격이었다. 그런데 그 충격은 과도함에서 오는 충격이 아니라 갑자기, 느닷없이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즉, 스토리의 전개상 펼쳐지는 자연스러움이 아니기에 느닷없는 기습을 당한 듯 불편했다.


<쌍화점>에서의 정사신은 그렇게, 내내 불편했다. 하지만 조인성의 확실한 노출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 노출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배우의 노력에 비해 영화적 완성도가 2% 부족하기 때문이다. <쌍화점>은 인물 심리를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했어야 했다. 관객의 감정 몰입과 이해를 필요로 한다면.


그냥 딱 봐도 제작비 꽤나 쏟은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화려한 의상만 하더라도 눈이 부실 지경이고, 세트장의 아름다운 영상과 리얼한 액션신을 연출하기 위해 동원된 인원, 소품 하나하나에도 예사롭지 않은 세심한 손길이 갔기에 볼거리는 확실하다. 게다가 조인성의 엉덩이, 주진모의 강렬한 눈빛, 송지효의 자연미만으로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역시 인물 심리 묘사의 디테일이 너무나 아쉽다.





볼거리가 많으면서도 부족했던 이유는 스토리의 허점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문제였다. 조인성에겐 좀 더 절제되고 진중한 내면 연기가 필요했고, 송지효는 많이 부족하다. <쌍화점>의 정사는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정사가 아니다. 그들의 정사는 영화 주제이기에 감정 연기가 어느 장면보다 절실히 요구됐어야 했는데 송지효의 표정은 하기 싫어서 억지로 하듯 무표정했고, 표현은 소심했다. 복잡미묘한 심리를 표현해야 했던 왕후 역할이야 말로 좀 더 연기력 있는 여배우가 캐스팅되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쌍화점>의 모자른 2%가 조금은 더 만회되지 않았을까.



주진모의 눈빛 연기는 좋았다. 주진모 때문에 그나마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해주려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절대권력과 힘을 가진 왕의 아킬레스건은 사랑이다. 그 사랑은 금기된 사랑이기에 치명적이다. 무엇하나 아쉬울 것 없는 왕이 한 남자를 사랑하고, 집착과 소유때문에 질투의 화신이 되어 끝내 사랑하는 남자의 칼에 죽어야 했다.
사랑 앞에 끝까지 진실했던 사람은 왕 뿐이었다. 홍림의 사랑은 불분명하다. 왕에 대한 사랑은 이성에의 사랑이기 보다 주인, 아버지, 형에 대한 은혜에 대한 보답과 믿음, 의리, 정이었으면 왕후에 대한 사랑은 육욕이었다. 홍림이 불분명한 정체성을 지니게 된 것도 그리하여 왕과 왕후 사이에서 갈등한 이유는 왕때문이었다. 홍림은 어려서부터 왕에게 길들여진 사람이다. 사고 체계가 형성되기 전에 이미 타인으로부터 결정되어진 역할에 따라 반응해야 하는 수동적인 인물이다. 그가 자기 정체성을 발견한 것은 왕후와의 정사를 통해서였다. 여자와의 첫 관계로 눈을 뜬 정체성이 홍림을 능동적인 인물로 변화시켰다.


영화에서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왕, 왕후, 홍림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미묘한 심리가 펼쳐지는 장면이었다. 그들의 삼자 대면 장면은 두 번 있었는데 그 살 떨리는 긴장된 자리가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력 때문에 코믹할 정도였다. 생각해보라. 절대 권력을 가진 왕과 애인과 내연녀가 한 자리에 있다. 이미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떠보는 왕과 왕이 모를거라 짐작하고 눈치 못 채게 연기하면서 긴장하는 두 사람. 그 긴장된 순간이 어찌하여 삼자 회합처럼 보였을까. 영화는 이렇게 자꾸 엉뚱하고 느닷없이 흘러간다.


그래도 마지막 장면만큼은 살짝 눈물이 핑 돌았다. 주진모의 눈빛에서 연민을 느꼈다. 왕은 홍림에게 '미욱한 놈'이라 말했지만, 미욱한 놈은 왕이다. 그럴 줄 모르고 홍림과 왕후를 붙여놨단 말인가.


잘못된 사랑은 당연히 비극적 결말을 낳는다. 왕의 잘못된 사랑 탓에 홍림 인생만 아작났다. (거시기까지-_-;;)


<쌍화점>은 10분이 삭제된 상태에서 개봉되었다고 한다. 그 10분 삭제 장면은 뭐였을까. 혹시 그 삭제된 장면이 인물들의 심리 묘사였다면 삭제하지 말았어야 했고, 정사 장면이었다면 당연히 삭제 마땅하다. 안 그래도 이 영화엔 정사 장면이 불필요하게 많다. 물론 조인성 엉덩이 자꾸 봐서 좋긴 하지만ㅋㅋ


어찌되었든 볼거리가 많은 이 영화,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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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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