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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a
- 작성일
- 2024.1.8
파견자들
- 글쓴이
- 김초엽 저
퍼블리온
『파견자들』
김초엽 장편소설
퍼블리온 출판
사람들은 범람체가 끊임없이 창궐하는 지구의 지상으로부터 떨어진 라부바와라는 지하에서 생활하고 있다. 주인공 태린은 기억을 보강하는 도구이자 두뇌 보조 장치인 ‘뉴로브릭’ 부적응자이다. 광증은 아니지만 환청을 일으키는 존재, 이 뉴로브릭이 목소리를 들려줄 때마다 '쏠'이라는 이름을 붙여 자아가 있는 존재인지 파악하려 애쓴다.
지상으로 갈 수 있는 파견자가 되기위한 테스트 과정 중 갱에 갇히게 되는데 '쏠'의 도움을 받아 은빛 거미줄로 탈출한다. 하지만 '쏠'은 태린이 마지막 통과 채집한 광증 아포 샘플을 사람들에게 흩날리는 사건을 일이키며 태린은 도시에서 추방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태린은 범람화 된 동물은 같은 상태의 동물을 경계하지 않는 점을 이용한 '양치기 늑대’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지상으로 나가게 되고, 히로모 늪인을 만나게 되면서 과일마저 범람체가 된 곳의 풍경을 보게된다. 인간을 흡수한 범람체. 외계인들은 진동으로 언어를 전달하고, 표면 진동과 분자의 확산을 통해 세상을 감지한다. 범람체가 되면 자아도,영혼도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 가지들, 연결망들을 통해 의식을 지닐 수 있다고 말한다.
소설 시작에서 태린이 3년전 라디오 방송을 듣는 옆집을 이상하게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이 방송은 범람체들의 소통방식 중 하나였다!
죽음에 대해 다른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 아직 나도 인간이기에 조금 무서울 것 같지만 계속 의식이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말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쏠과 태린은 각자 자아를 갖고 서로 몸을 공유한다. 태린 자신이 범람화는 되지 않지만 쏠이 보여주는 진동과 냄새와 시각과 촉각으로 전달되는 감각들을 느껴보는데 온갖 공간의 감각이 한꺼번에 느껴지는 기분은 어떨지 상상을 해보게 되었다.
모두가 아니라고 죽여야 한다고 하는 존재가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존재라면 나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태린처럼 그들과 공존이 가능하다 말할까. 이 세계도 혼돈이지만 각자의 종을 지키고자 하는 본능들은 외계인이라고해서 다르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이 가상 세계가 현실과 닮아 있었다. 이도 저도 아닌 이방인 같은 존재.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고독한 현대가 마치 태린이 지상도 지하 사이 고민하는 괴로움이 가득한 곳 같다.
○ 책 속 밑줄 긋기
라부바와는 광증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도시이지만, 하라판의 사람들은 이상하리만치 그 위험에 자주 노출되었다. P35
왜 증오를 품어야 하느냐고? 살면서 한 번도, 왜 범람체에 대해 증오를 품어야 하는지 물어본 적이 없다. 그건 마치 인간을 절멸에 이르게 한 거대한 지진이나 해일 따위를 왜 증오하느냐고 묻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유를 설명할 필요도 없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것이 사람들을 죽였으니까. 문명을 말살했으니까. 자유를 빼앗아갔으니까. 우리를 지하 세계에 가뒀으니까. 그리고 또……. P43
자아란 착각이야. 주관적 세계가 존재한다는 착각. 너희는 단 한 번의 개체 중심적 삶만을 경험해 보아서 그게 유일한 삶의 방식이라고 착각하는 거야. 우리를 봐. 우리는 개체가 아니야. 그럼에도 우리는 생각하고 세상을 감각하고 의식을 느껴. 의식이 단 하나의 구분된 개체에 깃들 이유는 없어. P241
마치 수많은 공간에 동시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나’라는 감각이 하늘거리며 사방으로 흩어지고 동시에 흘러넘쳤다. P371
이 삶은 이전과는 다를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달라지리라는 것도. 그러나 그 모든 것에 앞서, 우리는 지표면에 선 우리와 같은 존재가 우리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 너희는 미쳤고,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존재이고, 그래서 죽어 마땅하다고, 그렇게 말하는 이들이 없는 곳. 고독해서 자유로운 곳. 아무것도 없어서 살아갈 수 있는 곳.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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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