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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
  1. 소설에세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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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세트
글쓴이
정은궐 저
파란미디어
평균
별점9.3 (3)
옥이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2 - 열린 결말이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책






작년 많은 인기를 얻어 국민드라마 수준의 시청률을 보여줬던 '해를 품은 달'..
일명 해품달..
드라마를 통해서 원작 소설을 읽은 것을 물론이요, 원작 소설의 작가인 정은궐 씨의 책을 모조리 보고 있는 중이다.
TV 드라마로도 방영된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 이어 이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까지...
이젠 모두 섭렵한 것인가?
그 다음 소설은??



전작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줄여서 이젠 '성유'라 하겠다.)'에서 모두 좋은 성적으로 급제한 잘금 4인방.
이미 윤식(윤희)가 여자임을 알아챈 사형 3인방들..
그리고 결국 그녀와의 결혼을 위해 당파, 집안의 모든 난관을 이겼냈다 여겨 결혼에 성공한 선준.
이들의 결혼으로 이야기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
사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앞으로 '규각'이라 하겠다.)' 책이 있다는것을 몰랐다 하더라도, '성유'를 봤을때 뒷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뉘앙스로 끝이 난다.
그러니 이 '규각' 책은 오매불망 기다리던 뒷 이야기를 모두 풀어내고 있다.
대신 등장하는 여러 에피소들은 '성유'에 비해 더 풍성해졌다.
나의 최대 관심은 과연 윤식과 윤희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물론 선준과의 혼인 여부, 재신의 일편단심 마음은?, 여림의 사랑은 나타날까? 등도 궁금하였드랬다.



무지막지한 공부를 통해 급제한 4인방.
역시나 뛰어난 능력을 가진 젊은 인재들이기에 탐을 내는 기관들이 많다.
하지만 윤희는 규장각으로 오기를 반기는 이들이 없는데...
결국 규장각에 입성한 이들. 그리고 그들은 기다리는 것은 무지막지한 신참례였다.
여기서 임금과 신료들의 일종의 내기가 펼쳐지는데...
유례없는 신참례를 통해서 그들은 단합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신참례에 담긴 깊은 뜻을 깨닫는 이들.
그 와중 벽서는 재등장하고 홍벽서와 대비되는 청벽서는 물론이요 벽서의 무분별한 등장까지...
'성유'에서 홍벽서를 자처했던 선준의 아버지, 진짜 홍벽서인 재신의 아버지, 또 이들을 아끼는 임금까지.
벽서 사건의 진정한 숨은 의도 때문에 서로 융화하기 힘든 이들이 모두 같은 목적으로 일을 벌이고야 만다.
원수같은 이들의 관계는 어찌 보면 비슷해보여서 웃음이 살짝 나기도 하는 부분이다.



그냥 봐도 암행어사 같은 선준, 전혀 어사랑은 어울려 보이지 않는 걸오/여림이 모두 멀리 외부로 출타한 가운데, 윤희를 향한 압박은 거세지고~
꽃도령 4인방을 향한 궁궐내 여인들의 연모 또한 커져 생각보다 큰 일이 벌어진다.
의외의 면으로 어사의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 임금의 초반 우려와는 달리 확실한 눈도장을 받는 여림.
여림과 윤희, 이 둘이 이 커다란 문제를 헤쳐갈 수 있을 것인가?
'성유'에서 있었던 추문 사건과 비슷한 추문이 규장각 내에서도 펼쳐지는데...
'성유'에서는 선준의 뛰어난 두뇌로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규각'에선 바로 초선의 활약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이들 4인방의 이야기와는 달리 이 책에선 '성유'에서는 거의 등장할 부분이 없던던 윤희의 동생 윤식의 이야기가 꽤 등장한다.
바로 윤식과 승문원 황 판교의 여식 서영과의 사랑 이야기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듯 하다.
이 책의 관점 포인트는 참으로 많다.


- 윤식과 서영, 그들의 사랑은 과연 이루어질지
- 윤희의 남장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 재신의 혼인, 과연 윤희를 잊고 새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 선준, 윤희는 결혼 승낙을 받을 수 있을지
- 여림, 진정한 남자 그리고 진정한 벗
- 초선의 의리 : 윤희는 그녀와 진정한 벗이 될 수 있을까
- 임금의 독특한 설정 : 달변, 독설, 궤변의 천재



비록 이 글엔 사랑 이야기가 많으나....그 외에 포인트도 많다.
임금의 독특한 캐릭터, 대립관계인 두 아버지의 비슷한 점들, 여전한 당파 싸움,끊임없는 문제들 가운데서도 항상 해결해 나가는 윤희와 3인방.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이들의 우정이다. 특히 여림의 모습이 강하게 남는다.
뗄레야 뗄 수 없는 우정이 이들에게서 이 책 안에서 지속되어 가슴을 울린다.
그 우정이 있었기에 사랑이 있었기에 윤희가 이렇게 버틸 수 있지 않았을까?
'성유'가 사랑 이야기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췄다면 '규각'에선 우정이 조금 더 부각된 느낌이 든다.
아직도 많이 기억에 남는 내용을 옮겨본다.


여림과 걸오의 대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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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녀석 직관력으로 모른다고 생각하기 어렵거든. 예전부터 의심하고 있었지만, 특히 어젯밤 네 태도가....... 그러니까 대물이.......”
용하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그러자 재신의 말도 사라졌다. 역시 짐작대로였다. 혼자 알고 있다고 생각한 김윤식의 정체를 용하도 알고 있음이 분명하였다. 그것을 증명하듯 용하는 천천히 말을 몰아 재신의 옆에 섰다. 잠시 후 용하의 입술이 귓속말을 하려는 듯 그의 귀로 다가갔다. 재신이 제 귀로 신경을 곤두세우는 순간, 용하는 순식간에 그의 볼에 입을 맞추고 재빨리 도망쳤다.
“이, 이 미친 새끼가!”
버럭 고함을 질렀지만 이미 용하는 큰 소리로 웃으며 저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다시 말을 돌려세웠다. 재신은 그를 잡으러 가려다가 얼떨결에 다시 멈춰 섰다. 용하의 말이 천천히 재신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서너 걸음가량의 사이를 두고 멈춰 섰다.
“비밀이란 건 말일세.......”
싱긋이 웃으며 던져 놓는 용하의 서두에 재신은 숨까지 멈추고 집중하였다.
“......혼잣말이라 하더라도 입에 담는 순간 다른 귀가 듣기 마련이지. 때문에 그 내용이 긴요하면 긴요할수록 자신의 귀에게조차 입을 다물어야 하네.”
재신은 뜻을 묻지도 않고 그다음 말을 기다렸다.
“대물은 나의 소중한 벗일세. 그 외에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네. 비밀을 숨기는 것이 벗의 도리라고 한다면 그것을 모르는 척해 주는 것 또한 벗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채찍을 잡은 재신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알게 모르게 의지가 되는 벗이다. 아울러 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은 인간이기도 하였다. 용하가 말을 돌려 천천히 걷기 시작하였다. 재신은 그의 등을 보면서 따라 걸었다.
“자네는 질문을 하지 않았네. 그리고 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네.”
속은 알 수 없지만 의미는 뚜렷한 그의 마지막 말이 재신의 입가에 미소를 만들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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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 혼자 교서관 분관로 발령이 나고 3명만 남은 상황.
그 상황에서 다시 괴원 분관으로 윤희가 오자 모두들 기뻐하는데~


----------------------------------------------


“그 자식 걱정을 왜 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
“진짜 걱정은 대물이 아니라 우리니까.”
“뭐?”
“대물 없이는 우리는 더 이상 ‘우리’일 수 없다네.”
용하의 말이 틀린 것이 아니었다. 윤희가 이들 사이에서 사라질 경우, 서운함보다 더 큰 문제가 바로 그것이었다. 더 이상 ‘우리’일 수가 없다는 것!4인방이 함께 있는 구심점은 그녀였고, 그녀가 없으면 이들의 관계는 유지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를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과 같았다. 그것을 깨닫자 재신은 더 화가 났다. 하지만 엉뚱한 말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화나는 건 분관을 나눔에 있어 그 문벌이 실력보다 우선이 되는 거야. 다른 이유는 없어!”
“두 분 제발 그만 하십시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지 않습니까.”
용하는 한숨을 쉰 뒤, 정색을 하고 선준을 노려보았다. 용하의 얼굴에서 웃음이 깔끔하게 사라져 있었다. 그것은 이제껏 본 적 없는 낯선 표정이었다.
“가랑, 물론 오늘이라도 만날 수는 있겠지. 하지만 우리는 지금 당장에 팔 하나가 없는 듯, 다리 하나가 없는 듯 허전해서 미칠 것 같단 말일세. 자네는 우리보다 더했음 더했지 덜하지 않으면서 그리 무리한 표정으로 있지 말게. 우리 앞에서까지 태연한 척하지 말란 말일세.”


“싫다니까요! 세 분과 함께 다니는 건 정말 싫다고요!”
“야! 이 조그마한 게 듣자 듣자 하니까 못하는 말이 없어. 싫기는 왜 싫어?”
“싫을 순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정색할 건 뭐 있는가?”
“나도 싫다는 말은 좀 충격이오.”
세 사람의 원성을 한꺼번에 받으면서도 윤희는 자신의 말을 철회하지 않았다. 이들의 행동이 오늘따라 더 유난스러워 이상하기까지 하였다.
“이렇게 네 사람이 함께 다니면 눈에 엄청 띄니까 그렇죠! 지금도 주위를 한번 보십시오.”
세 사람은 동시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의 말대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죄다 한 번씩은 쳐다보고 지나갔다. 아예 눈을 대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네 사람의 외양만으로도 그랬지만, 여기에 공복은 시선을 모으는 데 보다 큰 몫을 하였다. 이러한 시선은 윤희에게는 위험을 의미했지만, 용하는 대수롭지 않은 투로 말하였다.
“어차피 자네 혼자 다녀도 눈에 띄기는 매한가지일세. 그것보다야 우리 넷이 함께 눈에 띄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은가?”
여기에 대해선 반론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슬며시 몸을 돌리고 가던 길을 가려다가 아차 하고 다시 돌아섰다. 그의 말에 자칫 설득당할 뻔하였다. 그녀 혼자 있어도 눈에 띄기는 하지만 몇몇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수준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있으면 모여드는 시선이 위험을 넘어섰다. 당황한 윤희는 잠자코 서 있는 재신을 걸고넘어졌다.
“다른 분들의 이유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걸오 사형까지 왜 따라오십니까? 예전 같으면 어디 간다는 말도 없이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분이.”
“흠흠. 그게......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언제는 집에 들어가셨습니까?”
“인마, 내 꼴을 봐라. 이런 옷 입고 딱히 어디 갈 데도 없다.”
윤희는 재신의 꼴을 봤다. 여러모로 보나 마나 딱 불량 관리다. 두루마기 옷고름 풀어헤치고 다니는 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 준다손 치더라도, 어떻게 된 인간이 갓 지은 공복마저 제멋대로 풀어헤치고 다닌단 말인가. 물론 그가 지칭한 ‘꼴’은 매무새가 아니라 공복만이었지만. 용하가 그녀의 시선을 피하듯 갈 길을 보면서 말하였다.
“자네가 이해해주기. 오늘 우리는 외로웠다네. 장수를 잃은 오합지졸의 심정이었다고나 할까.”
“누가 들으면 웃겠습니다. 함께 계셨던 세 분이 외로웠다고요? 그럼 혼자였던 전 외롭지 않......”
아! 지금 위로받고 있는 것인가? 오늘 그녀는 외로웠다. 그리고 두려웠다. 그 두려움은 홀로 되었기에 느낀 것만이 아니었다. 승문원에서 이 사람들한테 둘러싸여서야 비로소 안심이 되는 자신을 깨닫고 그 두려움은 더욱 커졌었다. 이들은 어느새 그녀에게 견고한 울타리가 되어 있었다. 지금 이들을 밀쳐 내려고 애쓰는 것도 이러한 깨달음에서 기인한 것이다.
윤희는 세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역시나 두렵게도 안심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가리듯, 곧 울 듯 한 표정을 소맷자락으로 가렸다. 하지만 그보다 한발 앞서 등 뒤에서 감싸 안 듯 그녀의 눈을 가리는 큰 손이 있었다. 누구의 것인지 확인하지 않아도 따뜻한 감촉이 선준임을 말하고 있었다. 그 손은 하루 동안의 불안을 모두 닦아 냈다. 윤희는 그의 손에서 벗어나 한껏 미소를 만들었다.
“자, 이제 그만 가 보세.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텐가?”
용하는 귀엽다는 듯 접선으로 그녀의 사모 뒤통수를 툭 치고는 앞장서서 걷기 시작하였다. 그 때문에 사모가 앞으로 내려와 그녀의 눈을 덮었다. 윤희는 바르게 고쳐 쓰면서 대꾸하였다.
“쳇! 장수를 이렇게 취급하는 오합지졸도 있습니까?”
이들 틈에서 본의 아니게 자꾸만 의지하게 되는 자신을 감추기 위한 퉁명스런 말투였다. 한편으로는 이제는 손쓸 수도 없을 만큼 깊이 의지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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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 이선준, 걸오 문재신, 여림 구용하, 그리고 대물 김윤식(김윤희)
한동안 이들의 캐릭터에서 빠져나오지 못할듯 싶다.
또한 생각날때마다 이 작가의 책들을 자주 볼듯 하다.
그리고 '성유'처럼 그 주인공들이 뭉쳐 이 '규각'도 해줬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리고 왠지 여운을 남기듯이 끝난 뒷 이야기가 그리고 급하게 전개된 아쉬움이 남는 뒷부분이...그 다음 시리즈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중간에 해품달이 나왔지만, 이 시리즈로 얼른 4인방을 만나보고 싶다.
아니, 이젠 5인방이 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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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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