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노부타
- 작성일
- 2009.12.27
셸터
- 글쓴이
- 로이드 칸 저
시골생활
'우리한테 가까워지려는 자연을 조금은 견디며 살 줄 알아야 합니다'(291)라는 문구가 잠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셸터라는 단어를 굳이 번역하려 하지 않고 외래어 그대로 책 제목으로 쓴 이유에 대해 구구절절이 공감하며 읽기는 했지만 사실 그렇게 마음에 남지는 않았다. 정신없이 바쁜 시기에 짬짬이 읽어보느라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이 책은 한편으로는 재미있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재미없었다. 세계 각 지역의 온갖 셸터들에 대한 이야기와 집을 짓는 기술적인 이야기가 적당히 섞여있는 것이 내게는 오히려 더 분산되고 구체적이지 않은 이야기들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거주공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고, 스스로 집짓기를 해보고 싶어했던 나의 소망을 다시 일깨워준것을 보면 결코 이 책을 재미없게 읽었다고는 할 수 없겠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건축가의 일이라고만 생각을 했고, 간혹 내가 살 집에 대한 간략한 디자인 정도는 꿈을 꿔봤을 것이다. 방은 어떻게 해야하고 거실의 위치와 모양, 가구의 배치 같은 내용말이다. 그런데 한번도 우리가 사는 집을 내가 직접 지어본다거나 수많은 생명체가 집을 짓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생활한다는 것을 생각해본적이 없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다. 물론 오래전 스콧 니어링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내가 사는 이곳에도 아름다운 돌담이 있으니 돌집과 흙집을 짓는 것을 꿈꿔보기도 했었다. 그것의 실현가능성을 떠나서 직접 내 손으로 집을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그때 처음 해보고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새삼 이 책을 읽으니 슬그머니 심장이 뛰기도 한다. "직접 하시라, 게으름뱅이들이여! 하면 된다!"라는 외침은 왠지 내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
그런데 정말 멋지고 커다랗고 폼나는 집이라는 것만 떠올려봤지 한번도 자연과 더불어 최소한의 공간과 최소한의 건축자재로 내가 살 집을 짓는다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다. 셸터를 읽으며 원시시대와 부족공동체, 인디언 공동체 등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주거형태에서부터 근현대의 건축물의 변화에 대해 별 생각없이 읽고 있었는데 조금씩 그 안에 담겨있는 뜻이 보이는 듯 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최소한의 변형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집을 찾는 반면 - 아니, 대부분의 생명체는 '집'이라는 공간도 없이 자연생태 그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털갈이를 한다거나 주거지 이동을 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반면 인간은 더위와 추위를 피하기 위해 자연과 벽을 쌓고, 그러니까 말하자면 예전에는 추위를 막기 위해 자연안에서 모닥불을 피웠지만 이제는 석유를 쓰면서 바람을 막고 난방을 하고 더욱더 자연과 벽을 쌓고 있다. 어쩌면 자연의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을 지은것이 수천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보호구실뿐이었던 집이 장식품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것이 자연생태를 파괴하고 지구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셸터는 집의 여러 형태와 구조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집짓기의 기초가 되는 설명, 여러형태의 집짓기에서 초보자들이 알아야하는 이야기, 주의해야하는 이야기들도 실려있다. 여러공동체들의 공동주거에 대한 이야기에서 개인의 사적공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경험자의 훌륭한 조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이 지금 내게는 당장 필요없는, 나와는 상관없는 그런 이야기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전에 내가 꿈꿨던 것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있으면 정말 언젠가는 내가 사는 집을 지을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실현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나무와 흙, 돌, 폐물을 함께 이용해 집을 지으면 시간은 더 들지만, 장인 정신을 발휘해 작업을 하다보면 상상력과 변해가는 생각에 따라 독창적인 집을 지을 수 있다. 주변 자연에서 나는 재료를 쓰고 손수 작업을 하면 집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게 된다. 덜 가공된 재료는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오랫동안 편히 지낼 수 있는 집을 만들 수 있다. 집이란 결국 우리 피부의 외연이다"(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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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거주공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고, 스스로 집짓기를 해보고 싶어했던 나의 소망을 다시 일깨워준것을 보면 결코 이 책을 재미없게 읽었다고는 할 수 없겠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건축가의 일이라고만 생각을 했고, 간혹 내가 살 집에 대한 간략한 디자인 정도는 꿈을 꿔봤을 것이다. 방은 어떻게 해야하고 거실의 위치와 모양, 가구의 배치 같은 내용말이다. 그런데 한번도 우리가 사는 집을 내가 직접 지어본다거나 수많은 생명체가 집을 짓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생활한다는 것을 생각해본적이 없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다. 물론 오래전 스콧 니어링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내가 사는 이곳에도 아름다운 돌담이 있으니 돌집과 흙집을 짓는 것을 꿈꿔보기도 했었다. 그것의 실현가능성을 떠나서 직접 내 손으로 집을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그때 처음 해보고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새삼 이 책을 읽으니 슬그머니 심장이 뛰기도 한다. "직접 하시라, 게으름뱅이들이여! 하면 된다!"라는 외침은 왠지 내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
그런데 정말 멋지고 커다랗고 폼나는 집이라는 것만 떠올려봤지 한번도 자연과 더불어 최소한의 공간과 최소한의 건축자재로 내가 살 집을 짓는다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다. 셸터를 읽으며 원시시대와 부족공동체, 인디언 공동체 등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주거형태에서부터 근현대의 건축물의 변화에 대해 별 생각없이 읽고 있었는데 조금씩 그 안에 담겨있는 뜻이 보이는 듯 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최소한의 변형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집을 찾는 반면 - 아니, 대부분의 생명체는 '집'이라는 공간도 없이 자연생태 그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털갈이를 한다거나 주거지 이동을 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반면 인간은 더위와 추위를 피하기 위해 자연과 벽을 쌓고, 그러니까 말하자면 예전에는 추위를 막기 위해 자연안에서 모닥불을 피웠지만 이제는 석유를 쓰면서 바람을 막고 난방을 하고 더욱더 자연과 벽을 쌓고 있다. 어쩌면 자연의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을 지은것이 수천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보호구실뿐이었던 집이 장식품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것이 자연생태를 파괴하고 지구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셸터는 집의 여러 형태와 구조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집짓기의 기초가 되는 설명, 여러형태의 집짓기에서 초보자들이 알아야하는 이야기, 주의해야하는 이야기들도 실려있다. 여러공동체들의 공동주거에 대한 이야기에서 개인의 사적공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경험자의 훌륭한 조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이 지금 내게는 당장 필요없는, 나와는 상관없는 그런 이야기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전에 내가 꿈꿨던 것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있으면 정말 언젠가는 내가 사는 집을 지을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실현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나무와 흙, 돌, 폐물을 함께 이용해 집을 지으면 시간은 더 들지만, 장인 정신을 발휘해 작업을 하다보면 상상력과 변해가는 생각에 따라 독창적인 집을 지을 수 있다. 주변 자연에서 나는 재료를 쓰고 손수 작업을 하면 집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게 된다. 덜 가공된 재료는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오랫동안 편히 지낼 수 있는 집을 만들 수 있다. 집이란 결국 우리 피부의 외연이다"(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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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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