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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좋은 것은 없다"

 

인테리어 책자를 보던 그녀가 불쑥 건넨 말이다.

곁에 있던 몇 명은 공감하기 어렵다는 듯,

다소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이 순간 문득 떠오르는 물건이 있었다.

그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 방 한켠에 고스란히 쳐박혀 있던 그 물건.

싸고 좋은 것은 없다는 그 말이 격하게 공감된 건 왜 였을까?

 

그 날은 나의 운동멘토 셀레나 선생님에게

밴드운동을 제대로 배우고 있던 참이였다.

허벅지가 터져 나갈것만 같은 고통에도

건강한 내 모습을 상상하며 겨우 이겨냈다.

역시 운동은 혼자 할 때보다

둘이 함께 할 때 에너지는 배가 된다.

없던 힘도 절로 솟아났다.

혼자 일때보다 시간도 잘 갔다.

 

서로 바빠 자주 못 만나는 우리였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혼자 밴드 연습을

해보라고 내게 제안하는 그녀 였다.

나는 흔쾌히 알았다고 말하며

두툼하고, 탄탄한 밴드에 대한

정보를 캐묻기 시작했다.

그녀는 마치 '밴드학개론' 에

대한 강연을 하듯 내게

자세하고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고무밴드는 탄성이 좀 약하니까

무조건 이 두툼한 천 재질로

된 걸로 사야해. 찾아보고

모르겠으면 나에게 물어봐.

브랜드 이름이나 사이트 알려줄게."

 

늘 친구처럼, 엄마처럼

하나하나 잘 챙겨주는 그녀였기에

 이번에도 그녀의 말을 잘 들어야지

 다짐한 것도 잠시뿐..

Z사의 휘황찬란한 마케팅에

그만 현혹되고 말았다.

 

1만원 초중반대의 착한 가격과

S라인 몸매를 자랑하며

고무밴드 운동을 하고있는 사진 속

쭉쭉빵빵 모델 언니들에게

매료되어 그 자리에서

결제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분명 고무밴드라는 것을

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성보다 내 손이 더 빨랐다.

고무밴드의 갯수도 5개에

단계별로 탄성이 다른 것이였다.

싸게 잘 샀다고 스스로

합리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며칠을 기다려 내 품으로 온

밴드들은 곧장 나와 함께

외출을 나가게 되었다.

 그 날은 입김이 나오는

초겨울 날씨 였다.

운동영상을 찍고싶다는 

일념 하나로 밴드 하나를 꺼내

허벅지에 끼워 넣는 그 순간 이였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밴드는

두 동강으로 갈라졌다.

순간 나는 생각했다.

'올 것이 왔구나..'

 

나와 함께 동행한 할머니는

그 상황이 재밌으신지

연거푸 웃으셨다.

"야야~ 그거 터져가 우야노?"

터지는 장면을 영상에 담지 못한것이

못내 아쉬웠다. 리얼 실제상황인데..

셀레나 선생님이 우려하던 게

현실이 되었다. 이런거였구나.

얇은 고무는 추위에 약했다.

튼튼한 천 소재의 밴드보다

탄성도 약해서 운동효과가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다.

 

선생님의 말씀을 한번 더

되새기지 않았던

내 자신에 대해 후회가 몰려왔다.

그 이후에 날씨 변화가 크지 않았음에도

밴드는 종종 터지거나 찢어졌다.

밴드가 하나 둘 터져 나갈때마다

내 가슴도 터져 나가는것만 같았다.

 

1만원 초중반대가 큰 돈은

아니였지만, 합리적인 소비를

하지 않은 내 자신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되었다.

싼 것 여러개 보다

조금 더 값을 지불하더라도

제대로 된 하나가 훨씬 더 낫다.

 

"싸고 좋은 것은 없다"

는 그녀의 말이 격하게

공감되는 순간이였다.

그녀 또한 인테리어 소품을

사면서 싼 것을 여러개 샀지만

오래 쓰지 못하고 결국에는

비싸고 좋은 걸 사게 되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것을

사서 오래쓰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똥 인지 된장 인지

밟아도 보고, 찍어 먹어도 보고

겪어봐야 깨닫는 존재인걸까?

앞으로 합리적인 소비에 대해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결국에는 양보다 질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깨닫게 되는 것들.

관계 또한 양 보다 질 이더라.

앞으로 쇼핑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가격보다 질을 따져보는

나와 우리가 되길.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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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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