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리뷰

rivermdj
- 작성일
- 2025.5.14
배틀 아일랜드
- 글쓴이
- 아키요시 리카코 저
하빌리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전개 자체보다도, 위기 속에서 사람들의 태도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모습, 처음에는 웃으며 건네던 이들이 조금씩 이기심과 불신에 잠식되어 가는 과정은 불편하지만 현실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극한 상황에서의 민낯을 드러내는 인간 군상은 어느새 독자에게도 거울처럼 느껴집니다. 나라고 이런 극한 상황에 처하면 과연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지요. 사실 극한의 상황을 설정한 서바이벌 소재의 컨텐츠들을 보면 바닥으로 내몰려 본성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들이 특별히 악한 사람이어서도 아니고, 강한 생존욕구에 의해 바닥을 보이는 모습을 보면 인간 본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 역시 그런 면이 강합니다. 결혼을 앞둔 커플, 유튜버, 공무원, 과학강사, 영업사원, 의사, 대학생 등 다양한 배경의 이들이 섞여 있어, 각자의 가치관과 행동 방식이 대비됩니다. 누군가는 전략적으로, 누군가는 감정적으로, 누군가는 본능적으로 움직입니다. 그 각각의 캐릭터에 집중하다 보면 이 책 속 이야기는 단순한 살육 게임이 아닌,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심리극으로 다가옵니다.
《배틀 아일랜드》는 결코 새로운 형식이나 반전을 가진 소설은 아니지만, 익숙한 장르의 이야기 속에서 인물과 상황을 정교하게 엮어내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만의 생각과 해석을 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도파민을 자극하는 오락소설이 될수도, 무게감 있는 심리소설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어느 쪽이든 인상깊은 소설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